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침볼도와 레귬, 자연을 언어로 표현하다채소와 과일 그리고 곡물을 물감 삼아 그림을 그리던 화가가 있었다. 16세기 이탈리아의 주세페 아르침볼도(Giuseppe Arcimboldo)는 사과, 콩, 옥수수로 사람의 형상을 만들고, 보리와 버섯 등으로 계절을 표현했다. 당대에는 익숙한 형식에서 벗어난다는 이유로 기묘하게 여겨졌지만, 그는 자연을 감각적으로 해체하고 재구성했다는 점에서 무한한 상상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의 작품은 인간을 그리되, 자연의 언어로 다시 써 내려간 초상화였다.특히 ‘사계절(Four Seasons)’ 연작은 시즌별 각기 다른 재료로 계절의 얼굴을 그려내며, 그 안에 흐르는 자연을 감각적으로 재구성해 조형적으로 풀어냈다. 그리고 오늘날, 접시 위에서 그와 닮은 상상력이 다른 방식으로 피어난다. 붓 대신 식재료를 다루는 손끝에서, 자연은 다시 한 번 예술이 된다.국내 최초, 비건 미쉐린 1스타의 탄생100% 식물성 재료만으로 계절의 흐름을 담아내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레귬(Légume)’은 예술적 상상을 실현하는 공간이다. 2025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에서 별 하나를 획득하며, 국내 최초의 비건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이 수상은 단순한 평가를 넘어, 비건이라는 새로운 미식의 언어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남는다.계절을 빚은 채소 요리, 코스의 첫 문을 열다프랑스어로 ‘채소’를 뜻하는 이름처럼 '레귬'은 비건이라는 언어로서 계절의 숨결을 코스마다 섬세하게 녹여낸다. 코스의 시작을 알리는 첫번째 디쉬는 완두콩과 키위이다. 동충하초 뿌리와 키위를 잘게 다져 섞은 샐러드와 완두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전자금융거래법 개정에 따라 금융감독원에 전자금융감독국과 전자금융검사국이 신설됐다. 이는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금융당국이 전자금융업자를 금융회사 수준으로 실질적으로 감독하겠다는 명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번 개정은 디지털 환경에서 이용자 자금 보호와 금융 보안 강화를 추구하는 전 세계적인 규제 흐름과도 궤를 같이한다.IT기업도 전자금융 정기검사 받는다그동안 제도권 금융회사보다 규제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했던 국내 정보기술(IT) 기업 기반 전자금융사업자들은 이제 정기검사 체계 아래 놓이게 됐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중국의 대형 전자금융사업자들이 중앙은행의 강화된 규제 대상이 된 것처럼, 국내 빅테크 기업들도 새로운 규제 환경에 직면했다. 이러한 변화는 ‘기술 기반 사업자’라는 정체성을 넘어, 사회적 책임과 규율이 요구되는 금융주체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금융감독원은 올해부터 전자금융업에 진출한 IT 기업들을 대상으로 전자금융 정기검사를 본격화 할 예정이다. 제도 요건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내부통제, 자금보호, 정보보안 등 리스크 관리 전반을 점검하겠다는 의미다.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 싱가포르 통화청(MAS)도 전자금융업체에 전통 금융회사에 준하는 감독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금융산업에 진출한 한국의 IT기업들도 더 이상 IT산업 규제 울타리에 머물 수 없다. 이제는 금융산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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