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전 세계 발레단이 주목한 한국의 발레리나가 있었다. 스위스 로잔 콩쿠르에서 3위(여성 중 1위)를 차지한 박상원(21·사진)이다. 당시 공동 1등이 주니어 발레리노였기 때문에 발레단에 입단할 수 있는 무용수 중에선 그가 가장 높은 등수였다. 콩쿠르 파이널 무대가 끝난 직후 커튼이 닫히자마자 네덜란드국립발레단 관계자가 달려왔다. 바로 입단 계약을 하자고 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진학을 앞두고 등록금을 낸 상태였지만 하루빨리 프로 무대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몰려왔다. 그해 박상원은 네덜란드국립발레단 주니어컴퍼니로 입단했다.박상원이 2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다. 다음달 26~27일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발레스타즈’ 갈라 공연 무대에서 ‘지젤 2막 파드되’를 선보인다. 그는 최근 토토사이트 추천신문 아르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젤 2막 파드되는 첫 도전인 데다 오랜만에 서는 한국 무대여서 설레고 소중하다”고 말했다.통상 주니어컴퍼니에서 2년을 거친 뒤 정단원이 되지만 박상원은 1년 만에 네덜란드국립발레단 정단원이 됐다. 올해 4월 정단원이 된다는 소식은 지난 연말 ‘호두까기 인형’을 준비할 때 일찌감치 예술감독에게 전해 들었다고. 박상원은 “발레단이 수도 없이 공연을 올리고, 한 무용수당 보통 대여섯 개 작품의 안무를 익히도록 한다”며 “이 도전적인 과정이 정말 좋다”고 했다.네덜란드행도 7개월 만에, 예중 입시도 7개월 만에 해치운 저력이 있어서일까. 그의 발레에 대한 집중력은 어마어마하다. 전화 인터뷰를 한 날에도 연습실에서 10개 작품의 안무를 익혔다고 했다. “오늘은 ‘라 바야데르’
1941년 아돌프 히틀러가 이끄는 독일군의 레닌그라드 포위는 서양 역사상 가장 길고 파괴적인 포위전이었다. 2년 반 동안 굶주림, 폭격, 추위로 백만 명이 넘는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히틀러 나치의 침략군과 스탈린의 소비에트 독재로부터 압박을 받은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는 용기를 내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를 작곡한다. 이 곡은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세계로 전달돼 연주되면서 전쟁의 참상을 알렸고 연합국 동맹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클래식과 전쟁사> 속 문장을 읽다 보면 쇼스타코비치가 남긴 명곡을 듣고 싶어진다. 책 귀퉁이에 마련된 QR코드는 이 음악을 바로 들을 수 있어 유용하다.전쟁사를 읽으며 클래식 음악을 듣는 책 <클래식과 전쟁사>는 중세시대, 르네상스, 바로크,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인상파 음악가들이 남긴 전쟁과 관련한 곡을 소개한다. 중세부터 20세기 초반까지 교향곡과 소나타, 협주곡,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이 이 책에 담겼다. 11세기 십자군 전쟁부터 20세기 제2차 세계대전까지 세계 주요 전쟁사를 다루면서 작곡가의 상황과 심정을 전달하고 초연 악보를 싣는 데도 충실을 기한 책이다. 평생을 군에서 보낸 저자 서천규는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전쟁이 발생하게 된 전후 사정과 작전 계획, 전투 장면도 사료로 활용했다.실제로 잔혹한 전쟁은 수많은 예술적 영감의 요람이기도 하다. 삶과 죽음의 기로에 놓인 사람들, 전쟁통에도 인간에 대한 존엄을 지키는 사람들, 인간 본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현장 등은 예술가에게 호기심을 자극하고 탐구심을 불어넣는 데 탁월한 소재여서다. 승리의 찬가, 전쟁의 참상 속에서 생명과 가족애, 희
모리스 라벨은 1920~1930년대 프랑스를 대표하는 최고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지휘자다. 그는 ‘오케스트레이션(악기의 음색과 기능을 고려해 정교하게 조합하는 과정)의 천재’로 불렸다.1875년 프랑스 바스크 지방 시부르에서 태어난 라벨은 프랑스 내 최고 음악 교육기관인 파리음악원에 열네 살 때 입학했다. 재학 중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과 ‘현악 4중주곡 바장조’를 발표했다. 그가 남긴 가장 유명한 작품은 ‘볼레로’(1928)다. 발전부 없이 끝까지 선율이 반복되는 독창적인 작품이다. 동일한 선율이 반복되는 가운데 오케스트라 악기가 하나씩 더해지며 음향이 점점 고조되고, 마침내 절정에 이르는 독특한 구조다. 탁월한 오케스트레이션 능력을 발휘하는 그의 장점이 잘 드러난다.라벨은 영감이 떠오를 때까지 천천히 작업하는 작곡가였다. 교향악은 한 곡도 작곡하지 않았다. 그러나 라벨의 피아노곡, 실내악, 2개의 피아노 협주곡 등이 클래식 공연은 물론 발레,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에서 오늘날까지 연주된다는 것은 그의 곡이 불멸의 생명력을 지녔음을 증명한다.이해원 기자
1941년 아돌프 히틀러의 독일군의 레닌그라드 포위는, 서양 역사상 가장 길고 파괴적인 포위전이었다. 2년 반동안 굶주림, 폭격, 추위로 백만명이 넘는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히틀러 나치의 침략군과 스탈린의 소비에트 독재로부터 압박을 받은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는 용기를 내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를 작곡한다. 이 곡은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세계로 전달돼 연주되면서 전쟁의 참상을 알렸고 연합국의 동맹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책 <클래식과 전쟁사> 속 문장을 읽다보면 쇼스타코비치가 남긴 명곡을 듣고 싶어진다. 책 귀퉁이에 마련된 QR코드는 이 음악을 바로 들을 수 있어 유용하다.전쟁사를 읽으며 클래식 음악을 듣는 책 <클래식과 전쟁사>는 중세시대, 르네상스, 바로크,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인상파 음악가들이 남긴 전쟁과 관련된 곡을 소개한다. 중세부터 20세기 초반까지 교향곡과 소나타, 협주곡과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이 이 책에 담겼다. 11세기 십자군 전쟁부터 20세기 제2차 세계대전까지 세계의 주요 전쟁사를 다루면서 작곡가의 상황과 심정을 전달하고 초연 악보를 싣는 데에도&nbs
헤르타 뮐러는 2009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루마니아 태생 독일 소설가이자 시인, 수필가다. 1953년 루마니아의 독일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조부는 루마니아 공산주의 정권 아래 사유재산을 빼앗기고 어머니는 독일계라는 이유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련연합의 수용소에서 강제노동을 했다.뮐러는 대학 졸업 후 1976년부터 기계공장에서 번역가로 일했는데 정보원이 돼 달라는 루마니아 비밀경찰의 요청을 거절한 뒤 공장에서 해고됐다. 동료들은 그를 진짜 스파이로 여겼다고 한다. 첫 번째 남편과 함께 1987년 독일로 망명했지만 그곳에서도 루마니아 비밀정보기관 요원이란 의심을 받았다.니콜라이 차우셰쿠스 정권에 반대하는 독일계 작가 모임에 유일한 여성 회원으로 참여했다. 1982년 첫 소설인 <저지대>를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금서가 된 이 작품은 독재정권이 막을 내린 뒤 다시 출간됐다. 응축된 시, 진솔한 산문으로 박탈당한 삶을 그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2009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이해원 기자
"2년만에 한국에 돌아가 성남아트센터(7월 26~27일)에서 지젤 2막 파드되에 처음 도전합니다. 설레고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부상 때문에 지난해에 참가하지 못했는데, 이 기회가 더없이 소중합니다."네덜란드국립발레단에서 활동하는 박상원(21)은 지난 22일 아르떼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만 18세던 2023년 2월 초, 그는 스위스 로잔 콩쿠르에서 3위(여자 중 1위)를 차지하며 여러 발레단의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그해 공동 1등이 주니어였기 때문에 박상원이 발레단에 바로 입단할 수 있는 무용수 중 등수가 가장 높았다.콩쿠르 당시 파이널 무대가 끝난 직후, 커튼이 닫히자 네덜란드국립발레단 관계자가 달려왔다. 바로 입단 계약을 하자는 것이었다. "당시 한국예술종합학교 진학을 앞두고 등록금을 낸 상태였어요. 갑작스런 제안이었지만 발레 무용수로 뛸 수 있는 시간을 생각하니 하루라도 빨리 프로무대에 나가야겠더라고요. 그 해 8월 주니어컴퍼니로 입단했습니다."네덜란드국립발레단은 다국적 단원, 다채로운 레퍼토리와 한스 판 마넨과 같은 저명한 상주 안무가를 보유한 세계적인 단체다. 한국에는 영국 로열발레단이나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과 같은 인지도는 아니지만, 글로벌 무대를 꿈꾸는 '춤꾼'들은 이곳 입단을 선망한다. 2000년대 초반에는 김지영(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가 수석무용수로 뛰었고, 유니버설발레단의 솔리스트 한상이도 이곳을 거쳤다. 현재는 한국인 발레리노로 최초 수석무용수가 된 최영규가 간판스타로 활약 중이다. 박상원은 암스테르담에서 시즌을 마무리하고 여름에 한국에 온다.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발레스
토슈즈를 신은 춘향이의 귀환. 튜튜(발레 치마) 대신 한복 치맛자락이 흩날리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발레 춘향’이 3년 만에 돌아온다.유니버설발레단은 ‘발레 춘향’을 오는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올린다고 27일 밝혔다. 이 작품은 6월 22일까지 열리는 제15회 대한민국 발레축제 공식 초청작이기도 하다.‘발레 춘향’은 우리나라 고전소설 춘향전을 전막 발레(2막)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유병헌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이 선곡하고 편집한 차이콥스키의 숨은 명곡들을 발견할 수 있는 무대다.2007년 유니버설발레단이 초연한 이후 2014년 음악, 무대, 의상 등 전면 개정을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 2018년에는 LED(발광다이오드) 영상을 활용해 더 미니멀한 연출로 새롭게 변신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2015년 오만의 로열오페라하우스, 2018년 콜롬비아 마요르 극장 등 해외에서도 초청받아 한국 발레의 위상을 높였다.작품의 백미는 춘향과 몽룡의 감정을 다룬 3색 파드되(2인무)다. 사랑의 설렘을 담은 ‘초야 파드되’, 슬픔과 절망이 어우러진 ‘이별 파드되’, 다시 만난 기쁨이 녹아든 ‘해후 파드되’는 이 작품의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춘향과 몽룡의 이별 장면에 이은 장엄한 여성 군무, 몽룡의 장원급제와 어사 출두를 그린 역동적인 남성 군무도 관객의 감정을 고조시키며 작품 몰입도를 높이는 장면이다.세 커플이 춘향과 몽룡을 맡는다. 강미선과 이현준, 홍향기와 이고르 콘타레프, 한상이와 이동탁이 각기 다른 춘향과 몽룡의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은 “클래식 발레의 전통을 이으면서 새롭고 창의적
토슈즈를 신은 춘향이의 귀환. 튜튜(발레 치마) 대신 한복 치맛자락이 흩날리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발레 춘향'이 3년만에 돌아온다.유니버설발레단은 발레 춘향을 오는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올린다고 27일 밝혔다. 이 작품은 6월 22일까지 열리는 제15회 대한민국 발레축제 공식 초청작이기도 하다. 발레 춘향은 우리나라 고전 소설 춘향전을 전막 발레(2막)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유병헌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이 직접 선곡하고 편집 과정을 거친 차이콥스키의 숨은 명곡들을 발견할 수 있는 무대다.2007년 유니버설발레단이 초연한 이래 2014년 음악, 무대, 의상 등 전면 개정을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 2018년에는 LED 영상을 활용해 보다 미니멀한 연출로 새롭게 변신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2015년 중동 오만의 로열 오페라하우스, 2018년 콜롬비아 마요르 극장 등 해외에서도 초청돼 한국 발레의 위상을 높였다. 작품의 백미는 춘향과 몽룡의 감정을 다룬 3색 파드되(2인무)다. 사랑의 설렘을 담은 '초야 파드되', 슬픔과 절망이 어우러진 '이별 파드되', 다시 만난 기쁨이 녹아든 '해후 파드되'는 이 작품의 명장면으로 손꼽히고 있다. 춘향과 몽룡의 이별 장면에 이은 장엄한 여성 군무, 몽룡의 장원급제와 어사출두를 그린 역동적인 남성 군무도 관객의 감정을 고조시키며 작품 몰입도를 높이는 장면이다. 이번 무대에는 세 커플이 춘향과 몽룡을 맡는다. 강미선과 이현준, 홍향기와 이고르 콘타레프, 한상이와 이동탁이 각기 다른 춘향과 몽룡의 매력을 선보일 예정. 한국의 정(情)을 창작 발레로 만든 '미리내길'로 2023년 세계적 권위
기타노 다케시(사진)는 일본의 전방위 예술가다. 국내에는 영화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일본에서는 배우, 코미디언, TV 사회자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영화감독으로는 본명인 기타노 다케시를, 배우와 코미디언으로 활동할 때는 예명 비트 다케시를 사용한다.1947년 도쿄도 아다치구에서 페인트 가게를 운영하는 부모 아래 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1974년 비트 기요시와 함께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인기를 얻었다.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1983)에 출연하며 배우로 얼굴을 알렸고 영화 ‘그 남자 흉폭하다’(1989)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기쿠지로의 여름’(1999) ‘자토이치’(2003) 등 그의 영화는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2005년 최양일 감독의 영화 ‘피와 뼈’를 통해 식민지 시대 오사카로 건너간 한국인 김준평을 연기하기도 했다. 2010년에는 프랑스 파리 까르띠에재단에서 ‘비트 다케시 기타노, 초보 화가’라는 전시회를 열었다. 저서로는 국내에서도 발간된 <다케시의 낙서 입문>이 있다.이해원 기자
철 냄새가 스며든 콘크리트 벽 너머로 붉게 물든 저녁 하늘이 펼쳐졌다. 철골 구조물 사이로 관객이 하나둘 자리를 채우자 차가운 인상을 풍기는 공간은 어느새 음악의 성지로 바뀌었다.5월의 부산. 바람은 아직 서늘했지만 무대 위에 음악이 울려 퍼지는 순간 추위를 느낄 틈조차 없을 만큼 도니체티의 작품 속 선율은 강렬하고 아름다웠다. 기계가 멈춘 산업 공간 위에 인간의 목소리가 다시 생명을 불어넣었다.지난 23일과 24일 부산 수영구 F1963 키스와이어센터 야외 공연장에서 열린 도니체티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사진)는 공간의 역사성과 예술의 힘이 만난 특별한 무대였다. 세아그룹의 세아이운형문화재단(이사장 박의숙)과 고려제강 산하 문화재단1963(이사장 위미라)이 공동 제작한 이번 공연은 두 철강기업의 메세나 행보가 낳은 결실이다.공연이 열린 F1963은 본래 고려제강의 와이어 공장이었다. 1963년 가동을 시작한 이 공간은 2016년 부산비엔날레를 계기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가에타노 도니체티의 벨칸토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정략결혼과 가부장적 권력에 억눌린 여주인공이 사랑을 잃고 자아가 무너지는 모습과 광기를 그린다. 주인공 루치아와 에드가르도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다.이번 공연은 국내 주요 오페라단에 견줄 만한 제작 역량을 보여줬다. 특히 야외 음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4채널 서라운드 음향 시스템과 무대 추적 기술을 도입해 성악가의 숨소리까지 관객에게 생생히 전달됐다.윤상호 연출가는 루치아의 광기를 권력에 짓눌린 인간 내면과 시대의 억압 구조를 비추는 감정으로 풀어냈다. 콘크
철의 냄새가 스며든 콘크리트 벽 너머로 붉게 물든 저녁 하늘이 펼쳐졌다. 철골 구조물 사이로 관객들이 하나둘 자리를 채우자, 차가운 인상을 풍기는 공간은 어느새 음악의 성지로 바뀌었다.5월의 부산. 바람은 아직 서늘했지만, 무대 위의 음악이 울려 퍼지는 순간, 추위를 느낄 틈조차 없을 만큼 도니제티의 작품 속 선율은 강렬하고 아름다웠다. 기계가 멈춘 산업 공간 위에 인간의 목소리가 다시 생명을 불어넣었다.지난 23일과 24일, 부산 수영구 F1963 키스와이어 센터 야외 공연장에서 열린 도니제티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공간의 역사성과 예술의 힘이 만난 특별한 무대였다. 세아그룹의 세아이운형문화재단(이사장 박의숙)과 고려제강 산하의 문화재단1963(이사장 위미라)이 공동 제작한 이번 공연은 두 철강기업의 메세나 행보가 낳은 결실이다.공연이 열린 F1963은 본래 고려제강의 와이어 공장이었다. 1963년 가동을 시작한 이 공간은 2016년 부산비엔날레를 계기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가에타노 도니제티의 벨칸토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정략결혼과 가부장적 권력에 억눌린 여주인공이 사랑을 잃고 무너지는 자아와 광기를 그린다. 주인공 루치아와 에드가르도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다. 이번 공연은 국내 주요 오페라단에 견줄 만한 제작 역량을 보여줬다. 특히 야외 음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4채널 서라운드 음향 시스템과 무대 추적 기술을 도입, 성악가의 숨소리까지 관객에게 생생히 전달됐다. 체온 유지를 위해 관객들에게 방한용 우비를 제공한 점도 세심한 배려였다.윤상호 연출가는 루치아의 광기를 권
지난 4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코즐로바국제발레콩쿠르에서는 이변이 있었다. 공신력 있는 국제콩쿠르에서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우수한 참가자에게 주어지는 상인 그랑프리가 한국의 초교 6학년생 류다영(오른쪽)에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류다영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원에서 발레를 배운 지 4년 만에 국제무대에서 큰 상을 받았다. 류다영과 그를 가르치는 조주현 한예종 무용원 교수(왼쪽)를 서울 서초동 한예종 캠퍼스에서 만났다.“콩쿠르장에서 무대 조명이 강렬하게 쏟아지면 바닥이 하얗게 변합니다. 하얀 도화지에 춤으로 내가 혼자 그림을 그리는 느낌이 들어요. 출전 전에 조주현 교수님이 ‘너만의 표현력을 마음껏 보여주라’는 조언을 해주셨는데, 그에 따라 마음껏 춤을 췄어요.”(류다영)“보통 완성된 재능이 그랑프리를 받는 게 일반적이지요. 하지만 다영이의 경우에는 어떤 참가자보다 ‘유망하다’는 장점을 심사위원들이 긍정적으로 봐준 것 같습니다. 제가 봐도 다영이는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춤추는 무용수예요.”(조주현 교수)류다영은 초교 3학년 때 한예종 영재원 통영캠퍼스에서 영재로 선발되며 발레를 체계적으로 배웠다. 더 큰 배움의 기회를 얻기 위해 5학년 때 서울캠퍼스로 적을 옮겼다. 류다영은 “통영에서 서울로 오니 피지컬 트레이닝, 컨템퍼러리 발레 등 더 다양한 몸의 움직임을 배울 수 있어 좋았다”며 “학교가 끝나면 바로 대학로에 있는 영재 연습실로 달려가 발레에 푹 빠져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코즐로바콩쿠르에서 보여준 작품은 ‘고집쟁이 딸’의 리즈 배리에이션, ‘해적’ 중 궐나라 배리
오는 2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경arte필하모닉 정기공연은 ‘20세기 영국의 작곡가’를 테마로 한 색다른 무대로 꾸며진다. 클래식 음악으로 분류되지만 비교적 가까운 과거에 만들어진 ‘오페라의 유령 교향적 모음곡’(앤드루 로이드 웨버)과 ‘행성’(구스타브 홀스트)이 만난다. 모차르트나 베토벤과 같이 고전의 고전 같은 음악과는 구별된다. 이번 공연에서 한경arte필하모닉을 지휘하는 지중배(43·사진)를 만나 그의 음악 이야기를 들어봤다.“‘스타워즈’의 작곡가 존 윌리엄스 등 후대 수많은 아티스트에게 영향을 미친 홀스트, 생존해 있는 뮤지컬 작곡가 웨버, 두 거장의 음악을 한 무대에서 느낄 수 있는 건 흔치 않은 일이지만 필연적이기도 합니다. 오페라의 유령 교향적 모음곡에서 서울 롯데콘서트홀의 파이프오르간이 연주되는 점을 기대해주세요.”지중배는 파이프오르간과 친숙한 지휘자다. 연주도 해보고, 지휘도 여러 차례 해봤다. “독일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데, 성당에서 가끔 대타로 연주하기도 해요. 유럽에선 오르간이 편성된 교향곡이 많고, 연주회를 성당에서 열 때도 많아요. 오르간 연주자는 오케스트라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오케스트라 소리가 약간 늦게 전달되는데 이번 공연을 위한 리허설 때 이 타이밍을 서로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오페라의 유령’ 하면 떠오르는 것이 브로드웨이를 대표하는 뮤지컬이다. 언뜻 보면 이번 연주를 크로스오버 무대라고 착각할 수도 있지만 지중배는 이런 구분에 동의하지 않는다.“클래식의 범주를 확정할 수 있을까요? 시간 흐름에 따라 문화가 교차되고 교류되면
20세기 발레의 전설, 러시아 안무가 유리 니콜라예비치 그리고로비치가 19일(현지시간) 타계했다. 향년 98세. 그가 예술감독을 지낸 볼쇼이 극장은 “20세기 후반 발레계의 핵심 인물인 그리고로비치가 별세했다”며 “그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그의 귀중한 유산을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그의 커리어가 시작된 마린스키 극장 역시 “한 시대가 막을 내렸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그리고로비치는 1927년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상트페테르부르크 발레학교를 졸업한 뒤 키로프 발레단(현 마린스키 발레단)의 솔리스트로 입단했다. 이곳에서 1957년 첫 안무작인 ‘석화’를 발표하며 새로운 천재의 등장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1961년 두 번째 작품인 ‘사랑의 전설’로 큰 성공을 거두고 1962년 마린스키 극장의 발레 마스터가 됐다. 1964년 볼쇼이 발레단 예술감독으로 발탁돼 1995년까지 31년 동안 재직했다. 황실 발레단으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던 마린스키 발레단과 시작점이 달랐던 볼쇼이 발레단은 이 기간 융성기를 맞이한다.그가 재직할 당시 볼쇼이 발레단에는 세계적 수준의 무용가가 몰려들었고 90회가 넘는 순회공연을 통해 높은 인지도와 명성을 누렸다. 1995년 무용수 계약 문제를 둘러싼 극장 경영진과의 갈등 끝에 사임했는데, 이는 볼쇼이 극장 200년 역사상 최초의 무용수 파업으로 이어질 정도로 그는 단원들의 존경을 받았다. 2008년 볼쇼이 발레단으로 복귀해 안무가이자 발레마스터로 다시 활동했다.그는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 국립발레단과 교류하며 20여 년간 한국 발레의 도약을 이끌었다. ‘라 바야데르’ ‘백조의 호수’
20세기 발레의 전설, 러시아 안무가 유리 니콜라예비치 그리고로비치가 19일(현지시간) 타계했다. 향년 98세. 그가 예술감독을 역임했던 볼쇼이 극장은 "20세기 후반 발레계의 핵심 인물이었던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별세했다"며 "그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그의 귀중한 유산을 지켜나가겠다"고 발표했다. 그의 커리어가 시작된 마린스키 극장 역시 "한 시대가 막을 내렸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그리고로비치는 1927년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상트페테르부르크 발레학교를 졸업한 뒤 키로프 발레단(현 마린스키 발레단)의 솔리스트로 입단한다. 이곳에서 1957년 첫 안무작인 '석화(The Stone Flower)'를 발표하며 새로운 천재의 등장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낸다. 1961년 그리고로비치는 두번째 작품인 '사랑의 전설(The Legend Of Love)'을 발표해 성공을 거두고 1962년 마린스키 극장의 발레 마스터가 된다. 그리고로비치의 발레는 러시아 발레계의 새로운 물결을 주도했다. 1964년 서른일곱의 나이에 모스크바 볼쇼이 발레단의 예술감독으로 발탁돼 1995년까지 31년동안 재직했다. 황실 발레단으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던 마린스키 발레단과 시작점이 달랐던 볼쇼이 발레단은 이 기간 융성기를 맞이한다.그리고로비치 재직 당시 볼쇼이 발레단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무용가들이 몰려들었고 90회가 넘는 순회 공연을 통해 인지도와 명성을 누렸다. 1995년 무용수 계약문제를 둘러싼 극장 경영진과 갈등 끝에 사임했는데, 이는 볼쇼이 극장 200년 역사상 최초의 무용수 파업으로 이어질 정도로 무용수들의 깊은 존경을 받았다. 이후 2008년 볼쇼이 발레단으로 복귀해 안
오는 29일 서울 롯데콘서트에서 열리는 한경arte필하모닉 정기공연에서는 '20세기 영국의 작곡가'를 테마로 한 색다른 무대가 펼쳐진다. 클래식 음악으로 분류되지만 비교적 가까운 과거에 만들어진 '오페라의 유령 교향적 모음곡'(앤드류 로이드 웨버)과 '행성'(구스타프 홀스트)이 만난다. 모차르트나 베토벤과 같이 고전의 고전과 같은 음악과는 구별된다. 이번 공연에서 한경arte필하모닉을 지휘하는 마에스트로 지중배(43)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스타워즈의 작곡가 존 윌리엄스 등 후대 수많은 아티스트에게 영향을 미친 홀스트, 생존해 있는 뮤지컬 작곡가 로이드 웨버, 두 거장의 음악을 한 무대에서 느낄 수 있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이지만 필연적이기도 합니다. '오페라의 유령 교향적 모음곡'에서 서울 롯데콘서트홀의 파이프 오르간이 연주되는 점을 기대해주세요."지중배는 파이프 오르간과 친숙한 지휘자다. 연주도 해보고, 지휘도 여러 차례 해봤다. "독일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데, 성당에서 가끔 대타로 연주하기도 해요. 유럽에선 오르간이 편성된 교향곡이 많고, 연주회를 성당에서 여는 경우도 많아요. 오르간 연주자는 오케스트라와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약간 늦게 전달되는데 이번 공연을 위한 리허설 때 이 타이밍을 서로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오페라의 유령'하면 떠오르는 것이 브로드웨이를 대표하는 뮤지컬이다. 언뜻보면 이번 연주를 크로스오버 무대라고 착각할 수도 있지만 지중배는 이런 구분에 동의하지 않는다."클래식의 범주를 확정할 수 있을까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문화가 교
“바스티유 극장이 보이는 집에서 살고 있어요. 창밖을 보면 ‘나 정말 파리에서 춤추고 있구나’란 생각에 가슴이 뜨거워집니다.”355년의 역사를 지닌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 제1 무용수가 된 발레리나 강호현(29·사진)이 최근 아르떼와 인터뷰하며 던진 첫 마디다. 그는 지난 1월 이 발레단 차상위 등급인 ‘프리미에르 당쇠즈’로 승급했다. 에투알(수석무용수)이 된 자신의 모습도 그려볼 수 있는 자리에 오른 것이다. 강호현은 시즌이 끝나는 매년 여름 가족을 만나러 한국에 오는데 올 8월은 더 특별하다. 일본 도쿄에서 동료들과 갈라 공연인 ‘발레 슈프림’ 무대에 선다. 영국 로열발레단과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이 총출동하는 무대다.2017년 파리오페라발레단에 입단한 강호현은 컨템퍼러리 발레, 고전 발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승급도 빨라 드라마 발레인 ‘메이얼링’ ‘돈키호테’와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 고전 발레에도 주역으로 섰다.현대 발레의 거장 윌리엄 포사이스가 이 발레단을 위해 만든 작품 ‘블레이크 워크 1’에 출연할 무용수로 그를 직접 발탁하기도 했다.“저는 클래식 발레, 네오클래식 발레, 컨템퍼러리 발레 등 모든 춤을 좋아합니다. 제 장점은 어떤 장르에도 스며드는 무용수라는 점이에요. 그래서 다양한 캐릭터에 캐스팅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파리오페라발레단은 2023년부터 승급 오디션이 사라지고 예술감독의 지명으로 승급을 결정한다. 강호현은 지난해 말 ‘잠자는 숲속의 미녀’ 주역인 오로라의 언더스터디(대타)로 연습하던 중 호세 마르
"바스티유 극장이 보이는 집에서 살고 있어요. 창밖을 보면 '나 정말 파리에서 춤추고 있구나'란 생각에 가슴이 뜨거워져요."355년의 역사를 지닌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 제1무용수가 된 발레리나 강호현(29)은 아르떼와 인터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이 발레단의 차상위 등급인 '프리미에르 당쇠즈'가 됐다. 에투알(수석무용수)이 된 자신의 모습도 그려볼 수 있는 자리에 오른 것이다. 시즌이 끝나는 매년 여름에는 가족을 만나러 한국에 오지만, 올 8월은 강호현에게 특별하다. 일본 도쿄에서 동료들과 함께 갈라 공연인 '발레 슈프림'에도 참여할 계획. 영국 로열발레단과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이 총출동하는데, 무대에 서는 인원들은 단연 핵심 무용수들이다.2017년 입단한 강호현은 컨템퍼러리 발레, 고전 발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 받아왔다. 승급도 빨라 드라마 발레인 '메이얼링', '돈키호테'와 '잠자는 숲속의 미녀'등 고전 발레에서도 주역으로 섰다. 특히 현대 발레의 거장 윌리엄 포사이스가 파리오페라발레단을 위해 만든 작품 '블레이크 워크 1'에 출연할 무용수로 그를 직접 발탁하기도 했다. 꾸준히 지목받는 비결이 있을까. "저는 클래식 발레, 네오클래식 발레, 컨템퍼러리 발레 등 모든 춤을 좋아합니다. 제 장점은 어떤 장르에도 스며드는 무용수라는 점이에요. 그래서 다양한 캐릭터에 캐스팅될 수 있었던 거 같아요."승급 당시의 기억을 더듬던 강호현은 목소리가 들떴다. "지난 연말부터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주역인 '오로라'의 언더스터디(대타)로 연습을 하고 있었
지난 4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코즐로바 국제 발레 콩쿠르에서는 이변이 있었다. 공신력있는 국제 콩쿠르에서,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우수한 참가자에게 주어지는 상이 한국의 초등학교 6학년생 류다영 양에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류다영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원에서 발레를 배운지 4년만에 국제 무대에서 가장 큰 상을 받았다. 스승의 날을 맞아 류다영과 그를 가르치고 있는 한예종 무용원 조주현 교수를 서울 서초동 한예종 캠퍼스에서 만났다. "콩쿠르 장에서 무대 조명이 강렬하게 쏟아지면, 바닥이 하얗게 변해요. 하얀 도화지에 춤으로 내가 혼자 그림을 그리는 느낌이 들어요. 출전 전에 조주현 교수님이 '너만의 표현력을 마음껏 보여줘라'는 조언을 해주셨는데, 그에 따라 마음껏 춤을 췄어요." (류다영)"보통 완성된 재능이 그랑프리를 받는게 일반적이지요. 하지만 다영이의 경우에는 어떤 참가자들보다 '유망하다'는 장점을 심사위원들이 긍정적으로 봐준 것 같습니다. 제가 봐도 다영이는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춤추는 무용수에요." (조주현 교수)부산광역시에서 지내던 류다영은 초등학교 3학년때 한예종 영재원 통영 캠퍼스에서 영재로 선발되면서 발레를 체계적으로 배웠다. 더 큰 배움의 기회를 얻기 위해 5학년 때 서울 캠퍼스로 적을 옮겼다. 류다영은 "통영에서 서울로 오니 피지컬 트레이닝, 컨템퍼러리 발레 등 더욱 다양한 몸의 움직임을 배울 수 있어 좋았다"며 "학교가 끝나면 바로 대학로에 있는 영재 연습실로 달려가 발레에 푹 빠져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코즐로바 콩쿠르에서 보여준 작품은 '고집쟁이 딸'의 리즈 배리
지난 12일 광주광역시 예술의전당 내 광주시립발레단 연습실에서는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기념한 공연 ‘디바인’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컨템퍼러리 발레 안무가로 미국 뉴욕을 근거로 활동하는 주재만이 창작해 2023년 초연한 이 작품은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 공연을 앞뒀다. 공연을 기획한 박경숙 광주시립발레단장(67·사진)과 디바인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박 단장은 “광주시립발레단 예산은 국립발레단의 10분의 1도 안 된다”며 “현실을 탓하기보단 우리만의 고유한 레퍼토리를 발굴하고 같은 클래식 발레라도 새롭게 해석한 버전을 올려 차별화된 정체성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광주 출신인 그는 이화여대 무용과에 진학하며 처음으로 고향을 떠났다. 국립발레단에서 13년간 무용수로 활동한 뒤 돌아와 광주시립발레단 2대 단장이 됐다. 2022년부터는 7대 단장으로 다시 발레단을 이끌고 있다.박 단장은 2022년 주재만 안무의 ‘비타’를 본 뒤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작품을 제작해달라고 그에게 의뢰했다. 주재만 역시 광주가 고향이다. 박 단장은 “광주 예술인들에게는 5·18 민주화운동이 숙제와도 같은 역사적 사건”이라며 “총과 칼이 나오고, 피를 흘리는 장면을 보여주기보다는 희생과 애도라는 걸 발레로 숭고하게 표현하길 원했다”고 설명했다.박 단장은 디바인 연출을 눈여겨봐달라고 했다. “까만 눈처럼 표현되는 ‘재’를 형상화한 연출, 권력과 강압을 상징하는 커다란 벽이 대극장 무대에 정말 잘 어울려요. 막바지로 갈수록 천국에서 춤추는 듯한 동작이 이어지는데, 군무가 무척 아름답습니다.”광주시
12일 광주광역시 예술의전당 내 광주시립발레단 연습실에서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45주년을 기념한 공연 '디바인'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컨템퍼러리 발레 안무가로 미국 뉴욕을 근거로 활동하고 있는 안무가 주재만이 창작해 2023년 초연한 이 작품은 지난해에 이어 3번째 공연을 앞뒀다. 주재만은 지난 5일부터 광주에 상주하며 단원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주재만의 옆자리에는 박경숙 광주시립발레단장(67)이 자리를 지키며 개별 단원들의 디테일을 잡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10개의 씬이 이어진 85분간의 리허설이 끝난 뒤, 박경숙 단장과 이야기를 나눴다."광주시립발레단은 지역 발레단이라 서울에 있는 단체와 비교하면 운영상 한계가 참 많습니다. 예산도 국립발레단의 10분의 1도 안 돼요. 현실을 탓하기보단 우리만의 고유한 레퍼토리를 발굴하고 같은 클래식 발레라도 새롭게 해석된 버전을 올리면서 차별화된 정체성을 보여주고자 합니다."광주시립발레단은 올해로 창단 49년을 맞는, 지역 발레단으로서는 유일하게 반백년을 이어왔다. 고전발레 대작을 레퍼토리로 보유한 데다 무용수들 실력이 뛰어나 서울에서 보기 힘든 작품들도 꾸준히 무대에 올렸다. 단장이 "본업을 잘해야 단체의 예산도 오르고, 무용수들의 처우도 좋아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대한민국 발레축제에 참여해 서울 예술의전당서 '코펠리아'(5월 31일)를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9월에는 러시아의 프리무스키 발레단(블라디보스토크를 근거지로 한 러시아 발레단)의 예술감독이자 안무가가 재해석한 '해적'을 무대에 올릴 예정. 현대와 괴리감이 있는 노예시장 장면을 대폭 축소하고,
“캐번디시 레드(Cavendish Red)는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 해안의 붉은 사암 절벽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베링 블루(Bering Blue)는 얼음처럼 차가운 푸른색과 회색의 조화로 해협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담아냅니다.”제네시스 전용 전시관으로 지난 4월 25일, 국내 5번째로 문을 연 ‘제네시스 청주’에서 차량 외장 컬러를 입힌 조각을 고른 뒤 패드 위에 올리자 컬러에 담긴 이야기가 감각적인 영상과 함께 대형 디스플레이에 흘러나왔다. 이곳에서는 컬러 영상을 감상하는 것 뿐 아니라 내외장 조합도 시연해볼 수 있었다. 초록빛을 머금은 회색의 차체에 레몬색 시트를 더해 의외의 조합으로 젊은 감각을 더한 GV60가 그 앞에 전시돼 있었다. 자동차는 이동수단이지만, 개인의 생활양식과 스타일을 바꾸는 시작이 되기도 한다. 자동차에 매료된 마니아, 럭셔리카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라면 더 그럴 것이다.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문화의 형성은 유럽과 미국, 일본을 거쳐 한국에서도 중요하게 자리잡았다. 이를 선도하는 건 현대기아차의 럭셔리브랜드 제네시스다. 오감으로 제네시스를 느낄 수 있는 장소라고 표현된 제네시스 청주를 아르떼가 지난 5월 7일 방문했다.청주는 대한민국 교통의 중심지라는 장점을 보유함과 동시에 장인정신이 깃든 문화도시라는 점이 제네시스 브랜드와 공통점을 갖는다. 최근 제네시스 청주는 자동차 마니아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장소가 됐다. 이곳에선 제네시스의 모든 라인업을
결혼, 출산에 따른 공백을 깨고 소프라노 강정원(사진)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그는 13일 서울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강정원은 유명한 클래식 성악곡과 함께 한국 대표 민요 아리랑을 클래식 버전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무대에는 강정원을 비롯해 피아니스트 신민철, 플루티스트 김태윤이 함께한다. 강정원은 이번 공연을 “클래식의 대중화를 고민하며 만든 무대”라고 설명했다.강정원은 오라토리오 대표곡인 바흐의 ‘이히 하베 게누크(Ich habe genug)’를 들려준다. 바흐의 유명한 곡으로 1727년 성모마리아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연주된 기록이 있다. 경건한 음악적 색채가 강하고 레치타티보(서창)와 아리아만으로 이뤄진 바로크 시대 곡으로 꼽힌다. 이어 그는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곡 ‘노래하지 마오, 아름다운 사람이여’를 부른다. 라흐마니노프가 1902년 아내 사티나에게 헌정한 곡으로 잃어버린 사랑을 향한 그리움을 슬프고도 아름답게 그렸다.이 밖에 강정원은 아리랑을 클래식풍으로 해석한 곡을 부른다. 경상도 아리랑부터 아리아리랑, 밀양아리랑 등 세 곡을 묶었다. 그는 “한국인이 누구나 아는 노래로, 관객과 클래식의 거리를 좁히고 싶다”고 말했다.강정원은 2023년 40대 중반의 나이로 벨기에 브뤼셀 국제 콩쿠르에 출전해 성악 부문 1위를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그는 콩쿠르에서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의 아리아들을 훌륭히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세를 몰아 지난해 서울아트콩쿠르 성악 부문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강정원은 “적지 않은 나이와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국제 대회를 준비하고 참여하는 자체가 도전이었다&
“클래식 음악 듣기라는 취미는 음악과 나 사이, 1 대 1의 관계에서 시작되고 평생 이어갈 수 있습니다. 제가 쓴 책이 그 첫걸음이 될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최근 출간된 <하루 하나 클래식 365>의 공동 저자 플루티스트 안일구는 최근 토토사이트 추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하루 하나 클래식 365>는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을 위해 음악을 접하는 방식과 감상 방법, 음악을 둘러싼 배경지식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무엇보다 일상에서 클래식 음악을 매일 한 곡씩 접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눈에 띈다.안일구(사진)는 재주가 많다. 독일 바이마르국립음대와 마인츠국립음대에서 플루트를 전공했다. 유튜브 채널 ‘일구쌤19teacher’를 운영하면서 매일 아침 8시에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는 ‘하루 하나 클래식’이라는 코너도 진행한다.여기서 1년간 소개한 클래식 음악 이야기를 책으로 펴낸 것. 그는 “함께 책을 집필할 ‘음악 덕후’를 한 분, 한 분 찾아가 설득하고 섭외했다”고 했다. 공동 저자로는 음악 칼럼니스트 황장원, 음악 칼럼니스트 겸 흉부외과의 유정우 등이 이름을 올렸다.안일구는 “악기 연주와 글쓰기는 반복하면 조금씩 나아진다는 점, ‘무언가를 진심으로 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한다는 것에서 공통점이 있다”며 “내가 사랑하는 독서와 음악을 하나로 결합한 음악책을 내는 일은 오랜 꿈이기도 했다”고 말했다.안일구는 클래식 음악이 “유행을 타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깊어지는 장르”라고 설명했다. 그는 클래식 음악 감상 방식에 두 가지가 있다고 했다. 하나는 본인이
9일 개막하는 대한민국발레축제 가운데 유독 눈길이 가는 공연이 있다. 오는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리는 특별 공연인 ‘conneXion, 최태지×문훈숙’. 무대로 한국 발레사(史)의 특별한 순간을 소개하기로 한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장(66)과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62)을 만났다.두 거장은 비슷한 시기 국내 양대 발레단장을 이끌며 한국 발레의 위상을 높였다. 무용수로도 뛰었고, 젊은 나이에 발레단장을 맡으며 발레 불모지 한국에서 다양한 챌린지를 격파해 나갔다. 한때는 미디어가 만든 ‘라이벌 구도’에 엮이기도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때나 지금이나 전화 한 통이면 두 시간 이상 대화할 수 있는 절친이자, 서로를 두고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말한다.이번 공연을 기획한 김주원 대한민국발레축제 예술감독은 인터뷰에 앞서 “두 분은 발레라는 예술로 세상과 부지런히 소통하신 주인공이고, 지금의 발레를 이해하려면 두 분의 역사를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공연의 취지를 설명했다. 무대에 서는 이들도 두 사람이 키운 스타 무용수다. 공연 작품은 마리우스 페티파의 ‘레이몬다’ 파드되(2인무)와 ‘라바야데르’ 파드되, 유니버설발레단의 창작 발레 ‘심청’ 문라이트 파드되, 국립발레단 창작 발레 ‘왕자 호동’의 호동과 낙랑의 사랑 파드되 등으로 창작과 고전을 절반씩 섞었다. 65분 공연의 절반가량은 무용수들의 갈라 공연으로, 나머지 절반은 두 사람의 토크 콘서트로 이뤄진다.문 단장은 최 전 단장과 함께한 시간이 소중했다고 회상했다. “사람 다리도 둘이잖아요. 한 발씩 움직이다 보면 앞
1847년 프랑스 파리, 검정 옷을 입은 이들이 오가며 경매 푯말이 세워진 응접실의 물건을 하나씩 거둔다. 남은 물건을 탐하는 내방객은 미묘한 활력이 넘치는데, 음악이 없다. 모든 것이 사라진 거실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인 마르그리트(조연재 분)의 사진만이 그가 이곳의 주인이었다는 걸 알린다. 넋이 나간 채 이곳을 찾아온 아르망(변성완 분)은 슬픔에 젖어 마르그리트와 지난날을 추억한다. 비로소 쇼팽의 선율이 무대 위로 흐른다.지난 6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프레스콜로 막을 올린 국립발레단 ‘카멜리아 레이디’는 신분 차이로 인한 비극적 사랑을 절절하게 그렸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고전 발레 속 사랑이 아니라 고통 속에 몸부림치다 자신을 완전히 희생하는 마르그리트의 사랑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춤, 마임, 연기 모든 것이 분절 없이 이어지면서 다채로운 움직임이 3막을 꽉 채웠다.카멜리아 레이디는 코르티잔(상류층 남성과 계약을 맺고 부유한 생활을 보장받는 대가로 쾌락을 주는 여성)인 마르그리트와 명문가 출신 아르망 간의 사랑이 주된 내용이다. 드라마 발레로, 서사 안에서 주인공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보여줘야 하기에 어려운 작품이란 평가를 받는다.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동백아가씨(La Dame aux Camelias)’가 원작으로 독일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가 1978년 초연한 작품. 국립발레단의 이번 공연은 아시아 초연이다.화려한 코르티잔의 생활을 보여주기 위해 마르그리트의 의상은 공연 중 11번 바뀐다. 무대에 등장할 때면 그를 흠모하는 남자들이 주변에 몰려들지만 마르그리트의 시선은 항상 아르망을 향해 있다. 아르망은 매번 마르그리트
오는 9일 개막하는 대한민국발레축제 가운데 유독 눈길이 가는 공연이 있다.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리는 특별 공연인 'conneXion, 최태지X문훈숙'. 무대로 한국 발레사(史)의 특별한 순간을 소개하기로 한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장(66)과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62)을 최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났다.두 거장은 비슷한 시기 국내 양대 발레단장을 역임하면서 한국 발레의 위상을 높였다. 무용수로도 뛰었고, 젊은 나이에 발레단장을 맡으며 발레 불모지 한국에서 다양한 챌린지를 격파해 나갔다. 한 때는 미디어가 만든 '라이벌 구도'에 엮이기도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때나 지금이나 전화 한 통이면 2시간 이상 대화할 수 있는 절친한 사이이자, 서로를 두고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말한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김주원 대한민국발레축제 예술감독은 인터뷰에 앞서 "두 분은 발레라는 예술로 세상과 부지런히 소통하신 주인공이고, 지금의 발레를 이해하려면 두 분의 역사를 꼭 짚고 넘어가야한다고 생각했다"며 공연의 취지를 설명했다. 존경심을 담아 무대에 서는 이들도 두 단장이 키운 스타 무용수들이다. 김지영 김리회 등 전·현직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황혜민 강미선 등 전·현직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8명이 무대에 오른다. 공연 작품은 클래식 발레의 아버지 마리우스 프티파의 ‘레이몬다’ 파드되(2인무)와 ‘라바야데르’ 파드되, 유니버설발레단의 창작 발레 ‘심청’ 문라이트 파드되, 국립발레단 창작 발레 ‘왕자 호동’의 호동과 낙랑의 사랑 파드되 등으로 창작과 고전을 절반씩 섞었다. 65분
1847년 프랑스 파리, 검정 옷을 입은 이들이 오가며 경매 푯말이 세워진 응접실의 물건을 하나씩 거둔다. 남은 물건을 탐하는 내방객에게 미묘한 활력이 넘치는데, 음악이 없다. 모든 것이 사라진 거실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인 마르그리트(조연재)의 사진만이 그가 이 곳의 주인이었다는 걸 알려준다. 넋이 나간채 이곳을 찾아온 아르망(변성완)은 슬픔에 젖어 마르그리트와 지난날을 추억한다. 비로소 쇼팽의 선율이 흐른다.6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프레스콜로 막을 올린 국립발레단 '카멜리아 레이디'는 신분 차이로 인한 비극적 사랑을 절절하게 그렸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고전 발레 속 사랑이 아니라 고통 속에 몸부림치다 자신을 완전히 희생하는 마르그리트의 사랑이 특별했다. 춤, 마임, 연기 모든 것이 분절없이 이어지면서 다채로운 움직임으로 3막을 꽉 채웠다.'카멜리아 레이디'는 코르티잔(상류층 남성과 계약을 맺고 부유한 생활을 보장받는 대가로 쾌락을 주는 여성)인 마르그리트와 명문가 출신 아르망 간의 사랑이 주된 내용이다. 드라마 발레로, 서사 안에서 주인공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보여주는 어려운 작품.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동백아가씨(La Dame aux Camelias)'가 원작으로 독일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가 1978년 초연한 작품. 국립발레단의 이번 공연은 아시아 초연이다.마르그리트는 화려한 코르티잔의 생활을 보여주기 위해 공연 중 의상이 11번 바뀐다. 무대에 등장할 때면 항상 그를 흠모하는 남자들이 주변에 몰려들지만 그의 시선은 항상 아르망을 향해 있다. 아르망은 마르그리트 앞에 엎드리면서 사랑의 마음을 간
지난달 28일 찾아간 서울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연습실에서는 헬기 소리와 함께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가 들려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영국국립발레단 리드 수석무용수 이상은(38·사진)이 서울시발레단원들과 함께 요한 잉거의 작품 ‘워킹매드’ 동작을 맞추고 있었다. 큰 키(181㎝) 덕분에 쉽게 눈에 띄었고 동작이 시원시원했다. 이상은이 객원 무용수로 출연하는 ‘워킹매드’는 ‘블리스’라는 작품과 함께 더블빌(두 가지 작품을 한 무대에 올리는 것)로 오는 5월 9~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된다.이상은은 열 살 때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을 본 뒤 발레를 배웠다.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한 게 2005년, 유럽 무용단으로 옮겨 20년간 무용수로 살았다. 매년 고전 발레와 컨템퍼러리 작품 골고루 갈라 무대에 섰지만 해외 무용단으로 진출한 뒤 컨템퍼러리 전막 작품으로 한국 관객을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워킹매드’의 안무가 요한 잉거는 “이상은이 추는 춤과 사랑에 빠져서 내가 항상 따라다녔다”고 했다. 연습실에서 이상은과 이번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요한 잉거의 작품은 여러 차례 경험했어요. 이번에 출연하는 ‘워킹매드’는 2013년 드레스덴 젬퍼오퍼발레단에서 대역으로 배웠어요. 2016년 주역이 돼서 비로소 무대에 올랐죠. 거의 10년 만에 한국에 와서 다시 배우고 있어서 매우 뜻깊고 즐겁습니다.”서울시발레단은 지난해부터 이상은이 몸담은 영국국립발레단에 직접 찾아가 그와 무대에 서고 싶다고 설득했다. 컨템퍼러리 발레단이라는 서울시발레단의 정체성과 잘 어울리는 무용수이기
"클래식 음악 듣기라는 취미는 음악과 나 사이, 1대1의 관계에서 시작되고 평생 이어갈 수 있는 소중한 취미가 됩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좋으면 평생 듣거든요. <하루 하나 클래식 365>(문예춘추사)가 첫 걸음이 될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최근 출간된 <하루 하나 클래식 365>의 대표 저자 플루티스트 안일구는 최근 토토사이트 추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책을 저술한 이유를 이같이 말했다. <하루 하나 클래식 365>는 클래식 음악에 관심을 가지는 독자들을 위해 음악을 접하는 방식이나 감상 방법, 음악을 둘러싼 배경 지식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무엇보다 일상 속에서 클래식 음악을 매일 한곡씩 접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눈에 띈다. 안일구는 재주가 많다. 그는 우선 뮤지션이다. 독일 바이마르 국립음대와 마인츠 국립음대에서 플루트를 전공했다.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일구쌤19teacher'도 운영하면서 매일 아침 8시에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는 '하루 하나 클래식'이라는 코너도 진행한다. 여기서 1년 365일동안 소개해온 클래식 음악 이야기를 책으로 펴낸 것. 그는 "함께 책을 집필할 '음악 덕후'를 한 분, 한 분 찾아가 설득하고 섭외했다"고 했다. 공동 저자로는 음악 칼럼니스트 황장원, 음악 칼럼니스트 겸 흉부외과의 유정우 등이 이름을 올렸다.안일구는 "악기를 연습하는 일과 글을 쓰는 일은 수없이 과정을 반복하면 조금씩 나아진다는 것, '무언가를 진심으로 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한다는 것에 공통점을 가진다"며 "내가 사랑하는 독서와 음악을 하나로 결합한 음악책을 내는 일은 오랜 꿈이기도 했다"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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