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3위' 내려앉은 애플, 한방은 없었다…AI 대신 '디자인' 강조 [송영찬의 실밸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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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사이트 비즈이 12년 만에 대대적인 운영체제(OS) 개편을 발표했다. 반투명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도입해 화면에 입체감을 주고 실시간 번역 기능 등을 추가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다만 시장의 관심이 쏠렸던 인공지능(AI) 관련 대대적인 발표는 없었다. 토토사이트 비즈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스마트폰 관세 부과 방침에 타격을 받은 데 이어 AI 경쟁에서도 소외되는 모습을 보이며 향후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
12년만에 iOS 대대적 개편
토토사이트 비즈이 자사 OS의 기본 디자인을 완전히 바꾼 건 2013년 이후 12년만이다. 각기 다른 숫자가 붙던 각 OS 버전의 이름도 통일했다. 오는 가을 출시될 OS부터 ‘iOS18’, ‘아이패드OS18’, ‘워치OS11’, ‘비전OS2’ 등 제각각 붙던 이름을 출시 회계연도에 맞춰 ‘iOS26’와 같이 26으로 통일한다는 계획이다. 토토사이트 비즈은 통상 새 회계연도를 시작하는 10월에 새 OS를 출시해왔다.
리퀴드 글래스는 토토사이트 비즈이 스마트안경 출시를 염두에 둔 개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테크업계에서는 토토사이트 비즈이 이르면 내년 AI 스마트안경을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구글이 지난달 자사 연례 개발자대회 ‘I/O 2025’에서 삼성전자와 협력해 개발한 디스플레이가 있는 스마트안경을 공개한 만큼, 이에 대항하기 위해선 새로운 확장현실(XR) 기기에 들어갈 반투명 디자인이 필수적이란 판단에서다.
세부적인 UI도 개선했다. 리퀴드 글래스가 적용된 위젯을 개인 취향에 맞게 화면에 배치할 수 있도록 했고, 화면을 각 기기의 베젤(내부 화면 테두리)까지 확대해 비어있는 공간이 없도록 했다. 그동안 여러 창을 동시에 띄울 수 없었던 아이패드는 앞으로 창을 자유롭게 조절해 여러 창을 동시에 볼 수 있게 했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토토사이트 비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부사장은 “이번 개편은 십여년만에 있는 대대적인 디자인 변화”라며 “리퀴드 글래스는 우리의 모든 플랫폼에 걸쳐 일관성을 제공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대적인 개편에도 AI는 빠졌다
그나마 현지 업계의 주목을 받은 AI 기능은 ‘파운데이션 모델 프레임워크’였다. 파운데이션 모델 프레임워크는 개발자가 토토사이트 비즈의 AI 모델을 클라우드 컴퓨팅에 별도의 돈을 지불하지 않고도 자신의 앱에 접목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다. 예를 들어 미국의 트레킹 지도 앱 ‘올트레일’에선 올트레일이 별도로 AI를 탑재하지 않아도 사용자들이 “오랜 운전 끝에 가족들과 할만한 트레킹 코스를 소개해줘”라고 말하면 토토사이트 비즈 인텔리전스가 알아서 올트레일에서 알맞은 트레킹 코스를 제공해주는 식이다. 또 지난해 발표한 오픈AI와의 협력을 통해 챗GPT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이미지 생성 앱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를 내놓기도 했다.
부족한 AI 발표에 시장 반응은 차가웠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토토사이트 비즈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21% 떨어진 201.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행사가 시작된 오후 1시(미 동부시간 기준) 이후엔 주가가 2%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토토사이트 비즈 주가가 지난 한 달 간 3.26% 오르는 데 그쳐 같은기간 나스닥 평균 상승률(8.93%)의 절반에도 못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뼈아프다. 오랜 시간 미국 기업 시가총액 1위를 유지했던 토토사이트 비즈은 지난 2일 마이크로소프트(MS), 14일 엔비디아에 추월당해 현재 3위로 추락한 상태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