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작품성·예술적 미학 대신 특정 정치 팬덤 공략
선전물에 가까운 정치 다큐멘터리에 대한 적잖은 우려도

“요즘 극장이랑 크게 다를 것도 없네.” 40여년 전 군부 독재 정권의 프로파간다 수단으로 쓰인 극장을 빗댄 작품을 본 관람객 중 일부는 이런 평가를 내놓는다. 최근 극장가 풍경에서 묘한 기시감이 든다는 것이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으로 이어지는 사회적 혼란과 맞물려 각종 정치 영화들이 스크린에 걸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극장에서 진영 간 대리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일부 작품들은 수만 명의 관객 동원력을 보여주며 흥행하고 있다.
2일 영화계에 따르면 대선을 앞두고 특정 정치적 입장을 강하게 담은 작품들이 줄지어 상영되고 있다. 대선을 하루 앞둔 이날 개봉한 ‘신명’이 대표적이다. 주술로 권력을 쥐려는 여성을 그리며 정치 오컬트 장르를 표방한 이 영화는 대통령에 오르는 검찰총장의 모습, 손바닥에 왕(王)자를 그리는 장면 등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부부를 연상케 하는 설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나같이 준수한 흥행 성적표를 내고 있다는 점이 이 영화들의 특징이다. 대체로 저예산 다큐멘터리라 독립예술영화 흥행 기준선인 1만 관객만 넘어도 ‘대성공’이지만, 누적 관객 5만 명을 넘기는 이례적 성과도 보인다. ‘압수수색: 내란의 시작’은 6만4000여명이 관람했는데, 지난해 준수한 작품성을 바탕으로 독립예술영화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은 ‘장손’(3만3000명)보다 두 배 가까운 관객 동원력을 보였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건국전쟁’은 무려 117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다.
이는 ‘팬덤 정치’로 대표되는 사회 현상과 맞물린 결과란 분석이다. 작품성이 뛰어나거나 영화 예술적 미학을 담보한 건 아니지만, 특정 진영 논리를 대변하는 만큼 확실한 타깃층을 공략하고 있는 것. 유수의 영화제 수상작보다 포털 사이트 관람 평가가 더 높거나 평점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실제로 ‘신명’은 일정 정치 지지층이 호응하며 상반기 기대작 중 하나인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을 제치고 전날 예매율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만 토토사이트 가입 불법계 안팎에선 정치 토토사이트 가입 불법의 극장 점령은 장기적으로 한국 토토사이트 가입 불법 생태계에 독이 될 거란 우려를 내놓는다. 논리적 비약이 깔려 있거나 확증편향을 부추기는 내용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예술의 언어를 품지 않은 토토사이트 가입 불법는 선전의 도구에 가깝다는 것이다. 파나히 감독의 작품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도 반체제적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보단 억압에 맞선 미학적 저항이 돋보였기 때문이란 평가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정치적 목적이 강한 영화들이 많아질수록 신진 감독들이나 작가, 예술적 가치가 뛰어난 독립예술영화들이 조명받지 못할까 걱정스럽다”면서 “영화 창작과 정치가 어느정도 분리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