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은 그 시대의 얼굴을 닮는다. 태동부터 현대미술에 바통을 넘겨주기 전까지, 한국 근대미술은 변혁의 시간으로 요약된다. 개화기와 일제강점기, 해방, 전쟁과 분단이라는 커다란 격동의 역사를 거쳤기 때문이다. 붕괴하는 전통과 밀려드는 모더니즘 사이에서 갈등하면서도 나름의 정체성을 모색한 이 시기는 ‘미술가’라는 자각이 생긴 때이기도 하다.경기 막계동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는 ‘한국근현대미술 Ⅰ’은 21세기 들어 국제 미술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회화가 발아한 순간을 눈에 담는 전시다. 과천관이 5년 만에 선보이는 상설전이다. 전시는 총 9부로 이뤄졌고 채용신, 임군홍, 오지호, 이응노, 이중섭, 장욱진, 김기창, 박래현 등 한국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화가 70명의 작품 145점을 한데 모았다.한국에서 근대미술은 구한말 개화기와 대한제국으로 이어지는 근대적 지식체계를 받아들이는 시기와 궤를 같이한다. 전통 서화와 화공의 개념을 대체하는 회화와 미술가라는 개념이 등장한 때다. 전시 1~3부가 이에 해당한다. 1부 ‘새로운 시선의 등장’은 조선 후기 영선사, 관비 유학 등의 제도로 유입된 현미경, 망원경, 카메라 같은 신문물을 통해 사실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관찰하며 탄생한 작품들이 소개돼 있다. 채용신의 ‘허유, 유인명 초상’(1924~1925), 김은호의 ‘순종황제 인물상’(1923) 등 실제 사진을 토대로 그려진 작품들은 조선 중기 인물화와 달리 세밀하고 사실적인 얼굴을 표현했다.3부 ‘미술/미술가 개념의 등장’에선 일본 유학을 통해 유화를 비롯한 서양 미술사조를 접하며
광화문 씨네큐브는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 영화관이다. 씨네큐브의 선택은 곧 씨네필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개관 25주년을 맞은 올해, 이 극장의 최다 흥행 감독이란 타이틀은 더욱 뜻깊다. 풍파 속에서 예술영화를 지켜온 영화인들의 ‘픽pick’이란 점에서다. 이 왕관을 쓰고 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한국 영화의 활로를 물었다. 물속에선 물결을 보지 못한다. 거울은 멀찍이 떨어져 있을수록 더 정확하게 상을 비추는 법. 위기의 징후도 안에서보다 밖에서 더 선명히 보일 때가 많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한국 영화를 오랫동안 지켜봐온 ‘외부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시선이 유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것도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예술영화 전용 극장으로 25년간 고군분투해온 씨네큐브를 들른 자리에서라면 귀부터 기울이고 볼 일이다. 한국 영화가 활로를 찾지 못한 채 헤매고 있는 것은 전 세계가 아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얼마 전 막을 내린 제78회 칸영화제에서 12년 만에 장편 초청작 중 ‘제로’ 성적표를 받아든 건 위기의 징후가 수면 위로 드러났음을
초상화(portrait)는 가장 구체적이고 명확한 회화다. 누군가의 얼굴을 고스란히 화폭에 옮긴 터라 풍경화나 추상화와 비교하면 해석의 진입장벽이 낮다. 하지만 초상화를 솔직한 그림이냐 묻는다면 섣불리 고개를 끄덕일 수 없다. 얼굴이라는 건 단지 표면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진열된 표정은 종종 진실을 숨긴 채 미화될 때가 많다.서울 소격동 학고재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정수영 개인전 ‘I want to be invited, but I don’t want to attend’에는 15점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그런데 어디에도 초상화라 생각되는 얼굴이 그려진 그림이 없다. 여느 가정집에서 볼 수 있는 ‘팬트리’ 내부가 그려져 있을 뿐이다. 팬트리는 식재료를 비롯해 술, 조미료, 통조림, 주방기구 등 생활필수품을 보관하는 작은 저장실인데, 어딜 봐서 ‘Pantry(팬트리)’라 이름 붙은 이 연작들을 초상화라 말하는 걸까.언뜻 보기엔 정물화에 가까운 그림이지만, 초상화라 소개하는 이유는 간명하다. 흐트러진 식기류, 유통기한 지난 통조림, 조심스럽게 쟁여둔 과자들까지, 문을 열기 전까지는 누구도 쉽게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결코 숨길 수 없는 ‘나의 단면’을 보여준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타인의 내면을 팬트리에 빗댔다”면서 “팬트리 속의 모습을 통해 가장 내밀한 초상화를 그려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그렸다”고 말했다. 단출하지만 구체적인 물건, 정리되지 않은 선반과 식재료는 주인의 무의식이 밴 얼굴 없는 초상화인 것이다.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 ‘Pantry 7’과 ‘Pantry 8’이다. 같은 팬트리이지만 열리는 순간과 활짝 열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 PXG의 공식수입원 카네에서 선보인 신제품 ‘뱃어택(Bat Attack) ZT’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으로 마련한 1차 물량이 하루 만에 모두 완판됐고, 오프라인 대기 예약도 줄 잇고 있다. 상징적인 말렛 퍼터 디자인과 제로토크 기술이 만나 최상의 퍼포먼스와 페이스 컨트롤, 부드러운 타구감을 선사하는 게 특징이다.뱃어택 제로토크 퍼터의 핵심 기술은 PXG만의 독자적인 ‘S호젤’ 구조다. 이 설계는 앞서 출시한 PXG 제로토크 퍼터 시리즈 ‘앨런(Allan)’ 퍼터를 기반으로, 샤프트 축을 무게중심(CG) 바로 위에 정렬함으로써 발휘된다. 스트로크 시 페이스 회전을 최소화하고 토크를 제거해 스트로크 조정 없이도 일정한 페이스 유지가 가능하다.303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가 사용된 헤드의 내부에는 중공 구조의 형태로 PXG 특허 기술인 ‘S COR 폴리머’가 주입됐다. 퍼터 내부 공간의 약 31%를 차지하는데, 이 구조는 무게를 헤드 외곽으로 재배치해 관성모먼트(MOI)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극도로 얇은 퍼터 페이스와 S COR 폴리머 소재의 조합은 임팩트 시 불필요한 진동도 불여준다. 정제된 인서트 사운드를 제공하면서도 밀드 퍼터 특유의 탄탄한 타감을 유지한다는 게 카네의 설명이다.PXG 퍼터의 특유의 피라미드 페이스 패턴은 볼의 딤플과 상호작용해 일관된 롤과 정교한 거리감을 조절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구현한다. 힐과 토우에 장착된 2개의 웨이트를 통해 전체 헤드 무게와 밸런스를 사용자 맞춤으로 조절할 수 있다.PXG 뱃어택 제로토크 퍼터는 PXG 공식 온라인 스토어와 오프라인 공식 대리점에서 만날 수 있다.유승목 기자
미술은 그 시대의 얼굴을 닮는다. 태동부터 현대미술에 바통을 넘겨주기 전까지, 한국 근대미술은 변혁의 시간으로 요약된다. 개화기와 일제강점기, 해방, 전쟁과 분단이라는 커다란 격동의 역사를 거쳤기 때문이다. 붕괴하는 전통과 밀려드는 모더니즘 사이에서 갈등하면서도 나름의 정체성을 모색한 이 시기는 ‘미술가’라는 자각이 생긴 때이기도 하다.경기 과천시 막계동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근현대미술 Ⅰ’은 21세기 들어 국제 미술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회화가 발아한 순간을 눈에 담는 전시다. 과천관이 5년 만에 선보이는 상설전이란 점에서 미술 애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총 9부로 이뤄진 전시에서 채용신, 임군홍, 오지호, 이응노, 이중섭, 장욱진, 김기창, 박래현 등 한국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화가 70명의 작품 145점을 한데 모았기 때문이다.한국 근현대 미술에 매료된 입문 단계의 미술 애호가라면 시간을 내 들러볼 만하다. 경계가 흐릿한 한국 미술의 발전 흐름을 짚어볼 수 있단 점에서다. 근대라는 개념은 한국 미술에 있어 가장 혼란스럽고도 논쟁적인 키워드다. 언제 막을 올렸고 언제 사그라들었는지, 그 시점과 사건을 두고 누구도 쉽게 정의를 내리지 못한다. 바람 잘 날 없이 혼란했던 역사적 맥락을 따르기 때문이다. 최근 미술계 안팎에서 국립근대미술관이 필요한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한국에서 근대미술 구한말 개화기와 대한제국으로 이어지는 근대적 지식체계를 받아들이는 시기와 궤를 같이한다. 전통 서화와 화공의 개념을 대체하는 회화와 미
프랑스 남부 항구도시 칸에 자유의 바람이 세차게 불어닥쳤다. 2900편에 달하는 역대 최다 출품작이 쏟아진 올해 칸 국제영화제는 지난해에 이어 자유로운 표현과 억압에 대한 저항이 영화예술의 바탕이라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12일의 여정 동안 정치·사회적 함의를 품은 발언이 곳곳에서 쏟아진 가운데 칸은 가택 구금과 창작 금지령을 뚫고 나온 이란의 자파르 파나히(65) 감독에게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기며 영화제의 막을 내렸다. ◇칸의 선택 ‘그저 하나의 사고일 뿐’24일(현지시간)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8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파나히 감독의 ‘그저 하나의 사고일 뿐’(It was just an accident)이 최고 작품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파나히 감독은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앙리 조르주 클루조, 로버트 올트먼과 함께 베를린영화제(황금곰상), 베니스영화제(황금사자상), 칸 영화제까지 3대 영화제 최고상을 석권한 거장에 이름을 올렸다.이날 트로피를 쥔 파나히 감독은 “지금 중요한 건 이란의 자유”라며 “누구도 우리가 어떤 옷을 입어야 하고, 어떤 것은 해선 안 되는지를 지시할 수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상 소감에서 짐작할 수 있듯 파나히 감독은 이란 정부가 낙인찍은 대표적인 반체제 예술가 중 한 명이다. 정치개혁 운동에 참여하고 체제 비판적인 작품을 제작했다는 이유로 수감 생활과 가택 구금을 반복했다. 각본을 쓰거나 촬영할 수 없는 예술활동 금지와 출국 금지 처분까지 받은 그는 몰래 영화를 찍어 해외 영화제에 출품하는 식으로 활동을 이어왔다.이번 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된 ‘그저 하나
프랑스 남부 항구도시 칸에 자유의 바람이 세차게 불어닥쳤다. 2900여 편에 달하는 역대 최다 출품작이 쏟아진 올해 칸 국제영화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유로운 표현과 억압에 대한 저항이 영화예술의 바탕이라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12일의 여정 동안 정치·사회적 함의를 품은 발언들이 곳곳에서 쏟아진 가운데 칸은 가택구금과 창작금지령을 뚫고 나온 이란의 자파르 파나히(65) 감독에게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기며 영화제의 막을 내렸다.칸's PICK ‘그저 하나의 사고일 뿐’24일(현지시간)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8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파나히 감독의 ‘그저 하나의 사고일 뿐(It Was Just an Accident)’이 최고 작품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파나히 감독은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앙리 조르주 클루조, 로버트 알트만과 함께 베를린영화제(황금곰상), 베니스영화제(황금사자상), 칸 영화제까지 3대 영화제 최고상을 석권한 거장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이날 트로피를 쥔 파나히 감독은 “지금 중요한 건 이란의 자유”라며 “누구도 우리가 어떤 옷을 입어야 하고, 어떤 것은 해선 안 되는지를 지시할 수 없다”는 소감을 밝혔다. 수상소감에서 짐작할 수 있듯 파나히 감독은 이란 정부가 낙인찍은 대표적인 반체제 예술가 중 한 명이다. 정치개혁 운동에 참여하고, 체제 비판적인 작품을 만들었단 이유로 수감생활과 가택구금을 반복했다. 출국 금지, 예술활동 금지 처분까지 받은 그는 몰래 영화를 찍어 해외 영화제에 출품하는 식으로 활동을 이어왔다.파나히 감독은 수상 후 로이터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상을
‘막크레이씨(氏)한테서 항상(恒常) 귀지(貴紙)의 훌륭한 모습을 엿보고 든든히 생각(生覺)해오던 차(次) 청고(請稿)받으니 고맙습니다. 단(但), 제가 제 얘기 쓰기란 쑥스러워 동봉(同封)한 것과 여(如)히 됐으니 용서해 주십시요. 소생(小生)의 근황(近況)에 대(對)해서는 신문 부스럭지에 자세하니 필요(必要)하시면 초택(抄擇)하시사. 총총. 실례(失禮) 백남준(白南俊).’지금이야 ‘비디오 아트계의 조지 워싱턴’으로 불리지만, 57년 전 고국에서 그를 알아주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 시절 백남준은 그저 일본 도쿄와 독일 뮌헨을 거쳐 미국 뉴욕에서 예술을 찾아 헤매는 이방인이었다. 누구나 금의환향을 꿈꿨을 그 시절, 고향에서 자신을 찾는다는 소식이 얼마나 기뻤을까. 이런 백남준의 심정은 그가 1968년 월간 <공간> 8월호에 실린 친필 원고 ‘뉴욕 단상’과 함께 동봉한 이 짧은 악필 편지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인간’ 백남준을 알아가는 퍼즐 조각이 꼭 예술작품에만 있지는 않은 셈이다.스마트폰 메시지로 몇 초 만에 감정을 전할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예술가들은 수신인 하나를 위해 편지를 쓰고, 마음을 눌러 담고, 붓끝에 침묵을 얹었다. 서울 홍지동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오는 26일부터 열리는 기획전 ‘이만, 총총: 미술인의 편지’는 한국 현대미술의 열기가 들끓던 옛 시대의 잔향을 소환하는 전시다. 그림을 그리던 예술가들이 글을 통해 서로의 예술을 공유하고, 사상을 지지했던 모습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다.▶▶[관련 기사]김환기·김창열·박서보·이우환…거장들의 20년 '비밀 편지' 최초
국제 미술시장에서 중동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프리즈와 함께 양대 아트페어(미술품 장터)로 꼽히는 아트바젤이 카타르 상륙을 선언했고, 세계 최대 미술품 경매사 소더비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근 첫 경매를 열었다. 중동이 더 이상 ‘잠재력 있는 시장’이 아니라 ‘당장 선점해야 할 투자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아트바젤은 20일(현지시간) 카타르스포츠투자청(QSI)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내년부터 카타르 수도인 도하에서 ‘아트바젤 카타르’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노아 호로비츠 아트바젤 최고경영자(CEO)는 “국제 미술시장의 성장과 예술가에 대한 지속적 지원, 새로운 컬렉터 형성은 아트바젤의 핵심 사명”이라며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예술 생태계의 질적 도약을 목격했다”고 밝혔다.아트바젤 카타르는 내년 2월 도하의 문화역사지구인 므쉐이렙에 있는 문화공간 M7에서 열린다. 참여 갤러리는 50여 개다. 200개 안팎의 갤러리가 한데 모이는 아트바젤의 다른 아트페어를 고려하면 작은 규모인데, 침체된 업황 등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트바젤 측은 “중동 예술의 다양성을 경험하는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글로벌 미술시장은 이번 아트바젤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스위스 바젤(1970)에서 시작해 미국 마이애미(2002), 홍콩(2013), 프랑스 파리(2022)를 거쳐 아트바젤이라는 브랜드가 다섯 번째 도시로 도하를 선택한 결정에서 시장 흐름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국제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큰손’이 중동으로 향하는 건 아트바젤이 처음은 아니다. 크리스티와 함께 미술품경매 시장을 양분하는 소더비는 지난해 11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는 국제 미술시장의 판도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중동이 더 이상 ‘잠재력 있는 시장’이 아닌 당장 선점해야 할 ‘현실적 투자처’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프리즈와 함께 양대 아트페어로 꼽히는 아트바젤이 카타르 상륙을 선언했고, 세계 최대 미술품 경매사 소더비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근 첫 경매를 열었다. 구겐하임, 퐁피두센터 같은 유수의 미술관까지 사막 한 가운데에 둥지를 트는 등 세계 미술계가 ‘21세기 유전’으로 문화 권력을 제시한 중동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아트바젤은 20일(현지시간) 카타르스포츠투자청(QSI)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내년부터 카타르 수도인 도하에서 ‘아트바젤 카타르’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노아 호로비츠 아트바젤 최고경영자(CEO)는 “국제 미술시장의 성장과 예술가에 대한 지속적 지원, 새로운 컬렉터 형성은 아트바젤의 핵심 사명”이라며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예술 생태계의 질적 도약을 목격했다”고 밝혔다.아트바젤 카타르는 내년 2월 도하의 문화역사지구인 므쉐이렙에 위치한 문화공간 M7에서 열린다. 참여 갤러리 수는 50여개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 갤러리와 함께 지역 갤러리들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여개 안팎의 갤러리가 한 데 모이는 아트바젤의 다른 아트페어를 고려하면 작은 규모인데, 침체된 업황 등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트바젤 측은 “중동 예술의 다양성을 경험하는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아트바젤부터 소더비까지 “Go MENA”글로벌 미술시장은 이번 아트바젤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스위스 바
1965년 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는 한국 미술이 세계 현대 미술사라는 거대한 바다와 만난 전환점이었다. 김환기, 이응노, 김창열 등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이곳에서 소개됐다. 한국 미술의 잠재력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순간이다. “상파울루로 가자!”를 외친 당대 미술계를 대표하는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김병기(1916~2022)다. 1965년 제8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에서 국제 비엔날레 최초로 한국인 심사위원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 미술이 세계로 나아가는 물꼬를 텄기 때문이다.김병기는 한국 유화 1세대인 김찬영의 아들로 평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해방 후 서울대 미대 교수, 한국미술가협회 이사장 등으로 재직하며 행정가, 교육자, 비평가로서 한국 미술의 기틀을 잡았다. 한국의 독자적 미학을 찾아낸 김병기는 세계 무대에서 주눅 들지 않았다. 한국전 커미셔너로 참가한 상파울루 비엔날레에서 그는 한국이 과거 식민주의 시대에 묻힌 ‘조용한 아침의 나라’가 아니란 점을 전시 서문으로 선언했다.유승목 기자
“이전과 달리 관람객들이 작품과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교감하려 해요. 이런 경험이 만족감을 주고, 입소문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홍이지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거대한 조각상이 2030 미술 애호가의 심장을 두드렸다.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관에서 열리고 있는 ‘론 뮤익’전이 누적 관람객 21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한 달 새 하루 평균 5600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 속도라면 2016년 ‘이중섭, 백 년의 신화’, 2022년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을 넘어 미술관 역대 최고 흥행 전시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20일 국립현대미술관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개막한 ‘론 뮤익’전의 누적 관람객은 지난 18일 기준으로 21만4203명으로 집계됐다. 주말 평균 6777명, 주중 평균 5611명으로, 38일간 매일 평균 5600명이 다녀갔다. 지난해 주요 흥행 전시였던 사물전과 자수전의 일평균 관람객이 1800명 수준인 것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국립현대미술관도 내심 놀랍다는 눈치다. 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조각가인 론 뮤익(67)의 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이란 점에서 개막 전부터 주목받긴 했지만, 지금의 반응은 단순한 ‘해외 작가 소개’ 이상의 현상이란 것.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개막 당일부터 전시장 입구에서부터 긴 관람 대기 줄이 생기는 등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2030 홀린 시각적 충격전시 흥행의 견인차는 20~30대 젊은 관람객이다. 전체 관람객 연령 분포도를 보면 20대 45%, 30대 28%로 2030 세대가 73%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이다. 에코백, 엽서 등 전시 굿즈와 예상보다 일찍 완판돼 부랴부랴 2차 제작에 나서고, 출품작을 프린트한
어떤 색깔도 칠해지지 않은 순수하고 행복한 마음의 풍경. 이 한 폭의 그림을 동심(童心)이라고 부른다. 현실과 마주하다 보면 점점 잊혀가는 그것을 울긋불긋한 ‘꽃의 여왕’ 장미가 되살린다. 올해로 마흔 번째 생일을 맞은 에버랜드 장미축제 얘기다.장미축제를 요약하면 이렇다. ‘40년간 8000만 송이의 장미가 피고, 6000만 명이 찾은 축제.’ 에버랜드는 1976년 자연농원 간판을 달고 개장할 당시 장미원(로즈가든)에 3500그루의 장미를 심었고 10년 후 장미축제란 이름으로 국내 꽃축제의 서막을 열었다. DJ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와 같은 수많은 라디오 공개방송이 로즈가든에서 진행됐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부모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은 화사한 장미꽃밭을 거닐며 평생의 이야깃거리를 만들었다.이 아이들이 부모가 되고, 손주까지 볼 무렵이 돼서일까. 올해 장미축제는 예년과 사뭇 달라졌다. 마스코트 ‘사막여우 도나’가 그렇다. 테마파크 마스코트 특유의 개구쟁이 같은 모습 대신 300만 송이 장미가 만발한 비밀의 화원을 지키는 수호자 같은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로즈가든의 상징인 장미성은 세월의 흔적을 벗고 유럽 르네상스풍 궁전이 됐다. 장미축제의 스토리에 예술 콘텐츠를 결합한 시도다.이 변신에 힘을 보탠 건 세밀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이름을 알린 다리아 송(송지혜) 작가(사진). 럭셔리 브랜드 디올이 야심 차게 선보인 콘셉트 스토어 ‘디올성수’의 독특한 일러스트로 잘 알려진 그가 6개월을 매달려 만들었다. 지난 12일 만난 그는 어딘가 ‘어른아이’ 같아진 로즈가든에서 동심을 강조했다.“어른이 돼서도 어린 시절 느낀 행
2018년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한 전시가 열렸다. 기하학적 조형미와 풍성한 색채가 돋보이는 꽃처럼 생긴 작품들이 관람객을 매료했다.재밌는 건 미술 애호가도 전시의 주인공이 누군지 몰랐다는 점이다. 힐마 아프 클린트(1862~1944·사진)라는 이름을 두고 혜성처럼 나타난 신예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실은 그가 현대 추상화의 물꼬를 튼 예술가란 사실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클린트는 스웨덴 솔나시에서 태어나 스톡홀름 왕립 미술 아카데미에서 그림을 배웠다. 그는 당대 화풍을 벗어나 보이지 않는 세계를 탐구했고, 화폭에 옮겨 담았다. 1906년 선보인 ‘원시적 혼돈’ 연작은 칸딘스키, 몬드리안 작품보다 수 년 앞서 탄생한 첫 유럽식 추상화였다.클린트는 1000점에 가까운 작품을 남겼지만 평생 화단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클린트의 화업은 2010년대 들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그의 작품이 오는 7월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아시아 첫 순회전을 통해 국내 관람객과 만난다.유승목 기자
정부가 비공개로 진행돼 온 주요 국립예술단체장 선발 과정을 투명하게 바꾼다. 또 중장기로 이뤄지는 공연·전시 기획의 특성을 고려해 단체장 임기 만료 1년 전부터 후임자 선임 절차를 시작하는 ‘사전 선임제도’를 새롭게 도입한다.다만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민감한 인사 정책을 개편하는 것을 두고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인사 투명성을 높이는 취지인 만큼, 차기 정부도 공감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용호성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은 15일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개 모집, 공개 검증, 사전 선임을 골자로 한 ‘공연예술 정책’을 발표했다. 용 차관은 “국립예술단체장 선발 과정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역할 수행을 위한 준비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인선 절차를 개편한다”고 밝혔다.예술단체장 공개오디션…“검증 확실하게”우선 주요 단체장 선발을 오디션 형식으로 바꾼다. 그간 국립예술단체장 인선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없던 데다, 선임 과정이 비공개로 이뤄져 절차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공연계의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용 차관은 “단체장 선임 과정을 궁금해하거나, 그 배경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례가 많았다”면서 “공개 모집을 통해 이런 문제들이 사전에 걸러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국립국악원장 선임을 두고 벌어진 갈등이 대표적 사례다. 전임 김영운 원장의 퇴임 후 반년 이상 공석이던 국악원장 자리에 올해 초 유병채 문체부 국민소통실장이 내정됐단 소식이 들리자 국악계가 반발한 것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는 글로벌 미술시장의 최근 분위기는 ‘비관과 낙관의 교차’로 요약된다. 한쪽에선 회복을 확신한 활발한 매입이 일어나는 동시에 다른 한쪽에선 ‘저점 매수’를 노린 신중한 거래만 이뤄진다. 5월을 맞아 ‘아트위크’를 펼친 미국 뉴욕과 한국 부산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현대미술의 중심 뉴욕에서 열린 ‘프리즈 뉴욕’은 굵직한 거래로 회복의 온기가 역력했지만, 부산에서 개최된 ‘아트부산’은 거래의 활기보단 관망의 기류가 짙었다.세계 미술시장 점유율의 절반 가까이(43%)를 차지하는 미국에서도 금융과 문화 중심지인 뉴욕을 부산과 단순 비교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아트페어 위상 차도 크다. 하지만 한국 미술시장 한 해 농사의 성패를 가늠하는 바로미터 중 하나가 아트부산인 만큼, 글로벌 시장 분위기와 빗대볼 필요는 있다. 관세전쟁과 경기둔화, 지정학적 불안 등 정치·경제적 긴장 속에서도 수백만 달러의 작품이 단숨에 팔려나가는 등 세계 미술시장이 속도를 내는 사이, 한국은 다시 한번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란 점에서다.불황에 숨죽인 아트부산지난 8~11일 부산 우동 벡스코에서 열린 ‘아트부산 2025’은 하락 사이클에 접어든 한국 미술시장의 가라앉은 분위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나흘간 이어진 행사를 찾은 방문객은 총 6만 명으로 집계됐다. 한창 호황기였던 2022년(약 10만2000명)과 비교해 41%가량 감소했고, 작년(약 7만 명)과 비교해도 1만 명가량 줄었다. 판매 총액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지난해보다 부진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지난 8일 VIP프리뷰는 발 디딜 틈 없던 예년과 달리 오후
누구나 한 번쯤 맞이하는 인생의 ‘결정적 순간’이 있다. 작가 정수경은 10년 전 한 대나무 숲에서 ‘예술적 세례’를 경험했다. 숲에서 맞닥뜨린 어떤 소리는 간절히 찾아 헤매던 예술세계의 실마리를 던졌다. 그 소리는 산자락을 한 바퀴 돌아 나온 한 줄기의 바람이 낸 것이다. 시간의 능선을 거슬러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할 만큼, 상쾌한 날 것의 내음을 풍긴 이 바람은 ‘자연의 언어’를 찾아보라고 속삭였다. 그가 자연에서 영성(靈性)을 찾는 작품을 그리게 된 이유다.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오는 14일부터 열리는 정수경의 개인전 ‘스며들다 떠오르다’는 작가가 치열하게 생명을 이어가는 자연의 존재들을 탐미한 끝에 찾아낸 아름다움을 펼쳐낸 전시다. 대숲과 바람에서 영감 받은 400호 크기의 대작 ‘청음(淸音)’을 비롯해 떨어진 꽃 잎 위로 또 다른 꽃 잎이 지며 쳇바퀴처럼 흘러가는 계절의 순환을 그려낸 ‘피어나다’와 ‘떠오르다’ 연작, 별을 소재 삼은 근작 ‘아니마(Anima)’ 등 30여점이 걸린다.캔버스 바닥에 놓고 물감을 떨어뜨리는 작가 특유의 드리핑 방식이 돋보인다. 캔버스에 붓으로 물감을 흩뿌리는 반복적 행위는 작가가 만났던 바람과 닮았기 때문이다. 드리핑만의 듬성한 공간창출에서 바람이 내는 미세한 소리가 어우러진다. 꽃에서 꽃으로 나비가 팔랑대며 날아가는 모습이나, 들판에 홀로 고고하게 서 있는 매화가 떠오르는 그림들은 봄이 찾아온 5월과 잘 어울린다. 전시는 6월2일까지.유승목 기자
미술관은 조화롭지 못한 공간이다. 정숙한 분위기 속 벽에 걸린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객 대다수가 젊은 비장애인이란 점에서다. 나이 든 관람객은 만나기 어렵고, 휠체어나 안내견은 더욱 드물다. 이유는 간단하다. 회화와 조각, 사진, 미디어아트로 대표되는 미술이 ‘시각예술(Visual arts)’에 속하기 때문이다. ‘보는 감각’을 담보하지 않았다면, 관람은 어려워진다. 감각의 장벽은 곧 진입의 장벽이 되고, 전시장은 자연스럽게 일부만을 위한 공간이 된다.‘모두를 위한 미술’이 가능할까. 누군가는 아름다움을 느낄 기회조차 박탈당한 건 아닐까. 부산 하단동 을숙도에 자리잡은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 ‘열 개의 눈’은 이런 불합리한 구조에 질문을 던지는 데서 출발한다. 보이지 않거나 들을 수 없는 사람, 나이 들어 걷거나 인지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의 입장에서 전시를 구성했다. 미술은 물론 공연, 클래식 등 글로벌 예술계 전반에서 화두가 된 ‘배리어프리’ 전시로 2년간 사전 기획을 거쳐 선보였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강승완 부산현대미술관장은 이렇게 밝혔다.“미술관이 ‘시청각 장애인이나 시니어에게 열려 있었는가’라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답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선천적 장애뿐 아니라 노화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에 따른 후천적 장애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이죠. 특히 부산이 전국 광역시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도시란 점에서 깊게 생각해볼 문제였습니다.”전시장은 시각 외 감각으로 감상 방식을 확장하는 실험 공간으로 바뀌었다. 이 중 정연두의 2014년 작 ‘와일드 구스
서양에 에메랄드가 있다면 동양엔 옥(玉)이 있다. ‘군자는 반드시 옥을 찬다(君子必佩玉)’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옥은 오랜 세월 순결과 온유, 고귀함의 상징으로 사랑받았다. 완전무결한 상태를 나타내는 말로 ‘완벽(完璧·흠 없는 옥구슬)’이란 말이 쓰이고, 진시황제가 옥을 깎아 만든 도장으로 임금의 권위를 나타낸 건 이런 이유에서다.조선 왕실에서도 ‘궁중옥’이라 불렸던 귀한 옥이 있었다. 세종대왕 시기에 활약한 조선 최고의 음악가 박연의 ‘남양옥(南陽玉)’이다. 옥에서 어찌나 맑고 청아한 소리가 나는지 세종은 악기로 만들라는 명을 내렸고, 박연은 타악기인 편경을 제작해 소리를 냈다고 한다. 이후로도 남양옥은 왕실을 대표하는 옥으로 옥새, 어책 등을 만드는 데 쓰였다.조선왕실의 얼이 담긴 궁중옥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재동 코너갤러리와 북촌한옥마을의 문화공간 가회헌에서 열리는 옥공예가 서지민 서울산업대 명예교수의 ‘푸르를녹 빛날옥’이다. 한국 장신구사, 문양사 전문가인 서 작가는 궁중옥의 대가로 불리며 ‘한국적 미학’을 후학에게 알리는 작업에 매진 해왔다.어린 시절 어머니의 옥비녀와 옥가락지에 매료된 서 작가는 사학과 고대보석을 연구하며 옥 공예가로 활동해왔다. 옥을 다듬는 데 평생을 바친 서 작가가 임금의 식사를 책임지던 식의(食醫)로 박연에게 남양옥의 아름다움을 전해준 것으로 전해지는 서하의 후손이란 점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서 작가가 궁중옥을 연구하며 바친 90년의 삶을 되돌아보는 이번 전시에선 작가가 직접 엄선한 옥도장과 노리개 등 120여 점을 선보인다.
“주말까진 기다려 봐야죠. 좋은 작품엔 분명 관심을 보이고 구매 문의도 적지 않지만, 판매 속도는 확실히 더디네요.”지난 8일 부산 우동 벡스코에서 VIP 프리뷰(사전관람)로 막을 올린 아트부산에선 하락 사이클에 접어든 한국 미술시장의 가라앉은 분위기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컬렉터들은 작품 앞에 오래 머물렀지만, 지갑은 쉽사리 열지 않았다. 한풀 꺾인 미술시장 투자 열기를 보여주듯 컬렉터들은 “살 만한 작품들이 있긴 하지만, 지금 사야 할 타이밍인지는 다른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부산이 대구와 함께 미술 컬렉션 전통이 탄탄하다고 잘 알려진 만큼, 이날 전시장엔 적잖은 방문객이 모였다. 대형 갤러리 부스는 작품을 관람하거나 구매를 문의하는 사람들로 북적이기도 했다. 하지만 3~4시간이 지나자 관람객 대다수가 빠져나갔고, 전시장은 금세 한적해졌다. 발 디딜 틈 없던 예년과 사뭇 다른 광경이었지만 갤러리들은 예상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국내 갤러리 관계자는 “좋지 않은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말했다.구매열기도 예전 같지 않았다. ‘판매 완료’를 알리는 작품 옆 빨간딱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구매 문의가 적은 건 아니었지만, 판매로 이어지진 않았다. 경기 침체와 정치적 긴장 등 대내외적 악재로 작품 구매가 신중해졌다는 뜻이다. 가나아트 관계자는 “구매 문의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홀드(구매 대기) 된 작품들도 있다”면서 “주말에 판매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다만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블루칩’ 작가들의 인기는 여전했다. 시장 사이클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데다,
부산을 단지 수많은 컨테이너 물류가 오가는 ‘항만도시’로만 생각한다면 절반만 알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영화제(부산국제영화제)가 펼쳐지고, 각종 비엔날레(부산비엔날레·바다미술제)가 열리는 부산은 컨템퍼러리(동시대) 예술의 조류가 들고나는 어엿한 ‘미감(美感)의 도시’다.5월에 접어든 부산은 조금 더 특별해진다. 부산을 대표하는 미술장터 아트부산을 통해 아시아 미술시장의 흐름을 짚는 안목(眼目)을 제대로 기를 수 있어서다. 올해는 도시 곳곳에서 열리는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루프랩’까지 더해져 바다를 따라 흐르는 감각의 해안을 완전히 다시 그리고 있다.“예술과 함께” 열네 번째 아트부산8일 부산 우동 벡스코에서 VIP 프리뷰와 함께 막을 올린 아트부산은 상반기 국내 최대 아트페어다. 다시 말하면 ‘큰손’ 수집가들의 눈이 쏠리는 9월 아시아 최대 미술장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프리즈 서울에 앞서 벌어지는 전초전이자, 올 한 해 미술 농사의 성패를 가늠해 보는 바로미터인 셈. 유력 갤러리들이 간판 화가부터 독창적 시선이 돋보이는 신진 작가까지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라인업을 펼쳐낸 이유다.사실 올해 아트부산을 바라보는 미술계 안팎의 시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미술시장도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데다, 국내 소비자들도 지갑을 닫는 게 ‘뉴노멀’이 됐기 때문이다. 올해 아트부산은 ‘More with Art’(예술과 함께)라는 슬로건을 내세웠지만, 2023년(22개국 145개 갤러리)과 지난해(20개국 129개 갤러리)보다 줄어든 17개국 109개 갤러리가 참여하는 데 그쳤다.다만 흐렸던
부산과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여러모로 닮았다. 각 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데다 다국적 컨테이너가 오가는 항만부터 관광객이 찾는 해수욕장까지 바다가 발전의 원동력이다.닮은꼴인 부산과 바르셀로나의 공통점이 또 하나 생겼다. 바르셀로나에서 선보여온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축제 ‘루프(Loop) 페스티벌’이 ‘루프랩 부산’이라는 이름으로 열리면서다. 지금 부산은 어딜 가나 번쩍이는 예술의 도시. 아트부산과 함께 들러야 할 장소를 짚어 봤다.루프랩은 4월부터 6월까지 부산 전역에서 펼쳐진다. 미디어아트라는 ‘고리(Loop)’에 서로를 엮은 것처럼 공립 미술관부터 상업화랑, 대안공간까지 서로 섞이지 않을 것 같은 곳들이 서로 연대했다는 점이 흥미롭다.루프랩은 26개 공간에서 진행 중이다. 눈여겨볼 곳은 아트부산이 열리는 벡스코 인근 부산시립미술관의 야외 조각공원. ‘디지털 서브컬처’라는 이름으로 28개국 45명의 크리에이터가 만든 영상 작품이 LED 디스플레이로 상영되는데, 미디어아트의 본질을 꿰뚫는다. 서진석 부산시립미술관장은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시대”라며 “고급예술과 서브컬처의 경계를 지우는 시도”라고 설명했다.옛 부산시장 관사였다가 복합문화공간으로 쓰이는 남천동 도모헌에선 ‘무빙 온 아시아’란 이름으로 보다 정석적인 미디어아트 전시를 열고 있다. 아시아 예술가 27명의 작품을 선보이는데, 영화의전당에서도 같은 전시를 만날 수 있다. 망미동 복합문화공간 F1963에선 ‘미디어아트 선구자’ 토니 아워슬러의 아시아 첫 개인전이 펼쳐진다.부산을 대표하는 상업화랑에선 거장들의 전시가
어떤 음악에선 울고, 어떤 술에선 말을 잃는다. 블루스를 들으며 들이켜는 버번위스키 한 잔을 떠올린다면 단박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19세기 미국 남부 옥수수밭에서 일하던 흑인들 삶의 애환을 녹인 게 블루스라면, 켄터키 옥수수 증류주인 버번의 달고 진한 맛은 살아가는 고통을 견딜 수 있게 마음을 데워준다. 뉴올리언스의 블루스 클럽이나 재즈 바 무대에 선 뮤지션을 떠올릴 때 그 모습이 ‘한 손엔 마이크, 다른 손엔 버번’인 건 그런 이유에서다.콘트라베이스부터 보컬, 색소폰, 오르간, 드럼까지 다섯 명의 뮤지션이 합주를 이어간다. 12마디 구성 속 느릿하고 느슨한 블루스 연주로 어떤 가슴 아픈 사연을 토해낸다. 그런데 어딘가 이상하다. 여기저기 둘러봐도 버번이 없다. 합주 영상이 걸린 기둥을 바라보는 벽엔 대뜸 흰 곰팡이 핀 메주 사진이 줄줄이 걸려 있다. 메주는 위스키보단 발효의 섭리로 완성되는 막걸리와 가깝다. 그러고 보니 정말로 연주자들의 영상 옆에 막걸리가 발효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있다.블루스와 막걸리의 페어링. 부산 망미동 복합문화공간 F1964에 자리 잡은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열린 정연두(56) 개인전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의 풍경이다. 우리 상식 속 막걸리는 한국인의 리듬이고 버번은 흑인 음악의 증류된 기억이다. 어떤 피치 못할 일이 있었길래 블루스와 메주, 막걸리를 한 장소에 묶어 놨을까.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정연두는 이렇게 답했다.“세상 모든 게 썩어 없어진다고만 생각하면 얼마나 삭막하겠어요. 가끔은 상큼한 향을 내는 알코올로 되살아난다는 게 막걸리의 매력이죠. 블루스도 흥겨워서 만든 음악은 아니지
지난달 30일부터 열리고 있는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은 라두 주데 감독의 루마니아 영화 ‘콘티넨탈 ’25’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각본상)을 받은 작품이다.루마니아 제2 도시인 클루지에서 집행관으로 일하는 여성 오르솔랴(에스테르 톰파 분)는 건물 보일러실을 무단 점거한 노숙자를 퇴거시킨 직후 그의 자살을 목격한다. 오르솔랴는 ‘집행관 때문에 불쌍한 노숙자가 내몰렸다’는 자극적인 헤드라인으로 언론의 희생양이 된다. 헝가리계 이민자인 오르솔랴는 “너희 나라로 꺼지라”는 인종차별적 악성 댓글에 시달린다.오르솔랴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사람과 소통한다. 남편과 엄마, 친구, 옛 제자, 성직자를 만난다. 비록 법적으론 노숙자의 죽음에 책임이 없지만, 도덕적 책임은 다른 문제다.오르솔랴는 사람들과 만날 때마다 “불쌍한 노숙자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고 사회적 책임을 느낀다”고 얘기하며 슬픔에 잠긴다. 그렇다면 그는 착한 사람일까. 사실 오르솔랴는 위선적이다. 이미 세상을 뜬 노숙자를 현실로 불러내 자신의 죄책감을 덜어내고 “묘비에 꽃이라도 놔야겠다”면서도 정작 그가 묻힌 무연고자 묘지는 찾아가지 않는다. 10여 년 만에 만난 제자에게 힘들다고 털어놓더니 덜컥 불륜을 저지른다. 노숙자의 마지막 순간은 오르솔랴의 자기 위로를 위해 소비될 뿐이다.오르솔랴와 만난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를 위로한다. 하지만 어딘가 불편하다. 그의 심경을 진심으로 헤아리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남편은 힘들어하는 아내가 여행에 동참하지 못할 것 같다는 데 실망하고, 엄마는 헝가리와 루마니아의
어떤 음악에선 울고, 어떤 술에선 말을 잃는다. 블루스를 들으며 들이키는 버번 위스키 한 잔을 떠올린다면 단박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19세기 미국 남부 옥수수밭에서 일하던 흑인들의 삶의 애환을 녹인 게 블루스라면, 켄터키의 옥수수 증류주인 버번의 달고 진한 맛은 살아가는 고통을 견딜 수 있게 마음을 데워준다. ‘한 손엔 마이크, 다른 손엔 버번’이 흔히 뉴올리언스의 블루스 클럽이나 재즈 바 무대에 선 뮤지션을 떠올릴 때의 모습인 건 이런 이유에서다.콘트라베이스부터 보컬, 색소폰, 오르간, 드럼까지 다섯 명의 뮤지션이 합주를 이어간다. 12마디 구성 속 느릿하고 느슨한 블루스 연주로 어떤 가슴 아픈 사연을 토해낸다. 그런데 어딘가 이상하다. 여기저기 둘러봐도 버번이 없다. 합주 영상이 걸린 기둥을 바라보는 벽엔 대뜸 흰 곰팡이 핀 메주 사진이 줄줄이 걸려 있다. 메주는 위스키보단 쌀이나 밀로 만든 누룩이 일으키는 발효의 섭리로 완성되는 막걸리와 가깝다. 그러고 보니 정말로 연주자들의 영상 옆에 막걸리가 발효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있다.블루스와 막걸리의 페어링. 부산 망미동의 복합문화공간 F1964에 자리 잡은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벌어지는 정연두(56) 개인전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의 풍경이다. 우리 상식 속 막걸리는 한국인의 리듬이고, 버번은 흑인 음악의 증류된 기억이다. 어떤 피치 못 할 일이 있었길래 블루스와 메주, 막걸리를 한 장소에 묶어 놨을까.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정연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세상 모든 게 썩어 없어진다고만 생각하면 얼마나 삭막하겠어요. 가끔은 상큼한 향을 내는 알코올로 되살아난
전주국제영화제의 성격은 분명하다. 이념과 철학부터 형식까지 사고의 한계를 넘어서는 ‘영화적 대안’을 표방해 온 전주는 언제나 쉽게 소비되지 않는 작품을 선보여 왔다. 지난 25년간 영화제는 늘 관객을 ‘보는 자’가 아닌 ‘응답하는 자’로 만드는 작품을 골라 스크린에 걸었다.지난달 30일부터 열리고 있는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도 ‘대안 정신’을 들고 나왔다. 열흘 간 상영되는 224편의 초청작 중에서도 이런 영화제의 정체성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건 개막작인 라두 주데 감독의 ‘콘티넨탈 ’25’다.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각본상)을 받았다는 명성을 지우고도 영화의 작품성은 전주영화제의 포문을 여는 개막작으로 손색이 없다. 영화제가 오랜 시간 지키려 했던 작가주의적 탐구와 사회적 메시지, 형식적 실험이라는 삼박자를 충족하기 때문이다.영화의 얼개는 이렇다. 루마니아 제2의 도시인 클루지에서 집행관으로 일하는 여성 오르솔랴(에스테르 톰파)의 트라우마 극복기. 건물 보일러실을 무단 점거 중이던 노숙자를 퇴거시킨 직후 그의 자살을 목격한 오르솔랴는 며칠간 주변 사람들을 만나 개인의 도덕적 위기와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헤쳐 나갈 방법을 고심한다.영화는 쉽게 피부에 와닿는 몇 가지 정치적 구호를 담고 있다. 콘티넨탈이라는 이름의 부티크 호텔로 재건축될 아파트에서 쫓겨나는 노숙자는 왕년에 동구권에서 잘 나가는 국가대표 체육인이었다. 하지만 사회적 돌봄의 사각지대에서 머물며 노숙자로 전락한, 신자유주의적 질서에 편입되지 못한 약자다.오르솔랴는 늘 상냥하지만, 결국 이런 자본의 횡포
토토사이트 추천신문이 고품격 문화예술 월간지 아르떼 매거진 창간 1주년을 기념해 정기구독 독자를 대상으로 특별 이벤트를 마련했습니다. 아르떼 매거진 정기구독을 신규로 신청하거나 연장하는 독자에게 클래식 공연부터 전시, 도서까지 삶에 영감을 주는 특별한 예술 경험을 제공합니다.먼저 한국 대표 민간 오케스트라로 손꼽히는 한경아르떼필하모닉 공연 초대권을 드립니다. 선착순 500명이 대상이며 오는 6월 이후 열리는 공연 4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예술 분야 도서 베스트셀러인 <명화의 발견, 그때 그 사람> <황금빛을 그린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욕망을 그린 화가, 에곤 실레> 중 한 권을 선착순 500명에게 나눠줍니다.한경미디어그룹이 진행하는 다양한 고급 예술·스포츠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정기구독 회원 전원에게 아르떼 문화예술 강연의 10% 할인 혜택과 ‘나이트 뮤지엄’ 우선 응모 권한을 제공합니다. 나이트 뮤지엄은 미술관이 문을 닫은 저녁 시간에 주요 미술관의 걸작을 전문 해설사 설명과 함께 호젓하게 관람하는 행사로, 예술 애호가에게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또 정기구독 신청자 1000명에게 한경미디어그룹 주최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한경 레이디스컵’(8월 21~24일) ‘상상인 와우넷 오픈’(10월 16~19일) 중 한 곳을 갈 수 있는 입장권 각 2장을 선물합니다.정기구독 연장 독자만을 위한 특별 혜택도 마련했습니다. 세계 최정상급 악단인 오스트리아 빈필하모닉과 로열콘세르트헤바우(RCO) 내한 공연의 R석 초대권을 추첨을 통해 공연마다 두 명에게 두 장씩 지급합니다. 미술 분야에서도 블록버스터급
토토사이트 추천신문이 고품격 문화예술 월간지 아르떼 매거진 창간 1주년을 기념해 정기구독 독자들을 대상으로 특별 이벤트를 마련했습니다. 아르떼 매거진 정기구독을 신규로 신청하거나 연장하는 독자들에게 클래식 공연부터 전시, 도서까지 삶에 영감을 주는 특별한 예술적 경험을 제공합니다. 먼저 한국 대표 민간 오케스트라로 손꼽히는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의 공연 초대권을 드립니다. 선착순 500명이 대상이며 오는 6월 이후 열리는 4개 공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예술 분야 도서 베스트셀러인 <명화의 발견, 그때 그 사람>, <황금빛을 그린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욕망을 그린 화가, 에곤 실레> 중 한 권을 선착순 500명에게 나눠줍니다. 공연 초대권과 도서 증정 혜택은 중복 제공하지 않습니다. 한경미디어그룹이 진행하는 다양한 고급 예술·스포츠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정기구독 회원 전원에게 아르떼가 주최하는 문화예술 강연의 10% 할인 혜택과 ‘나이트 뮤지엄’ 우선 응모 권한을 제공합니다. 나이트 뮤지엄은 미술관이 문을 닫은 저녁 시간에 주요 미술관의 걸작을&n
황금종려상(칸), 황금사자상(베니스), 황금곰상(베를린) 등 세계 3대 영화제 하면 떠오르는 상징은 경쟁 부문에 오른 최고 작품에 수여하는 트로피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 시상식인 아카데미는 상의 이름인 ‘오스카’로 더 잘 알려져 있다.해운대 백사장에서 시작해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 거듭난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올해부터 영화제를 상징하는 ‘부산어워드 대상’을 만들고 경쟁 영화제로 전환한다. 개최 30주년을 맞아 그간 지켜온 비경쟁 영화제 정체성을 벗어나기로 했다.BIFF 조직위원회는 29일 부산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영화제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박광수 BIFF 이사장은 “아시아에서 최고 영화가 무엇인지 평가할 수 있는 위치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올해 9월 17~26일 열리는 BIFF에서 경쟁 부문이 새롭게 신설된다. 가장 뛰어난 미학적 성취를 이룬 작품에 주는 대상을 비롯해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등 5개 부문에서 시상한다. 아시아 지역에서 제작한 영화 중 BIFF에서 작품을 처음 공개하는 월드 프리미어 출품작 14편 내외를 심사를 거쳐 후보로 올린다. 극장 개봉작뿐 아니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개작도 선정 대상이다.신예 감독의 작품을 상영해 젊은 아시아 영화인의 등용문으로 꼽히던 BIFF의 대표 프로그램 ‘뉴 커런츠’도 경쟁 부문에 흡수된다. BIFF는 경쟁 부문에서 상영되는 데뷔작 감독 작품을 대상으로 별도 심사를 통해 ‘뉴 커런츠상’을 수여한다.BIFF는 경쟁 영화제 전환을 계기로 올해 행사 규모를 키우기로 했다. 지난해 224편이었던 공식 초청작을 올해는 240여 편으
황금종려상(칸), 황금사자상(베니스), 황금곰상(베를린)까지 세계 3대 영화제하면 떠오르는 상징은 폐막식에서 경쟁부문에 오른 최고 작품에 수여되는 트로피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 시상식인 아카데미는 상의 이름인 ‘오스카’로 더 잘 알려져 있을 정도다.해운대 백사장에서 시작해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 거듭난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올해부터 영화제를 상징하는 ‘부산어워드대상’을 새로 만든다. 개최 30주년을 맞아 그간 지켜온 비경쟁영화제 정체성을 벗어나 경쟁영화제 전환을 결정하면서다. 극장 개봉작부터 OTT 공개작까지 한 해를 대표하는 아시아 최고 영화가 폐막작으로 대미를 장식한다.BIFF 조직위원회는 29일 부산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영화제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박광수 BIFF 이사장은 “30년간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제로 성장하며 쌓아 온 정보와 네트워크가 충분한 만큼 아시아에서 최고 영화가 무엇인지 평가할 수 있는 위치가 됐다고 판단했다”며 “아시아 정체성을 짚으면서 글로벌 영화제로 발돋움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올해 9월 열리는 BIFF에선 칸 영화제처럼 경쟁 부문이 새롭게 신설된다. 가장 뛰어난 미학적 성취를 이룬 작품에 주는 대상을 비롯해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등 5개 부문에서 시상한다. 아시아 지역에서 제작된 영화 중 BIFF에서 작품을 처음 공개하는 월드 프리미어 출품작 14편 내외를 심사를 통해 후보로 올린다. 정한석 BIFF 집행위원장은 “아시아 최고 작품을 선정한다는 게 기본적인 경쟁부문 선정 기준”이라며 “극
기자를 구독하려면
로그인하세요.
유승목 기자를 더 이상
구독하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