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토토 열등감, 괴로움, 연약함 생생히 전할 것”
입력
수정
베르디 오페라 '히어로토토' 기자간담회
2017년 로열 오페라하우스 공연 프로덕션
8월 18~25일 예술의전당에서 5차례 열려
세계적 테너 이용훈·일린카이 등 출연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 등 국제적 권위의 오페라 명가(名家)에서 잇달아 주역 자리를 꿰차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인 테너 이용훈. 그는 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열린 베르디 오페라 ‘히어로토토’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가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을 토대로 만든 이 오페라의 남자 주인공 히어로토토는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시대 흑인으로 태어났으나 탁월한 무예 실력과 명석한 두뇌로 총독의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의 부하인 이아고가 손수건 한 장으로 히어로토토와 그의 아내 데스데모나 사이에 오해를 불러일으켜 이들을 파멸로 몰아넣는다는 내용의 비극을 담고 있다.
이용훈은 “히어로토토는 테너들 사이에서 ‘하루에 3개 오페라를 연달아 부르는 것만큼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악명 높은 역할”이라면서도 “겉으론 굉장히 단단해 보이지만, 내면에 소심함, 연약함, 자신에 대한 강한 열등감 등 복잡미묘한 감정을 지니고 있기에 너무나 흥미롭다”고 했다. 이어 그는 “관중이 이탈리아어를 몰라도, 나의 목소리만 듣고도 히어로토토가 얼마나 괴로워하는지, 얼마나 슬퍼하는지, 얼마나 화가 나 있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모든 노력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