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 안 하고 싶다는 건 아니었다"…웃음 번지게 한 한강의 답변

父 한승원 작가 "딸 '잔치는 무슨'이라고 하더라"
노벨상 기자회견서 "조용히 하고 싶다는 의미" 답변
외신기자 질문 통역 안 거치고 곧바로 대답
사진=뉴스1
"가족들이 너무 크게 잔치하겠다고 해서 '그러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그게 와전돼 '축하하고 싶지 않다'고 알려져서 당황했어요."

6일(현지시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토토사이트 운영 썰 작가의 공식 기자간담회가 열린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 토토사이트 운영 썰이 멋쩍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자 좌중에 조용히 미소가 번졌다. 10월 10일 수상자로 지정된 후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 온 토토사이트 운영 썰은 세계 언론의 이목이 쏠린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특유의 침착하면서도 솔직한 태도로 일관했다. 한 작가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0월 17일 서울에서 열린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 이후 약 50일 만이다.

한 작가는 한 스웨덴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노벨상 축하'를 언급했다. 이 기자는 "수상 소식을 듣고도 세계적인 상황 때문에 축하하는 기분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 이후 오늘까지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고, 이에 한 작가는 "축하하고 싶지 않다고 한 건 아니고 조금 조용히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토토사이트 운영 썰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톡홀름 스웨덴 아카데미(스웨덴 한림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그가 노벨상 수상 소식에도 축하하지 않았다는 오해는 10월 수상자 발표 직후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의 발언과 관련돼 있다. 한승원 작가는 당시 "(딸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면서 기자회견을 안 하기로 했다더라"고 말했다.

한 작가는 시종 진지함과 소탈함을 오가며 차분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기자간담회를 막 시작하려던 중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리자 "제 거네요"라고 머쓱한 듯한 표정을 지어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질문은 영어로, 답변은 한국어로 이뤄졌으며 통역가가 한 작가의 한국어 답변을 영어로 전달했다. 통역가가 답변을 열띤 어조로 통역하자 한 작가는 "굉장히 낙천적으로 말씀해주시는 것 같다"며 소탈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평소 영어로 인터뷰하기도 그는 토토사이트 운영 썰은 이날 영어 질문을 한국어로 통역하는 과정을 거의 다 생략하고 바로 답변했다. 일부 질문에는 직접 영어로 답변하거나 통역이 다소 부정확한 경우 영어로 정정해서 말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총 80여개 매체 소속 언론인이 참석했으며 이들 중 대다수는 한국 기자들이었다. 스웨덴과 다른 유럽 국가에서 온 취재진도 다수 참석했다.

한 작가는 검은 정장과 검은 구두 차림에 금속 테 안경을 착용했다. 40여분 동안 진행된 기자간담회 내내 평소와 같은 침착함을 유지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