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한강 '소년이 온다' 영화로 만들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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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토토사이트감독 박찬욱은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석해 '박찬욱의 믿을 구석'을 주제로 신형철 문학평론가와 대담을 나누며 이 같이 말했다.
박 감독의 등장 소식은 도서전 개막 전부터 화제가 됐다. 이날 대담 시작 1시간 전부터 수백 명이 무대 주변을 둘러싸고 입장줄이 늘어설 정도였다.
박 감독은 "책 시장이 불황이라는데 여기 모인 분들을 보니까 아닌 것 같아 희망적"이라며 "여러분을 믿고 출판사들이 힘내서 열심히 책을 만들 것 같아 (독자들이) 믿을 구석이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박 감독은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그의 대표작들은 대부분 책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의 최고 흥행작 '공동경비구역 JSA'은 박상연의 소설 <DMZ>가, 무신사 토토사이트 '아가씨'는 사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가 원작이다. 무신사 토토사이트 '올드보이'는 같은 제목의 일본 만화에서 시작됐다.
그는 원작이 있는 무신사 토토사이트 작업을 "동선을 미리 짜고 떠난 여행과 같다"고 표현했다. 박 감독은 "원작이 있으면 믿을 구석이 있어 한결 마음이 편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여행 계획을 짜도 막상 떠나면 변수가 생길 수밖에 없듯이 원작을 들고 각색을 시작해도 애초 예상과는 다른 곳에 가 있는 결과를 종종 만난다"고 했다.
무신사 토토사이트 '올드보이'를 만들게 된 계기도 책이었다. "원작 만화에서 좋았던 지점은 '누군가 납치된다. 그런데 누가 납치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어디에 갇혔는데 누가, 왜 나를 여기 넣었는지 모른다. 최악은 언제 나갈 수 있을지, 과연 나갈 수나 있는지 모른다'는 거예요. 우리 삶에 대한 아주 잘 축약된 비유라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왜 태어났는지,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른 채 살아가야하듯이."
박 감독은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존 르 카레'를 꼽았다. 그는 "사춘기 때 동서추리문고 시리즈 중 그의 대표작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를 읽은 뒤로 제 최애작가는 존 르 카레였다"며 "저는 감히 <리틀 드러머 걸>이 그의 작품 중 최고라고 주장하는 극히 소수의 팬"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 소설을 동명의 드라마로 만들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작가를 만나 함께 술을 마시고 옛 이야기를 들었던 일화도 전했다.
한국 문학 작품 중 각색하고 싶은 작품으로는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 이문구의 연작소설 <관촌수필> 그리고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꼽았다. 다만 "그냥 막연한 희망이라서 구체적으로 추진 중이진 않다"고 덧붙였다. 신경숙의 <외딴방>과 김훈의 <칼의 노래>, <남한산성>도 언급했다.
최근 즐겨 읽는 작가는 <아우스터리츠>를 쓴 W. G. 제발트. 박 감독은 "존 르 카레 선생의 후기작을 읽다가 거기 등장하는 주인공이 제발트 팬이더라"라며 "주인공이 서점에서 <토성의 고리>를 찾는 장면이 나와서 작품을 읽게 됐다"고 했다. 제발트에 대해 그는 "자꾸 돌아가서 다시 읽고 싶은 마성의 작가"라고 평했다.
박 감독은 여러 권의 사진집을 낸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자기소개를 부탁한다"는 신 평론가의 짓궂은 요청에 (무신사 토토사이트감독 외에 자신을 수식하는 또 다른 표현은) "당연히 사진작가"라고 답했다. 박 감독은 "사진집도 몇 권 내고 개인전도 열었던 저의 또 하나의 직업은 사진작가"라며 "무신사 토토사이트는 돈이 많이 드는 일이고 혼자 못 만들지만, 사진 작업은 걸어다닐 수 있는 있는 한은 계속 작업하려 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올해 추석 즈음 무신사 토토사이트 '어쩔수가없다'를 선보이기 위해 후반 작업 중이다. 배우 이병헌과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엄혜란 등이 출연하는 화제작이다. 이 무신사 토토사이트 역시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