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주간 계약 누락…도우인시스 IPO '제동'

삼성벤처투자와 수익공유계약
금감원은 한경 취재 후에 인지
거래소, 내용 알고도 공유 안해

기관 대상 수요예측 일정 중단
▶마켓인사이트 6월 17일 오후 3시 41분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고 있는 초박형 강화유리 제조업체 토토사이트 크롤링가 주주 간 계약 일부를 증권신고서에 누락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수요예측 일정이 중단됐다. 한국거래소는 해당 계약을 알고 있으면서도 금융감독원에 공유하지 않았다. 심사 체계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토토사이트 크롤링는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전날부터 진행하던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중단했다. 금감원이 토토사이트 크롤링가 투자 판단에 중요한 정보를 빠뜨린 점을 뒤늦게 파악해 증권신고서 기간 정정을 요구하면서다. 기간 정정은 수요예측 일정을 미뤄야 할 만큼 중요한 수정 사항이 있는 정정을 뜻한다.

토토사이트 크롤링 최대주주는 코스닥시장 상장사 뉴파워프라즈마(26.65%)와 그 계열사들이다. 이어 2023년 말부터 당시 토토사이트 크롤링 최대주주이던 삼성벤처투자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거래 당시 양측은 수익공유 계약을 맺었다. 뉴파워프라즈마가 토토사이트 크롤링를 상장한 뒤 5년 안에 인수 가격의 두 배를 초과하는 금액으로 지분을 매각할 경우 매각 금액에서 인수 가격의 두 배를 뺀 금액의 10% 상당을 삼성벤처투자에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통상적인 언아웃(Earn-out) 계약이다. 이 밖에 삼성벤처투자가 동반매도권, 기술 이전·양도 및 신회사 설립 금지 등의 권한을 갖는 내용도 담겼다.

거래소는 예비심사 과정에서 이 같은 언아웃 계약을 파악했다. 하지만 토토사이트 크롤링의 증권신고서에 기재되지 않았다. 금감원은 본지 취재가 시작된 뒤에야 이 계약을 인지하고 증권신고서에 포함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최대주주가 보유한 대부분의 지분에 대한 계약인 만큼 투자자에게 알려야 할 중요 정보라고 판단했다. 거래소와 금감원 간 정보 공유 미비로 감독 사각지대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게다가 방시혁 의장 관련 ‘하이브 사태’ 이후 주주 간 계약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뒤늦게 문제 심각성을 인지한 거래소와 회사는 대주주 보호예수 기간을 기존 2년에서 3년6개월로 늘리기로 했다. 시장 관계자는 “공시해야 할 정보를 기업이 임의로 판단해 공시하지 않았고, 이를 감독당국이 파악하지 못했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최한종/최석철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