덴마크의 '국보급 화가'
전화인증없는 토토사이트 안데르센 링

다행히도 ‘막장 드라마’와 같은 상황은 펼쳐지지 않았습니다. 남자는 자신의 사랑을 결코 티 내지 않았습니다. 좋아하는 마음은 스스로 어찌할 수 없었지만, 최소한의 사리 분별은 있었으니까요. 그녀를 생각하고 그리는 애틋한 마음, 때때로 함께 하는 따뜻한 시간. 남자에게 허락된 건 그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정도면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짝사랑은 최악의 형태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남자와 친하게 지내던 한 유명 소설가가 그의 사랑을 눈치채고, ‘친구의 아내를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소설로 써서 발표해 버린 겁니다. 하필이면 그 소설가는 훗날 노벨문학상을 받을 정도로 글을 잘 쓰는 사람이었습니다. 친구와 친구의 아내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은, 소설을 보자마자 이게 남자의 이야기라는 걸 단번에 알아채고 말았습니다. 남자의 운명은 어떻게 됐을까요. 덴마크의 ‘국보급 화가’로 손꼽히는, 전화인증없는 토토사이트 안데르센 링(1854~1933)의 삶과 작품 이야기.

변화를 기다리다
전화인증없는 토토사이트는 1854년 덴마크 남부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수레와 문짝을 만드는 가난한 목수, 어머니는 농민의 딸. 허름하고 비좁은 집에는 늘 퀴퀴한 가난의 냄새가 풍겼습니다. 가난한 시골 아이들이 보통 그렇듯이, 전화인증없는 토토사이트는 어릴 때부터 형과 함께 부모님의 일을 도왔습니다.미술에 대한 관심이 싹튼 건 열다섯 살 때. 집의 벽면을 칠하는 도장공 견습생이 되면서부터였습니다. 도장공으로 일하며 라우리츠는 ‘자기 손으로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내는 일’의 즐거움을 깨닫게 됐습니다. ‘예술가가 되고 싶어.’ 그는 밤마다 홀로 드로잉을 연습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독학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라우리츠는 열심히 번 돈을 모아 열아홉 살 때 코펜하겐 기술학교에 입학합니다. 순수 미술이 아닌 실용적인 건축 드로잉을 가르치는 학교였지만, 당시로서는 서민이 입학할 수 있는 유일한 예술 관련 학교였습니다.


하지만 전화인증없는 토토사이트의 기대와는 달리 학교의 가르침은 실망스러웠습니다. 기초적인 드로잉 연습과 별 쓸모 없어 보이는 고전 미술 이론 수업만 반복됐거든요. 부모의 지원을 받으며 학교에 다니는 대부분의 학생과 달리, 스스로 돈을 벌어 학교에 다녀야 하는 라우리츠는 당장 작품에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을 배우는 게 급했습니다. 게다가 상류층 ‘금수저’ 학생들은 ‘흙수저’ 라우리츠를 은근히 따돌리고 무시했습니다. 결국 전화인증없는 토토사이트는 아카데미를 자퇴하고,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독학으로 그림을 그리는 생활을 다시 시작합니다. 그의 나이 스물세 살이었습니다.
그래도 아카데미에서 보낸 시간이 마냥 낭비는 아니었습니다. 소외와 고독 속에서 전화인증없는 토토사이트는 깨달았습니다. ‘내가 정말로 그리고 싶은 것, 나만이 그릴 수 있는 건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생생하게 표현한 그림이야. 아카데미의 부잣집 도련님들은 절대로 그릴 수 없는 작품이지.’ 그리고 그건 정답이었습니다. 20대 후반, 라우리츠의 작품은 덴마크에서 가장 중요한 전시회 중 하나인 ‘샬로텐보리 춘계전’에 걸립니다. “그림이 너무 거칠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작품에 담긴 사실성과 진정성에 주목했습니다. 평론가 칼 마드센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라우리츠는 자신이 그리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정말로 잘 알고 있는 게 확실하다.”


구원을 기다리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인증없는 토토사이트는 환멸감을 느끼게 됐습니다. 그림 한 장으로 세상을 바꾼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그가 참여한 사회 운동도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서민들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그가 볼 수 있었던 건 자기 배만 불리는 정치인과 잘난 척하는 지식인들 뿐. 이를 보며 예술의 본질에 대한 라우리츠의 고민도 깊어졌습니다. ‘예술은 정치적인 도구가 아니야. 삶과 죽음, 고독과 사랑 같은 좀 더 본질적인 문제를 다뤄야 해.’ 그는 생각했습니다.그러던 전화인증없는 토토사이트의 삶에 폭풍우가 몰아칩니다. 스물아홉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3년 뒤 마음을 의지하던 형도 자살로 세상을 떠난 겁니다. 그 충격으로 전화인증없는 토토사이트는 우울증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그가 죽음, 상실, 인간의 유한함 등 어둡고 심오한 주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였습니다. 현실적인 묘사(사실주의), 그리고 비유와 상징을 사용해 심오한 생각을 담는 방식(상징주의)이 합쳐진 전화인증없는 토토사이트 특유의 화풍이 탄생한 거지요.

물론 이는 짝사랑으로 끝날 수밖에 없고 그래야만 하는 운명이었습니다. 그녀는 남편을 사랑하고 있었거든요. 라우리츠가 자신의 마음을 철저히 숨겼기에 그녀는 애정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라우리츠를 ‘친절하고 사람 좋은 남편의 친구’로 여겼을 뿐이었지요. 하지만 아무리 라우리츠가 주제 파악을 잘하더라도, 짝사랑이란 괴로운 법입니다. 라우리츠가 서른일곱 살 때 그의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슬픔과 외로움, 우울은 더욱 깊어지게 됐습니다.

소설이 발표되자마자 덴마크 사교계의 모든 사람은 그 주인공이 전화인증없는 토토사이트라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퐁토피단의 묘사가 워낙 생생했기 때문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퐁토피단은 훗날(1917년) 노벨문학상을 받는 대문호였거든요. 충격을 받은 전화인증없는 토토사이트는 퐁토피단과 절교했고, 친구 부부와도 영원히 관계를 끊게 됩니다.


기다림을 끝낸, 그녀
구원은 갑작스럽게 찾아왔습니다. 그에게는 도자기 공장을 운영하는 헨리크 켈러라는 친구가 하나 있었습니다. 켈러는 도자기를 디자인할 때 예술가들의 도움을 받곤 했는데, 라우리츠도 그중 하나였지요. 친구의 부탁으로 공장을 찾아 도자기 디자인을 의논하던 라우리츠. 그의 눈에 아름다운 젊은 여성이 들어옵니다.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라우리츠는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저 사람은 누군가?” “아, 저건 내 딸이네.” “그림을 그리려는데 모델이 필요하던 참이네. 저 친구에게 모델을 부탁해도 되겠나?”
그리고 전화인증없는 토토사이트의 삶에는 빛이 들어왔습니다. 그는 시그리드를 모델로 삼아 초상화와 집안의 풍경을 그리고 또 그렸습니다. 정원의 문간에서 햇빛을 받으며 서 있는 아내, 집안에서 의자에 앉아있는 아내…. 마침내 라우리츠는 사람의 온기를 그림에 담을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복은 영원하지 못했습니다. 1923년, 사랑하는 아내 시그리드가 49세의 젊은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만 겁니다. 전화인증없는 토토사이트의 나이는 어느덧 69세. 그는 회복하기 어려운 극심한 상실감에 빠졌습니다.

끝을 기다리며
시그리드가 죽고 전화인증없는 토토사이트는 수 년간 그림을 그리지 못했습니다. 그의 주름진 손은 우울증으로 완전히 멈춰버렸습니다. 몇 년 뒤 자식들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다시 붓을 잡았지만, 이전과 같은 열정은 되찾기 어려웠습니다. 이 시기 그가 그린 작품들은 대부분 노년의 고독, 계절의 순환, 젊음과 죽음의 대비를 담고 있습니다.하지만 이전과 달리 라우리츠의 말년 작품들이 마냥 우울한 것만은 아닙니다. 그의 관찰력과 구성력은 여전히 날카로웠고, 그림에 담긴 감정은 절망이라기보다는 고요함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1933년, 라우리츠는 79세의 나이로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덴마크 미술계는 그를 ‘국민 화가’로 애도했고, 당대의 미술 평론가 페터 헤르츠는 이런 문장으로 라우리츠의 작품을 요약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깊은 곳에서 고요하게 흐르는 물과 같다.” 고요하지만 그 안에 담긴 진정한 힘이 느껴진다는 의미였습니다. 그의 작품은 오늘날 덴마크의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가 진정 행복을 느꼈던 때는, 그 무엇도 기다리지 않고 현재에 충실하며 시그리드와 함께 보낸 순간들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라우리츠가 말년에 그린 ‘기다림’에 관한 숱한 그림들은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가질 수 없는 것을 기다리며 삶을 낭비하지 말라고. 기다리는 시간, 그 자체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삶의 소중한 순간들이란 사실을 말입니다.




*이번 기사는 Laurits Andersen Ring(Eric Maurice Fonsenius 지음), In Another Light: Danish Painting in the Nineteenth Century(Patricia G. Berman 지음) 등을 참조해 작성했습니다.
<그때 그 사람들>은 미술 담당 기자가 미술사의 거장들과 고고학, 역사 등을 심도 있게 조명하는 연재물입니다. 매주 토요일 새로운 이야기로 찾아옵니다. 네이버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술 소식과 지금 열리는 전시에 대한 심층 분석을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 구독 중인 7만여명의 독자와 함께 아름다운 작품과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앞서 다뤘던 화가들의 이야기와 아름다운 그림들은 두 권의 책 <명화의 탄생, 그때 그 사람>과 <명화의 발견, 그때 그 사람>으로 곁에 두고 즐길 수도 있습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