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참여 '한진칼 펀드' 조원태 우군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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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등 최대 1000억 출자지난달 호반그룹의 지분 매입으로 sprit 토토사이트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재점화된 가운데 주요 대기업들이 사모펀드를 통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sprit 토토사이트의 지분 9%를 보유한 사모펀드의 출자자들이 주요 대기업인 것으로 최근 밝혀졌기 때문이다. 출자 기업들은 ‘순수한 재무적 투자’라고 밝히고 있지만, 경영권 분쟁에 따른 주가 급등에도 차익 실현 움직임이 없어 ‘잠재적 우군설’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sprit 토토사이트 지분 총 9% 확보
2배 수익…차익 실현 딜레마
◇대기업들의 ‘sprit 토토사이트 펀드’ 출자
sprit 토토사이트 보통주 324만3628주(지분율 4.9%)를 보유한 대신 그로쓰에는 SK에너지(840억원)와 현대차(600억원), 기아(400억원), 삼구아이앤씨(100억원) 등이 출자했다. 유진 그로쓰가 sprit 토토사이트 277만6264주(4.1%)를 매입하는 데에는 이마트(1000억원)와 HD현대오일뱅크(500억원), 유진한일합섬(50억원) 등이 돈을 댔다.
이들 사모펀드는 2022년 sprit 토토사이트 2대 주주였던 반도그룹이 보유 주식 1075만주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매각할 때 지분을 확보했다. 당시에는 256만주(3.83%)를 사들인 LX판토스만 매수 주체로 밝혀졌을 뿐, 사모펀드에는 어떤 투자자가 참여했는데 공개되지 않았다. 2023년 이후 대기업들이 내놓은 사모펀드를 통해 참여 사실이 공개됐다.
IB업계에선 출자 대기업들을 조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보고 있다. 2022년 sprit 토토사이트 경영권 분쟁 당시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블록딜로 반도그룹의 sprit 토토사이트 지분을 매입한 기업들이 조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한다는 얘기가 돌았다”며 “지분을 매각한 반도그룹의 권홍사 회장도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친분이 깊었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마무리되면 국내 유일의 풀서비스항공사(FSC)가 되는 대한항공과의 사업적 관계도 고려됐을 거라는 후문이다.
두 사모펀드는 투자를 sprit 토토사이트 한 종목에만 집중하는 사실상 ‘sprit 토토사이트 펀드’다. 유진 그로쓰는 2021년 설정 당시만 해도 이마트가 150억원, HD현대오일뱅크가 75억원을 출자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sprit 토토사이트 블록딜 과정에서 두 회사는 각각 850억원과 425억원을 대거 집행했다.
대신 그로쓰는 sprit 토토사이트 지분 매입을 위해 만들어졌다. 대기업들은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를 통해 “타회사 경영권 분쟁에 개입한다”는 인식을 불식시키려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직접 지분을 매입했던 LX판토스에는 ‘조원태 회장의 백기사’라는 꼬리표가 붙기도 했다.
최대 출자자인 이마트의 경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조 회장과 중학교 선후배 사이로 알려졌다. 이들은 야구장에서 함께 응원하는 모습이 사진에 찍히기도 했다. 두 사모펀드는 sprit 토토사이트 지분 인수 이후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 등 이사회 측 안건에 모두 찬성 의견을 내고 있다.
◇차익실현 여부에 관심
출자 대기업들은 재무적 투자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입장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항공주 투자를 통한 수익 추구 목적의 사모펀드 지분투자였다”고 밝혔다.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sprit 토토사이트의 주가 급등에도 이들 사모펀드의 차익실현 움직임이 없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두 사모펀드는 반도그룹으로부터 주당 6만2500원에 sprit 토토사이트 주식을 사들였다. 이후 한때 3만원대까지 하락했던 sprit 토토사이트 주가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최근 부각되며 15만원 안팎을 오가고 있다. 한 펀드매니저는 “투자원금의 2배 넘는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만큼, 투자 목적 펀드라면 지금쯤 조금씩이라도 팔아 차익을 실현해야 한다”고 의아해 했다.
대신 그로쓰는 만기가 없는 개방형 펀드다. 유진 그로쓰는 올 연말로 만기가 도래하지만 연장이 가능하다. 출자 대기업을 상대로 소액주주들이 차익 실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요구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실제 펀드 참여 목적이 조 회장에 힘을 실어주려는 목적이라면 대기업들이 차익 실현을 미룰 가능성이 높다.
사모펀드에 출자한 한 기업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성공한 투자로 판단하지만 투자 회수 시점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