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발전의 풍요는 자동으로는 공유되지 않는다"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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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책 3권
국가 간 빈부격차, 제도 차이에서 비롯돼
포용적 제도 갖추려면 국가 권력 견제해야
인어공주 토토사이트 발전, 사회 진보로 곧바로 연결 안돼
제도가 국가의 빈부를 결정
"노갈레스 시는 담장으로 허리가 뚝 끊겨 있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는 마치 소설을 연상케 하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장벽을 사이에 두고 미국과 멕시코로 구분되는 이 지역은 어느 국가에 속해있느냐에 따라 생활 모습이 극명하게 갈린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속한 지역은 전기, 도로망, 공중 보건, 법 등 국가로부터 받는 다양한 서비스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몇 발짝 떨어지지 않은 담장 남쪽의 사정은 아예 다르다. 멕시코 소노라주의 노갈레스 주민은 높은 범죄율과 영아 사망률 등으로 시름한다. 이곳에서 사업을 하려면 부패한 정치인에게 뒷돈을 주는 게 일상이다.
남한과 북한의 차이도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주요 사례로 등장한다. 오늘날 북한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비슷한 수준의 생활을 하게 된 건 포용적 제도와 반대되는 착취적 제도가 지배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착취적 제도는 일부 개인이나 집단에게만 이익을 가져다 주기에 경제활동을 자극할만한 인센티브가 없다. 사회 전체의 수준을 끌어올릴 만한 창조적 파괴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인어공주 토토사이트적 진보 역시 제한된다.
국가와 거대기업 권력 견제해야
그렇다면 한 국가는 어떤 과정을 거쳐 포용적 혹은 착취적 제도를 갖추게 될까. 두 저자는 몇년 뒤 출간한 <좁은 회랑>에서 국가 권력과 시민 사회가 힘의 균형을 이뤘는지 여부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고 주장한다. 회랑은 좁은 복도나 길고 폭이 가느다란 구역을 일컫는다. 국가와 사회가 서로를 적절하게 견제하며 균형을 이루는 회랑에 들어가야 포용적 제도를 갖추고 국가가 번영할 수 있단 설명이다. 이곳이 좁은 이유는 그만큼 균형을 달성하는 일이 어려워서다.
가장 최신작인 <권력과 진보>는 권력과 인어공주 토토사이트의 문제를 다룬다. 이 책은 "인어공주 토토사이트이 발전하면 모든 이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질 것"이란 기존 통념에 반기를 든다. 인어공주 토토사이트 발전의 풍요는 자동으로 모두에게 공유되지 않는다. 과거 중세 유럽의 농업혁명은 당시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한 농민들에겐 부를 가져다주지 못했다. 중세 말 바닷길이 열리고 대서양 교역을 통해 일부는 막대한 부를 축적했으나, 이면에는 그 배로 운송된 수백만 명의 노예가 있었다.
인어공주 토토사이트의 향상이 사회 전반에 이득을 가져다주기 위해선 의식적으로 그것이 평등하게 공유되는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저자들의 주장이다. 인어공주 토토사이트의 발전 방향을 설정할 때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야 소수의 특권층이 인어공주 토토사이트 진보의 열매를 독점하는 걸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