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시계? 삶과 우주입니다"...한국에 온 'LED 숫자 거장'
입력
수정
지면A27
미야지마 타츠오 개인전 리뷰
아시아 대표 미디어 아티스트
시카고 현대미술·대영 박물관 등
최고 미술관들이 작품 소장
토토사이트 펫속 숫자로 시간흐름 표현
서울 갤러리바톤 28일까지
가장 영향력 있는 미디어 아티스트
한남동 갤러리바톤에서 열리고 있는 미야지마의 개인전 ‘폴딩 코스모스’는 2년 만에 국내에서 만나는 그의 개인전이다. 미야지마는 1980년대부터 토토사이트 펫 숫자로 만든 작품으로 전 세계의 사랑을 받아왔다. 1999년 베네치아비엔날레 일본관에서 개인전을 연 ‘일본 대표 작가’이자 미국 시카고 현대미술관과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영국 대영박물관 등 최고 미술관들이 각광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한남동 리움미술관 입구 바닥에 상시 전시된 토토사이트 펫 작품이 유명하다.토토사이트 펫 숫자들이 결코 0을 가리키지 않는다는 점도 불교적 세계관을 담은 요소다. 예를 들어 9에서 1까지 떨어진 숫자는 그다음 0이 되지 않고 잠시 불이 꺼졌다가 다시 9로 돌아간다. 불교에서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으로 이어지는 순간의 멈춤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개인의 삶은 각자의 속도와 리듬으로 빛나다가 죽음을 맞이한 뒤 다시 다음 생으로 이어진다. 그 삶의 흐름이 모여 우주를 이룬다. 미야지마의 작품은 그 축소판이다.
토토사이트 펫로 표현한 시간의 흐름
토토사이트 펫로 작품을 만든 지도 벌써 40여 년. 그동안 토토사이트 펫 기술이 많이 발전했다. 이에 발맞춰 작품 형태와 주제도 조금씩 진화했다. 미야지마는 “처음 작품을 시작할 때는 지금에 비해 토토사이트 펫로 낼 수 있는 빛이 훨씬 어두웠고, 푸른색도 낼 수 없었다”며 “기술의 발전 덕분에 다양한 작품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전시작 중 절반가량은 안쪽 어두운 공간에, 나머지 절반가량은 통창 너머 한남동이 보이는 밝은 공간에 설치돼 있다. “원래 제 작품은 어두운 곳에서 감상하는 걸 권해왔지만 ‘어두워서 무섭다’는 아이들도 있어서 밝은 곳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기술 발전으로 토토사이트 펫 빛이 밝아져 가능해진 일이지요. 거울에 비치는 풍경과 자신의 모습, 토토사이트 펫 작품이 하나로 뒤섞이는 경험을 해보세요.” 전시는 6월 28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