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린 목표 달성' 자평…잘 나가던 삼성·LG '어쩌나' [이슈+]

7년 전 '세탁기 관세'에 가격 인상
가전 관세, 삼성·스포츠토토사이트 가격경쟁력↓
월풀 CEO "경쟁사 가격 인상 전망"
사진=스포츠토토사이트전자 뉴스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1기 때였던 2018년 당시 수입산 세탁기를 겨냥한 '관세 폭탄'이 가전업계를 뒤흔들었다. 외국에서 들여오는 세탁기를 대상으로 대형 가정용 세탁기에 관세율 쿼터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했기 때문이다. 관세 부과 초기 120만대에 대해선 20%를, 이후 수입되는 모든 세탁기엔 50%가 부과됐다. 이는 미국 가전 제조사 월풀의 청원을 미국 정부가 받아들면서 이뤄진 조치였다.

관세는 세탁기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같은 해 6월 세탁기 가격은 약 20%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가 발효된 2018년 2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세탁장비(세탁기·건조기) 비용은 34% 올랐다. 이 기간 전체 가전제품 가격이 23% 인상된 것보다도 더 높은 인상폭을 보였다. 당시 월풀과 삼성전자·스포츠토토사이트전자 모두 세탁기 가격을 인상했다.

미국 통상분야 비영리기구 미국번영을위한연합(CPA)의 제프 페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월 인더스트리위크 기고를 통해 "표적 관세와 같은 산업 정책의 목표는 국내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우린 세탁기 관세가 바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美 '가전 관세' 가격 인상 영향…"수요 감소 우려"

7년이 지난 이달 12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관세 부과 대상인 '철강 파생 제품'에 △냉장고 △냉동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요리용 스토브·레인지·오븐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등을 추가했다. 해당 제품들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23일(현지시간) 0시 1분을 기해 관세를 부과받게 된다. 관세는 제품에 사용된 철강 함량을 토대로 적용된다. 미국산 철강을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도록 유도하려는 취지다.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가전제품 가격 인상이 우려되는 상황. 특히 삼성전자·스포츠토토사이트전자 등 국내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가격 인상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미국 가전 소비자들은 예년보다 가격 인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관세가 미국 가전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는 시장조사업체·현지 매체 등의 전망을 종합하면 "가격 인상은 가전제품 구매·교체 수요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소비심리는 이달 들어 호전되긴 했지만 6개월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얼어붙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집계를 담당하는 조안 슈 디렉터는 "이번 달의 주목할 만한 개선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경제 전망에 대해 여전히 신중하고 우려스러운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제품 가격 인상이 가시화할 것이란 전망이 맞물리면서 소비심리가 더 얼어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블랙록 아이셰어즈의 미주 지역 총괄을 맡는 크리스티 아쿨리안은 20일(현지시간) CNN을 통해 통상 소매업체들이 재고를 1~2개월치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관세가 시행되면 몇 주 안으로 가격이 오르기 시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세 영향권에 있는 제품이라면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영향이 더 분명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가전 가격 이미 '인상'…현지 경쟁력 저하될 수도

현지 제조사인 월풀·GE 등과 경쟁 중인 삼성전자·스포츠토토사이트전자 입장에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철강 파생 제품 관세가 적용되기 전이지만 이미 지난달 가전제품 가격은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오픈브랜드는 지난달 미국 가전제품 가격이 전달보다 0.77% "급격히 올랐다"고 분석했다. 전달 대비 0.09% 떨어졌던 지난 4월과 비교하면 급격한 인상 추세라는 설명이다.

현지 업체들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 시장 내 입지도 그만큼 위축될 가능성도 높다. 삼성전자와 스포츠토토사이트전자는 현지 전체 가전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가정용 냉장고 시장 점유율은 매출 기준으로 GE가 15.5%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월풀(15.3%), 프리지데어(11.6%), 하이얼(11.3%), 삼성전자(7.5%), 스포츠토토사이트전자(7%) 순이었다. 세탁기 시장에선 삼성전자와 스포츠토토사이트전자가 1, 2위를 다툰다.

트럼프 1기 행정부 관세 부과 땐 현지 업체인 월풀도 철강 가격 인상 영향으로 비용 부담이 컸다. 월풀조차 당시 비용이 3억5000만달러(약 4842억원) 증가해 세탁기 가격을 인상했고 결국 판매량이 줄어 매출이 감소했다.

월풀 CEO는 '함박웃음'…가격 50~70달러 인상 전망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월풀은 철강의 96%를 미국산으로 조달하고 있다. 마크 비처 월풀 최고경영자(CEO)는 생산 증가와 공장 가동률 향상이 올 하반기 실적을 큰 폭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봤다.

그는 "철강을 많이 사용하는 철강 의존도가 높은 가전제품 제조업체로서 강력한 미국 기반의 철강 생산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경쟁업체들이 관세 리스크에 허덕일 때 미국산 철강을 활용한 국내 제조를 강점으로 내세운 셈이다.

비처 CEO는 월풀이 철강 파생 제품 관세를 통해 자사가 이익을 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관세가 경쟁업체 가전제품 소매 가격을 50~70달러 인상시켜 소비자들이 자사 제품을 선택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포츠토토사이트전자의 경우 일부 제품 가격이 이미 인상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타임스의 제품 리뷰 사이트 와이어커터가 16일(현지시간) 공개한 결과를 보면 지난 60일간 총 40개 품목 중 10개 제품만 가격이 올랐는데 스포츠토토사이트전자 드럼세탁기가 4%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정부가 미국과 협상을 통해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철강 등 품목별 관세에 관해 "철강이나 자동차는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데, 미국에서도 정치적으로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라며 "상호 이익이 일치하는 그런 부분을 찾아서 우리로서는 최대한 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김대영 토토사이트 추천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