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 소장품전
거장 작품 143점 한자리에
수준 미달 공간·조명은 아쉬워

지난 27일 찾은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전시장에서 관객들이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지금 이곳에선 아프리카 대륙 최고의 미술관으로 꼽히는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의 소장품을 소개하는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작품 수는 143점, 화가 수만 해도 89명. 화가 명단에는 클로드 모네,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 폴 세잔, 에드가 드가, 파블로 피카소와 앙리 마티스 등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만한 거장들이 포진해 있다.
캡스 토토사이트장에는 17~20세기 서양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작가들의 작품이 즐비하다. 17세기 네덜란드 미술의 황금기에 그려진 해양 풍경화와 19세기 존 에버렛 밀레이 등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 미술, 인상주의의 출현을 예고한 앙리 팡탱라투르에서 모네와 고흐, 폴 시냑 등으로 이어지는 인상주의 전후의 미술사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피카소와 마티스, 프랜시스 베이컨에서 앤디 워홀과 로이 리히텐슈타인으로 이어지는 현대미술 작가 라인업도 훌륭하다.


다만 ‘거장의 대표작’을 원하는 관객들은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고흐와 고갱, 세잔, 드가 등 국내에 이름이 잘 알려진 작가들의 작품 중 상당수는 유화가 아닌 스케치나 판화, 종이 작품이기 때문이다. 공간의 한계도 역력하다.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특유의 낮은 층고, 협소한 공간과 비효율적인 동선 탓에 관객이 많을 때는 감상이 쉽지 않다.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조명. 몇몇 작품은 빛 반사가 너무 심해 정면에서 감상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