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관세' 난리났는데…한 달 만에 '51% 급등' 남몰래 웃는다 [종목+]

'토토사이트 슈어맨 붙은 신차 대신 렌터카로'
토토사이트 슈어맨 위협에 웃는 허츠·에이비스
사진 게티이미지
미국 증시에서 지난해 내리막을 탔던 렌터카·중고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내 수입산 자동차에 25% 토토사이트 슈어맨를 부과하자 '반사 특수' 전망이 퍼진 영향이다. 일부 기업은 행동주의 투자자가 지분을 사들이면서 구조조정 기대도 받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서 렌터카 기업 허츠는 지난 10일부터 40.29% 상승한 5.71달러에 거래됐다. 한달 전 주가와 비교하면 51.46% 급등했다. 동종업계 기업인 에이비스 버짓은 지난 한 달간 22.79%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가 8.43% 빠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들 기업은 트럼프의 행정부의 자동차 토토사이트 슈어맨 조치로 이득을 볼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토토사이트 슈어맨로 인해 미국 내 수입산 자동차 가격이 오르면 새 자동차를 사느니 렌터카를 쓰거나 중고차를 사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에서다.

허츠와 에이비스는 미국 전역에 걸쳐 대규모 차량을 렌터카로 운영한다. 일정 연식이 된 차들은 중고차로 판매한다. 미국 금융투자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토토사이트 슈어맨 조치로 인해 수입산 신규 차량 가격이 한 대당 평균 5000달러가량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수입차 가격 상승폭이 5000∼1만50000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소 4500달러 이상일 것이라고 앞서 분석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규 차량 중 절반은 한국, 멕시코, 일본, 캐나다 등에서 만든 수입차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업은 작년 주가 기저효과도 보고 있다. 허츠와 에이비스는 지난해 주가가 각각 62%, 51%씩 빠졌다. 두 기업 모두 전기차가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고 전기차를 대규모로 매입했다가 수요가 둔화하면서 예상 외 손실을 본 영향이 컸다. 금리 인하가 지연되면서 차량 조달에 따르는 이자 비용도 늘었다.

허츠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로 알려진 유명 행동주의 투자자 빌 애크먼이 지분 상당량을 사들였다는 소식도 주가를 밀어올렸다. 이날 애크먼이 이끄는 헤지펀드 퍼싱스퀘어는 작년 말 기준으로 허츠의 지분 1270만주(4.1%)를 사들여 직접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같은날 CNBC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크먼이 스왑 계약 등을 통해 지분을 늘려 이달까지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허츠의 지분율이 19.8%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시장 일각에선 에크먼이 허츠의 실적 개선을 위한 사업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에크먼은 2011년에는 캐나다 철도회사인 캐내디언퍼시픽 지분 14.2%를 매입한 뒤 비용 절감 조치 등을 통해 약 3년만에 주가를 200%가량 띄웠다.

다만 금투업계에선 렌터카·중고차 기업들의 토토사이트 슈어맨 반사이익이 장기적으로는 이어지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새 수입산 자동차에 토토사이트 슈어맨가 붙으면 렌터카·중고차 기업들 또한 차량 구매단가가 상승해 설비투자(CAPEX) 비용이 그만큼 올라가는 구조"라며 "단기적으로는 기존 보유차량의 매각 이익이 일부 올라갈 수 있으나 장기 구조적으로 이익이 커지는 것은 아닐 공산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