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과학이?!] 물에 뜨지 않는 ‘돌연변이 투게더토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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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여러분 안녕하세요? 닥터 스코입니다. 불과 1~2주 전만 해도 이상 고온 현상으로 낮 기온이 초여름처럼 25℃를 웃돌더니 이제는 영하라니. 지구가 순식간에 얼어붙어 버린 셈이죠. 쩝. 나약한 인간을 채찍질하고 단련시키기 위해 신이 벌이는 일종의 급속 냉각 과정일까요?
용융 상태, 즉 열에 녹아 액체가 된 금속을 매우 빠른 속도로 냉각시키면 그 결정성이 사라져 유난히 강하고 단단한 고체 금속(비정질 금속)이 만들어진다잖아요. 설마 우리 인간도 지구와 함께 빠르게 얼어붙어 비정질 상태의 강력한 존재로 거듭나는 중?
풉! 농담이에요, 농담. 그저 상상일 뿐 결코 실현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물질의 비정질 상태는 극한의 환경에서 얻어지는 만큼 일상에서는 찾기 쉽지 않거든요. 설령 성능이 아주 좋은 냉동고에 들어가 미세한 손톱자국조차 낼 수 없을 만큼 꽁꽁 얼어붙는다고 해도 그 안을 들여다보면 결정투성이죠. 왜냐고요? 냉동고의 내부가 물질을 비정질 상태로 만들 만큼 차갑지 않거든요. 따뜻(?)해도 너무 따뜻해요.
엥?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비정질 고체를 만드는 핵심 비법은 분자들이 정렬하는 속도보다 빠른 냉각 속도랍니다. 결정이 만들어지기 전에 순식간에 얼어붙어야 하죠. 지구에 존재하는 물질 대부분은 물질을 구성하는 분자들의 결합으로 인해 고체 상태로 굳을 때 필연적으로 결정을 갖게 돼요. 유리처럼 애초에 비정질의 본성을 지닌 녀석이 아니라면 모두가 그렇죠.
생각해 보세요. 분자들이 옆에 있는 분자와 결합하기 전에 얼려 버리는 게 가능할까요? 일상에서는커녕 실험실에서 조차 그런 환경을 조성하기 어려울걸요? 극저온의 우주에서나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죠.
그런데 올해 초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연구팀이 비정질 상태의 투게더토토을 만들었다고 해서 언론에 대서 특필된 적이 있었어요. 액체 상태의 물과 동일한 밀도를 갖는 투게더토토을 만들어 낸 인류 최초의 사건이었으니 그럴 수밖에요. 방법은 단순했어요. 강철 구슬과 일반 투게더토토(결정질)을 영하 200℃의 차가운 용기 안에 함께 넣고 강하게 흔들기만 하면 그걸로 끝! 쉐킷 쉐킷! 물리력으로 분자 간의 결합을 깨 버린 거예요. 후덜덜하죠?
이번 연구 결과는 물과 같은 밀도를 갖는 투게더토토(비정질 투게더토토)이 존재할 수 없다는 기존 정설을 뒤집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답니다. 물은 투게더토토이 되면서 부피는 커지고 밀도는 낮아져요. 투게더토토을 물에 넣으면 둥둥 뜨는 것도 투게더토토의 밀도가 낮기 때문이죠. 이번 연구로 밀도가 물에 더 가까운 새로운 형태의 투게더토토을 발견한 것이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바가 자연의 모든 것이 아니었다는 걸 새삼 깨닫는 계기였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세요. 여러분의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실은 허상일지도 몰라요. 우리는 그 이면에 숨은 진실을 아직 모르고 있을 수도 있어요. 두 눈을 크게 뜨고 진실의 모습을 찾아보아요. 이상, 진실 탐험 대원! 닥터 스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