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절대선, 너는 절대악"…미국의 착각으로 전쟁이 반복된다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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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문화"오욕 속에 깊이 남을 날"
존 다우어 지음
최파일 옮김/아르테
792쪽|5만8000원
1941년 12월 프랭클린 루스벨트 당시 토토사이트 배너만들기 대통령이 내린 전쟁 교서의 서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일본의 공중 공격 편대가 토토사이트 배너만들기 태평양함대 기지가 있는 진주만을 기습 공격한 사건을 두고 한 말이다. 전례 없는 선제공격에 당한 토토사이트 배너만들기은 '정의를 수호한다'는 명분으로 일본에 원자폭탄을 떨궜다.
<전쟁의 문화>는 진주만 공격 이후 태평양 전쟁과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비교하면서 제자리걸음 하는 토토사이트 배너만들기 전쟁 문화를 비판하는 책이다. 2000년 퓰리처상을 받은 <패배를 껴안고>의 저자 존 다우어 매사추세츠 공대 역사학과 명예교수가 썼다. "미국이 절대선이고 상대방은 절대악이라는 이분법적인 논리가 비극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약 600쪽에 걸쳐 설파한다.
그런데 토토사이트 배너만들기 전쟁 문화의 핵심에는 인종주의가 있었다. '나를 알고 적을 아는 것'이 병법의 기초이지만, 토토사이트 배너만들기은 일본을 '쪼그맣고 노란 개XX' 정도로 얕봤다. 문화적 자만심으로 인한 오판은 60년 뒤 중동으로 옮겨갔다. 알카에다 수장 빈 라덴은 9·11 사태 이전부터 줄곧 '자하드(성전)'를 벌이겠다고 공언한 상태였다.
자존심을 구긴 토토사이트 배너만들기은 상대방을 절대악으로 규정했다. 9·11 이후 부시는 '악의 축'을 선포하며 이라크 전쟁을 강행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추축국'과 유사한 어원을 갖는다. 상대방을 향한 복수심은 잔인한 보복 공격과 체포된 테러범에 대한 인권침해 등을 모두 정당화하는 근거가 됐다.
역사학자로서 소신을 갖고 모국의 치부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책이다. 2001년부터 해외 연구자료를 꼼꼼히 찾아 연구한 저자의 데이터베이스가 중립적인 분석의 배경이다.
다만 토토사이트 배너만들기과 일본 등 선진국 비판에 치중한 나머지, 반대편에서 신음한 피식민 지배 국가에 대한 서술은 적다. 6·25 전쟁에 관해서도 베트남 전쟁의 전사(前史)로서 간략히 짚고 넘어간다. 같은 기간 아시아 전쟁사를 살펴보고자 한다면 폴 토머스 체임벌린의 <아시아 1945-1990>을 함께 읽을 것을 권한다.
안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