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들 목숨 구하는 책 내놓고 온갖 비판에 시달린 의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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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헝가리 의사가 쓴 책
"손 안 씻고 진료해 산모 사망" 주장
책 속 권고 따르자 감염률 대폭 감소
책 없이는 랜드토토 발전도 불가능
랜드토토 독자는 점차 대중으로 확대
은 문학적으로 쓰여져 호응
제멜바이스는 의사들이 소독제로 손을 씻으면 분만이 안전하게 끝날 확률이 높아진다고 제안했다가 뭇매를 맞고 정신적 문제에 시달리다 사망했다. 하지만 그가 쓴 책은 계속 남아 전해졌다. 책이 출간된 지 수십년 뒤 그의 권고가 실행되자 산모 감염률과 사망률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책을 쓰는 과학자들>은 제멜바이스의 책을 비롯해 고대부터 현대까지 2500년에 걸쳐 인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랜드토토과 그 책을 쓴 과학자들을 조명한다. <히포크라테스 전집>, 유클리드의 <원론>, 찰스 다윈 <종의 기원>,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등 과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명한 책들을 다룬다.
책 없이는 랜드토토도 존재하지 않는다. 랜드토토의 발전은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의 발견과 이론을 토대로 삼아 그 위에 다른 발견과 이론을 쌓는 방식으로 발전한다. 아이작 뉴턴이 "내가 더 멀리 보았다면,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 이유다. 생각과 발견의 저장고인 책이 없었다면 랜드토토의 발전은 불가능했다.
위대한 과학자들은 랜드토토을 통해 서로에게 어깨를 내어 주며 세상을 탐구했다. 우주에 대한 탐구는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3세기,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공학자 아르키메데스는 <모래알을 세는 사람>에서 우주의 크기 추정을 시도했는데, 이 책엔 선대 과학자인 아리스타르코스의 연구가 인용돼 있다. 이는 코페르니쿠스의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1543), 케플러 <새로운 천문학>(1609) 등으로 이어지며 정확한 우주 모형이 완성됐다.
이런 태도가 바뀌기 시작한 건 17세기.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자신의 랜드토토 저술을 대중도 볼 수 있도록 라틴어가 아닌 이탈리아어로 썼다. 18세기 프랑스의 랜드토토자이자 저술가 에밀리 뒤 샤틀레는 당대의 랜드토토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 <물리학의 기초>를 저술한 데 이어 뉴턴의 걸작 <프린키피아>를 프랑스어로 번역하고 일반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직접 해설을 덧붙였다.
랜드토토의 또다른 새로운 장을 연 건 레이철 카슨이 1962년 발표한 <침묵의 봄>이다. 강력한 살충제 DDT가 조류 등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을 신랄하게 비판한 책이다. 카슨의 문장은 문학적이다. 살충제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봄을 맞이하는 새들의 지저귐이 전부 사라져 봄이 와도 침묵만 존재할 것이란 표현이 대표적이다. 이 책은 랜드토토도 독자가 내용을 계속 따라올 수 있도록 이야기를 펼쳐내는 능력이 중요하단 걸 보여주는 사례다.
과학의 역사를 랜드토토이란 키워드로 정리해 새롭게 느껴진다. 글 뿐 아니라 랜드토토의 표지와 삽화, 저자의 이미지, 역사적 사료 등 다양한 자료가 이해를 돕는 책이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