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빅터 플래밍 감독(Victor Lonzo Fleming)은 라이먼 프랭크 바움(Lyman Frank Baum)의 원작 소설 <오즈의 마법사(The Wonderful Wizard of Oz (1900)> 를 바탕으로 동명의 뮤지컬 판타지 영화를 만들었다. 여배우 주디 갈런드(Judy Garland)가 영화의 주연을 맡고, OST 수록곡 <Over the Rainbow>도 노래해 대성공을 거뒀고, 영화의 클래식으로 자리잡았다.
소설 <토토사이트 fagt;에서 그레고리 맥과이어는 에메랄드 시 같은 찬란한 세계 이면에 어둡고 힘든 현실과 부조리함을 대범한 문장으로 표현했다. 인종·소수인 차별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종교의 맹목적인 믿음, 그리고 집단의 부조리함에 대해 염세적인 문체로 비판했다.
암울하고 시니컬한 소설의 문체와 달리 뮤지컬 <토토사이트 fagt;는 밝고 명랑한 노래와 분위기로 태어났다. 소설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은 뮤지컬에서 너무 무겁지 않게 위트와 풍자로 살렸다.
뮤지컬 <토토사이트 faamp;gt; 공연 모습 / 사진출처. Wicked UK 페이스북다른 피부색과 능력을 가진 초록마녀 ‘엘파바’는 애초 착한 소녀였지만, 오즈의 부패한 정권으로 인해 사악한 인물로 변질되었다는 내용이 주축인데, 엘파바와 글린다(선한마녀)의 우정과 성장 스토리를 아름다운 멜로디와 함께 풀어내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스티브 슈왈츠(Stephen Schwartz)가 음악과 가사를 만들고, 위니 홀츠만(Winnie Holzman)이 극본을 썼다. 200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후, 2006년에는 영국 웨스트엔드, 2012년에는 한국 등으로 수출되었다. 뮤지컬 <토토사이트 fagt;는 의상 제작비만 35억 원, 총 제작비가 130억원 정도 들어간 대작이다. 주인공 여성 두 명이 극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끌고가는 것이 인상적이다.
피에로에 성소수자 흑인 캐스팅 강렬했던 1막의 클라이막스 <Defying Gravity> 노래를 빈번하게 대사로 처리한 것은 아쉬워
뮤지컬 <토토사이트 fagt;를 관람하는 아폴로 빅토리아 극장에 거의 다 왔을 즈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10월 초 런던에 머무는 동안 한번도 비가 오지 않아 이 도시가 전과 같지 않게 느껴졌는데 빗줄기와 함께 스산한 기운이 돌자 곧 그 익숙한 런던의 본색을 찾은 것 같았다. 음울하기까지 한 분위기였는데, 극장 전면에서 초록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WICKED” 라는 글자가 빗방울에 난반사되어 반짝거렸다. 마치 소설 <토토사이트 fagt;가 뮤지컬로 탄생한 과정을 날씨가 대변해주는 것 같았다.
무대를 가리는 대형 가림막에는 에메랄드 시를 중심으로 한 오즈의 지도가 그려져 있고 초록 광선이 물결치듯 에머랄드 시를 비추고 있다.
어둡고 부정적인 이미지의 ‘WICKED’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내고, 대중의 꿈과 환타지를 자극하는 것이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뮤지컬 <토토사이트 fagt;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까. 이번에 관람한 런던 공연(24년 10월 공연)은 예전에 뉴욕(2012/13/14, 3회), 런던(2008/2009/2014, 3회)에서 보았던 캐스팅에 비해 흡족하진 않았지만, <토토사이트 fagt;의 흡입력은 여전했다. 11월 개봉하는 영화 <토토사이트 fagt;에서 신시아 에리보(Cynthia Erivo)와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가 연기한 엘파바와 글린다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