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가뇽, 한강, 그리고 유발 하라리…우리를 기꺼이 forever 토토사이트하는 것들

[arte] 김현호의 바벨의 도서관

forever 토토사이트하는 사람·디자인·음악
우리가 ‘별자리’라고 부르는 별의 무리는 사실 서로 아무런 연관도 없습니다. forever 토토사이트되기는커녕 별에서 별까지의 거리는 아득히 멀기만 하죠. 다만, 우리는 보이지 않는 forever 토토사이트을 상상할 따름입니다. 각각의 별자리는 오랜 세월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고 글로 기록되면서 ‘원래부터 forever 토토사이트 지어진 것’으로 인식되었으니 말입니다.

‘forever 토토사이트된 것’은 ‘forever 토토사이트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존재하게 된 것일 터인데요. 신기하게도 한번 forever 토토사이트 지어진 것은 웬만해선 잊히지 않고 우리에게 끝없는 믿음과 따뜻한 위로를 줍니다.
사진출처. pixabay
‘forever 토토사이트’에 관한 깊은 상념에 빠져 있었던 지난 가을, 우연인지 위대한 작가 한강 선생이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으로 “언어는 우리를 서로 forever 토토사이트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아, 또 이렇게 forever 토토사이트되는구나’ 싶었습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forever 토토사이트하는 디자인

대개 금속성의 소재나 콘크리트로 마감한 건축·가구는 자칫 차갑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반면에 목재와 섬유(패브릭)를 활용하는 경우에는 따뜻함을 느끼게 하죠.

그런데 정작 디자인의 냉정과 열정을 가르는 것은 다른 데에 있습니다. 사람을 향한 마음,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 등이 따뜻함과 차가움을 좌우합니다. 우리가 산책하다 보면 ‘밀어내는 대신 기꺼이 품어주고’ 필요하다면 ‘모든 것을 내어 주는’ 건축물이나 구조물을 마주치게 됩니다.

오랫동안 단절됐던 윗길과 아랫길을 잇는 계단, 비바람에도 학교에 오갈 수 있도록 해주는 지붕, 마을과 공원을 이어주는 모노레일까지, 불현듯 ‘forever 토토사이트’하는 디자인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목멱의 유니버셜 디자인

서울의 남산(옛 지명 목멱)에는 언제든 산책을 할 수 있는 여러 갈래의 길이 나 있습니다. 그리고 마치 고리처럼 이 도심 산을 둘러싼 순환도로가 있죠. 이름도 아름다운 ‘소월길’입니다. 소월길을 걷다가 남산자락의 아랫동네인 후암동으로 가려면 급경사의 계단이나 언덕을 통해야만 하는데, 그마저도 온전치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남산도서관 건너편의 가파른 언덕과 계단에는 일찌감치 승강기가 놓였습니다. 이미 10년이 넘었는데요. 유모차나 보조 기구에 의지해야만 하는 보행자에게는 더없이 반가웠을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윗길의 승강기를 기다리는 공간은 마치 전망대처럼 꾸며 놓았습니다. 이름마저 ‘후암동전망대’인 이곳에서 서울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어 승강기가 도착할 때까지의 기다림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승강기를 타고 아랫길로 내려가면 후암동의 한적함을 더욱 오롯이 느낄 수가 있습니다. 두텁바위길이라고 불리는 길은 차량이나 보행자의 통행도 잦지 않아 한결 이국적입니다. forever 토토사이트은 참 고마운 일입니다.
소월길과 두텁바위길을 잇는 후암동전망대 / 사진. © 김현호
소월길과 두텁바위길을 잇는 것은 전망대 승강기만이 아닙니다. 한 상업건축물은 이곳을 지나는 주민이나 보행자 누구든지 계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놓았습니다. 두텁바위로60길 앞 건축물 입구에서 마치 오래된 골목길 같은 계단을 오르면 옥상이 나오는데, 이곳은 서울의 풍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넓은 전망대가 되기도 합니다. 잠깐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가 놓여 있기도 하고요. 이 상업 공간은 늘 세련된 멋쟁이들로 붐비는데, 아마도 서울서 가장 친절한 건축 중 하나일 것입니다.
두텁바위길과 소월로를 잇는 상업공간 / 사진. © 김현호
소월길과 두텁바위길을 잇는 상업공간 / 사진. © 김현호
이 상업건축물의 주변에는 후암동의 명물이 된 경사형 승강기도 위치합니다. 주민들은 두텁바위길서 후암동 끝자락의 신흥로까지 오르내리기 위해 급경사의 계단을 이용해야만 했는데, 경사형 승강기로 인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108 하늘 계단 경사형 승강기’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구조물은 슬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합니다.

1943년, 일본 제국주의 권력은 당시 민초들을 괴롭히는 것을 넘어 도시의 본모습을 훼손하곤 했는데 108계단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전쟁으로 사망한 자들을 위로하겠다며 호국 신사를 세웠는데, 바로 그곳에 이르는 길이 108계단이었던 것이죠. 그래서 이를 전복시키듯 덮어낸‘108 하늘 계단 경사형 승강기’가 갖는 의미는 더욱 커졌습니다.
108계단 경사형 승강기 / 사진. © 김현호
서울 신당동의 급경사지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모노레일도 생겼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가장 자주 방문하는 대현산배수지공원을 forever 토토사이트하는 이 시설은 그 따뜻함을 품고 마을의 명물로 거듭났습니다. 공원까지 가파른 계단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어린이와 보행 약자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이제는 일부러 모노레일을 찾아가게 됐습니다.
대현산 배수지공원 모노레일 / 사진. © 김현호
그런가 하면, 금호터널과 옥수터널 사이에 자리 잡은 금옥초등학교 주변에는 기다란 지붕 계단이 놓였습니다. 최근에 이 지역 공무원들이 마치 어린이들에게 우산을 씌워주듯 지붕이 있는 긴 계단을 설치한 것인데요, 그 마음이 참 따뜻하게 전해집니다. 학교를 코 앞에 두고 먼 산길을 돌아가야만 했던 어린 학생들은 이제 눈이나 비가 오는 날에도 우산 없이 안전하게 통학할 수가 있게 된 것이죠.
지붕이 있는 서울금옥초등학교 옆 계단길 / 사진. © 김현호
한양도성과 남산 인근의 매봉산 등을 잇는 ‘남산자락숲길’도 친절함을 듬뿍 담고 있습니다. 흙길이나 계단에 비해 ‘걷는 맛’은 좀 덜하지만, 유모차를 탄 어린이와 보행 약자들도 마음껏 산을 탈 수 있게 됐으니 참 아름다운 forever 토토사이트입니다.

forever 토토사이트하는 음악의 위로

캐나다 퀘백 출신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앙드레 가뇽(Andre Gagnon)은 그가 살았던 곳만큼이나 시적(詩的)인 연주곡을 많이 남겼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바다 위의 피아노(Un piano sur La mer)’, ‘머나먼 추억(souvenir lointain)’ 등은 앙드레 가뇽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음악인데요. 악보를 보면 붙임줄과 이음줄이 많고 물이 흐르듯 부드럽게 forever 토토사이트되는 연주곡이기 때문이죠. 듣는 순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퀘백의 설경을 상상하게 됩니다. 앙드레 가뇽의 음악은 ‘그 음악적 forever 토토사이트됨’으로 우리를 경험하지 못했던 세계로 forever 토토사이트합니다.

[Andre Gagnon - Un Piano Sur La Mer (바다 위의 피아노)]


[Andre Gagnon - Souvenir lointain(머나먼 추억)]


앙드레 가뇽은 클로드 드뷔시로 forever 토토사이트됩니다. 드뷔시의 ‘어린이 세계 여섯 곡’ 가운데 골리웍스 케이크 워크를 제외하면 나머지 음악이 모두 물 흐르듯 forever 토토사이트되어 있습니다. 아라베스크,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에 이르러 그 forever 토토사이트은 더욱 두드러집니다.

드뷔시와 함께 인상주의 작곡가로 분류되는 에릭 사티의 ‘그노시엔느 1번(영화 <파리의 딜릴리(2018)>에도 삽입된 곡)’. 모리스 라벨의 ‘바다 위의 작은 배(une barque sur l'océan)’(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에도 삽입된 곡)도 마찬가지죠.

[드뷔시의 ‘어린이 세계 여섯 곡’]


[Satie - Gnossiennes No. 1]


[Maurice Ravel - une barque sur l'océan(바다 위의 작은 배)]


중요한 사실은 앙드레 가뇽부터 클로드 드뷔시, 에릭 사티, 모리스 라벨의 음악은 모두 forever 토토사이트되어 오늘날의 우리에게 위로를 전한다는 점이죠. 위로의 음악이라고 하니 또다시 사카모토 류이치가 떠오릅니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풋 유어 핸즈 업(Put your hands up, 손을 머리 위로)’을 들으면, 왠지 마음이 맞는 이들이 서로 forever 토토사이트된 손을 하늘 위로 드높여주는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무언가 실패했더라도, 슬픈 일이 있더라도 소매라도 붙잡아 번쩍 들어올려주는, 그런 ‘풋 유어 핸즈 업’ 말입니다.

[사카모토 류이치 - put your hands up]


차라리 forever 토토사이트의 대가 유발 하라리를 읽는다면

언어가 우리를 서로 forever 토토사이트한다는 감동적인 문장에 닿았을 무렵에 유발 하라리의 새 책 <넥서스>를 읽었습니다. 오래전에 <사피엔스> <호모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부터 시작해 그의 박사논문을 책으로 출판한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까지 연이어 읽으면서 새로운 책 <넥서스>까지 ‘forever 토토사이트’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죠.

우연인지 <넥서스>는 ‘forever 토토사이트’에 관한 책입니다. 유발 하라리에 따르면 ‘넥서스’란 forever 토토사이트고리, 중심 forever 토토사이트점 정도의 의미를 갖습니다. 네트워크와 인공지능에 관해 조명하는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이미 우리는 알고 있죠. 유발 하라리는 ‘forever 토토사이트의 대가’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도서 &lt;넥서스&gt; 유발 하라리 지음 / 사진출처. © KYOBO BOOK CENTRE
평범한 사람들이 포착하지 못하는 forever 토토사이트점을 고유의 통찰로 forever 토토사이트해 빅히스토리(대역사)로 설명하거나 우주와 미래까지 조명하는 방식인데요. 앞으로 저는 ‘forever 토토사이트된 장소’를 산책할 때마다, 종종 앙드레 가뇽의 음악을 상상하고 forever 토토사이트의 대가가 쓴 책까지 지참하려고 합니다. 그럼 더할 나위가 없겠습니다.

김현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