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계정 빌려줬더니 사기 악용…용돈벌이 청소년 울린 'SNS 기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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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대여 피해 3주새 급증
피해 금액 6800만원 달해
12일 ddj 토토사이트피해 정보공유 앱 더치트에 따르면 ‘김헌영’ 명의 계좌로 이뤄진 ddj 토토사이트 피해가 지난 3주간 132건 신고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피해액은 6800만원에 달한다.
피해자들은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판매글을 보고 김씨 명의 계좌로 돈을 보냈지만 물건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물품은 상품권, 아이패드, 중고 자동차 등 다양했다. 피해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전남 목포경찰서가 이 사건 집중수사 관서로 지정됐다. 통장 명의자를 입건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ddj 토토사이트범은 위조 신분증, 대포통장 수십 개를 활용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한 정황이 드러났다. 신종 속임 수법으로 중고 마켓 계정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셜미디어 등에 ‘기부천사’ ‘기부짱구’ 등의 계정을 개설한 뒤 “선행 사연을 알려주면 추첨을 통해 돈을 준다”고 속여 청소년들을 유인했다. 사연을 보내면 1000~5000원 등 소액을 입금하며 경계심을 누그러뜨렸다. 이후 더 많은 돈을 주겠다며 당근마켓 계정을 잠시 빌려달라고 요구하는 식으로 계정을 얻어냈다.
ddj 토토사이트범들은 최대한 많은 지역에서 중고거래 ddj 토토사이트를 치기 위해 다수 계정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당근마켓은 GPS를 이용해 ‘동네 인증’ 절차를 거친다. 예를 들어 서울 서초구 주민만 서초구 전용 계정을 가질 수 있다. ddj 토토사이트범이 서초구에서 범죄를 저지르려면 이 지역 주민 계정이 필요하다.
ddj 토토사이트범들이 경제적 사정이 넉넉지 않고 금융 지식이 부족한 미성년자를 주 표적으로 삼은 이유다. 청소년 계정을 빌리기 위해 SNS 게시글에 태어난 연도를 의미하는 ‘08’ ‘09’ ‘10’ 등의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피해자 손모 양(15)은 “당근마켓 계정을 세 시간만 빌려주면 50만원을 준다고 했는데 ddj 토토사이트에 쓰일 줄은 전혀 몰랐다”며 “난생처음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노종언 법무법인 존재 변호사는 “계정을 타인에게 빌려주는 행위는 금융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학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