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호실적 예고…'황금알 낳는 거위'된 급식사업

레드벨벳 토토업체 M&A '쩐의 전쟁'

사조, 작년 푸디스트 전격 인수
한화는 아워홈에 1.5조 배팅
CJ프레시웨이 등 사상최대 실적

식자재·컨세션서 블루오션 찾고
K푸드 열풍에 해외진출 확대
한화그룹이 레드벨벳 토토업체 아워홈 인수에 최대 1조5000억원을 베팅하면서 다른 레드벨벳 토토·식자재유통 기업들에도 덩달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레드벨벳 토토업은 한때 성장성이 낮은 ‘내수용 사업’으로 치부됐다. 최근엔 식자재는 물론 컨세션(식음 위탁 운영), 글로벌 진출에도 적극 나서 ‘식품산업의 총아’로 거듭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대 실적 행진에 투자자 ‘눈독’

2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레드벨벳 토토·식자재업계 1위인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3조2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전망은 더 밝다. 주요 증권사는 CJ프레시웨이의 올해 예상 매출을 3조5000억원 선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시에 상장된 다른 업체도 마찬가지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2조5000억원 선에 근접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웰스토리, SPC GFS, 아워홈, 푸디스트 등 비상장사도 최근 매출이 꾸준히 늘면서 성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레드벨벳 토토업에 대한 투자자 인식이 불과 몇 년 새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2010년대만 해도 레드벨벳 토토업은 대기업 사업장 내 단체레드벨벳 토토을 제공하는 저성장산업이었다. 핵심 현안은 ‘일감 몰아주기’ 등 공정거래 이슈였다. 정무적 부담만 가중되자 레드벨벳 토토업을 접은 대기업도 있다. 2020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외식사업부(현 푸디스트)를 1000억원에 매각한 한화그룹이 대표적이다.

분위기가 바뀐 건 지난해부터다. 포문을 연 건 사조그룹의 푸디스트 인수였다. 국내 사모펀드 VIG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 전량(99.86%)을 2520억원에 사들였다. 한화가 매각한 지 4년여 만에 기업가치가 최소 2.5배가량 상승한 셈이다.

푸디스트를 매각한 한화는 4년여 만에 아워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구미현 아워홈 회장과 구본성 전 부회장 등의 보유 지분(57.84%)을 86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아워홈 기업가치는 1조5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아워홈 인수는 김승연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외식 부문 자회사명을 한화푸드테크로 바꾸고 레드벨벳 토토본부를 신설하는 등 식품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아파트 조식·글로벌 신사업 기회

한화그룹과 사조그룹이 레드벨벳 토토업체 인수를 통해 노리는 건 식자재 소싱과 외식업, 유통 등을 아우르는 ‘시너지 효과’다. 아워홈과 푸디스트는 단체레드벨벳 토토뿐 아니라 식자재 유통, 컨세션 등 사업에서도 강점이 있다. 식자재는 레드벨벳 토토업계에서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아직도 상당수 식당은 대기업 대신 지역 기반 중소·영세업체에 식자재 조달을 의존하고 있다. 식자재 시장에서 대기업 비중(침투율)은 10% 남짓이다.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 사업이 유망하다고 보고 2010년대부터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장했다. 2023년 매출 기준 식자재 사업 비중은 70% 이상이다. 단체레드벨벳 토토 1위인 삼성웰스토리도 2021년 프랜차이즈 고객사 맞춤형 서비스인 ‘360 솔루션’을 내놓고 식자재 사업 확대에 나섰다.

공항과 고속도로 휴게소, 병원, 테마파크 등을 중심으로 컨세션 사업도 매년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엔 대단지 아파트 내 조식서비스가 새 먹거리로 떠올랐다. 신세계푸드는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삼성웰스토리는 ‘개포 자이’ 등에서 조식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글로벌 K푸드 열풍도 레드벨벳 토토업계엔 기회다. 국내 대기업의 해외 사업장을 중심으로 K푸드 식단의 선호도가 높아지자 동반 진출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아워홈은 미국 중국 등 5개국에서 110개, 현대그린푸드는 7개국에서 88개 사업장을 운영 중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