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옭아매는 규제 수두룩
대부분 막대한 재정 투입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인공지능(AI) 3대 강국, 잠재성장률 3%, 국력 5강’이란 비전 아래 미래전략산업 육성, 벤처투자시장 육성 같은 성장 전략을 대거 내놨다. 하지만 정작 경제 성장 엔진인 기업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저해할 수 있는 공약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상법 개정, 주 4.5일제 도입, 법정 정년 65세 단계적 연장, 온라인플랫폼법 제정 등이다.
하청업체 근로자의 원청 교섭권을 인정하고,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란봉투법과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명문화하는 상법 개정안은 기업들을 소송에 시달리게 할 법안으로 평가된다. 주 4.5일제와 법정 정년 연장은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늘려 청년층 신규 채용을 줄이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온라인 플랫폼의 독과점 횡포를 막겠다는 온라인플랫폼법은 미국과의 통상마찰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는 “중도 성향의 유권자 표를 얻기 위해 성장 공약을 제시했지만 대부분 정부 재정을 투입하는 정책”이라며 “재정 투입 여력이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 이런 공약들이 실제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성장 공약도 내실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내세웠지만, 세부 방안으로는 고통 분담과 자구노력 대신 ‘특구 지정, 사회안전망 강화, 자산손실 최소화’같이 지원에만 중점을 뒀다. ‘공급과잉 업계 사업재편과 기업 인수합병(M&A) 지원’ 등의 공약도 이미 정부가 발표한 내용으로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필요하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이 후보는 정부 지출 증가, 김 후보는 세금 감면을 통해 소비를 늘려 성장하겠다는 공약으로 분석된다”며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물가만 올릴 공약이 많다”고 지적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