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토토사이트 샌즈 이유 있는 저항, 3대 명장면과 패션 코드 대해부

영화

‘대중음악 아이콘’ 밥 토토사이트 샌즈
예술 정체성 구축한 1960년대 모습 조명

5년 간 밥 토토사이트 샌즈 연구한 티모테 샬라메
직접 라이브 연주 등 인상적인 연기 선봬
컴플리트언노운 스틸. 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기타 하나 매고 뉴욕을 헤매는 촌뜨기 싱어송라이터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유일한 가수가 되기까지 어떤 발자취를 남겼을까. 밥 토토사이트 샌즈 젊은 날을 보여준 티모테 샬라메의 연기는 인상 깊다.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에서 주목할 장면들을 꼽았다.

‘아름다운 강산’은 희망차고 속이 뻥 뚫리는 노래로 인식된다. 원래 이 노래는 록의 대부 신중현이 1972년 그룹사운드 ‘신중현과 더 맨’을 통해 처음 발표했다. 러닝타임만 10분에 달하는 오리지널 곡은 어둡고 가라앉은 분위기를 관통하는 사이키델릭한 사운드가 특징이다. 시대에 대한 희망찬가를 짓는 대신 젊은 기타리스트의 반항기로 사운드를 채우자 일상적인 노랫말은 비로소 낭만적인 시가 된다.

이보다 10여년 앞선 시절의 미국 뉴욕도 엄혹했다. 경제적으론 풍요롭지만, 사회 밑바닥엔 냉전, 핵전쟁, 인종차별 등 잃어버린 자유를 향한 그리움과 실존에 대한 공포가 자리 잡고 있던 시대였다. 그리고 이 한 가운데 대중음악사에 가장 중요한 낭만주의 음유시인이 등장한다. 포크부터 컨트리, 로큰롤, 블루스까지 당대 사람들이 즐기던 모든 장르에 걸쳐 ‘시대의 목소리’라 불린 밥 토토사이트 샌즈이다. 그가 자신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 나간 1961년부터 4년간의 초기 커리어를 조명한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은 이렇게 시작한다.
컴플리트언노운 스틸. IMDb
SCENE#1. 허클베리 핀 모자를 쓴 촌뜨기

화려한 자수 셔츠에 시선을 끄는 볼로 타이, 무심한 듯 걸친 가죽 재킷까지. 쌀쌀한 날씨로 어깨를 움츠린 포즈까지 세련됐다던 밥 토토사이트 샌즈 패션에도 흑역사는 있다. 미국 포크송의 전설 우디 거스리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뉴욕에 온 그는 택시 기사에게 충분한 팁을 줄 여력도 없는 미드웨스트(중서부) 출신의 촌뜨기다.

거스리가 투병 중인 병원에서 만난 또 다른 포크 음악가 피트 시거(에드워드 노튼)는 그를 보고 “해진 재킷에 부스스한 머리를 누른 허클베리 핀 모자를 썼다”고 말한다. 이런 모습의 토토사이트 샌즈이 쇠약해진 거스리를 생각하고 썼다며 ‘우디를 위한 노래(Song to Woody)’를 부르는 장면은 여러모로 인상 깊다. ‘완전한 무명(Complete Unknown)’이나 다름없는 촌뜨기의 음악성이 낡은 옷깃을 뚫고 나올 만큼 뛰어나기 때문만은 아니다. 두 거장을 매료시킨 그의 음악이 실은 포크도, 컨트리도, 로큰롤도 아닌 밥 토토사이트 샌즈만의 음악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틀을 거부한 토토사이트 샌즈이 평생 추구했던 규정되지 않은 자유로움이 영화 속에서 가장 돋보이는 순간이다.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 스틸. /월트디즈니 코리아
SCENE#2. “피카소는 따분해”

딜런은 특출난 재능을 알아본 시거의 도움으로 뉴욕 포크 음악의 메카 그리니치빌리지에 정착하고 연인 실비 루소(엘르 패닝)를 만난다. 인종 혐오를 배척하고 문학과 미술 등 다방면에 관심을 가진 루소는 토토사이트 샌즈 음악에 영감을 더한다. 두 사람이 데이트하는 장면은 60년간 얽매이지 않는 음악을 추구한 토토사이트 샌즈 예술적 정체성을 엿볼 수 있다. 그는 “누구든 무대에서 주의를 끄는 사람이라면 별종(Freak)이 돼야 해”라고 거듭 강조한다. 그리고선 “피카소는 따분하고 과대 평가돼 있다”며 그의 작품 게르니카를 보기 위해 뉴욕현대미술관(MoMA)로 향하던 발길을 돌려 영화관에 들어가 ‘가라, 항해자여(Now, Voyager)’를 관람한다.

극장에서 나온 두 사람은 작품을 두고 대화한다. 영화 속 어머니의 억압에서 벗어나는 주인공을 두고 루소가 “자신을 찾은 것”이라고 하자, 토토사이트 샌즈은 “다른 무언가가 된 것일 뿐”이라고 잘라 말한다. 사람의 진심은 여럿일 수 있고, 불완전해 보이는 것도 완성된 모습일 수 있다는 것이다. 관습과 권위에서 종속되는 것을 거부하고 하고 싶은 것을 보여주는 괴짜는 삶이나 예술적 정체성이 여럿일 수 있음을 강조하는 앞선 그의 모습까지 더하면, 훗날 통기타 대신 일렉 기타를 집어 드는 게 변절이 아닌 자연스러운 변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컴플리트언노운 스틸. 월트디즈니코리아
SCENE#3. “사랑을 찾으세요”

딜런이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뽐내기 시작했을 때 뉴욕의 자유와 평화는 시들고 있었다. 1962년 10월 텔레비전에선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쿠바 핵미사일 위기를 두고 “미합중국에 대한 소련의 공격으로 간주하고 완전한 보복을 가할 것”이라는 담화가 나온다. 미국이 공포에 떨고 사람들은 뉴욕을 떠나 대피할 때 딜런은 청춘의 본거지인 가스라이트 카페로 간다. 권력자들의 무책임과 전쟁의 고통을 담은 ‘전쟁의 귀재들(Masters of war)’을 열창한 그는 “괴로운 시대예요. 사랑할 사람을 찾으세요”라는 한 마디를 덧붙인다. 자유와 다양성을 추구한 동시에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평생 노래한 토토사이트 샌즈 음악이 태어난 순간이다.

Design#1. 레이밴 선글라스

곱슬머리와 함께 밥 토토사이트 샌즈 하면 떠오르는 트레이드 마크 중 하나가 바로 그의 레이밴 선글라스다. 영화에서 토토사이트 샌즈은 모두가 알아볼 만큼 유명세를 타고 실비 루소와 헤어진 이후부터 낮이건 밤이건 선글라스를 쓰고 다닌다. 맨얼굴을 보여달라며 선글라스를 벗긴 팬을 밀치다 한 방 맞고 쓰러지기도 한다.

선글라스를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포크 음악의 부흥을 이끌 기대주라는 세간의 규정 같은 타인이 정의하는 밥 토토사이트 샌즈에게서 벗어나고 싶기 때문. 그가 선글라스는 벗을 때는 자신의 진심을 전할 때다. 자신을 떠나려는 실비 루소를 붙잡을 때나, “평생 ‘블로잉 인 더 윈드(Blowin’ In The Wind)’나 부르라는 거냐”며 자신이 포크 가수로만 머물지 않을 것이라 소리칠 때다.
컴플리트언노운 스틸. IMDb
Desgin#2. 트라이엄프 바이크

선글라스가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도구라면, 딜런이 줄곧 타고 다니는 클래식 바이크의 대명사 트라이엄프 타이거100은 자유의 상징이다. 단적인 장면이 뉴포트페스티벌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는 무대에서 포크 스타일의 노래를 부를 것을 강요받고 뛰쳐나왔을 때다. 토토사이트 샌즈 심경을 보여주듯 바이크도 주차된 차들에 가로막혀 오도 가도 못하게 됐다.

이 상황을 해결해준 건 토토사이트 샌즈이 존경하는 음악가이자 컨트리에서 팝으로 음악적 지평을 넓힌 조니 캐시(보이드 홀브룩). 그는 술에 취한 채 차를 옮겨주며 토토사이트 샌즈이 트라이엄프를 타고 달릴 수 있도록 길을 터준다. 그리고선 “카펫에 흙발자국을 남겨”라는 조언을 남긴다. 그리고 토토사이트 샌즈은 이날 밤 어쿠스틱 기타 대신 일렉 기타를 들고 ‘라이크 어 롤링 스톤(Like a Rolling Stone)’을 연주한다. ‘포크 락’ 장르를 온 세상에 선보이며 미국식 정통 포크에 전자음악이라는 진한 얼룩을 남겨버린 것이다.
컴플리트언노운 스틸. 월트디즈니코리아
이제는 연기파 배우로 불러도 손색없는 티모테 샬라메의 연기가 인상 깊다. 샬라메는 작품에 캐스팅된 후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토토사이트 샌즈을 연구했다고 한다. 특유의 게슴츠레한 눈빛과 목소리, 읊조리는 듯한 창법 등을 연구했다는 그는 기타 연주까지 전부 라이브로 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언뜻 보이는 영화 속 그의 오른손가락의 손톱이 기타 줄을 튕기기 완벽한 상태의 길이로 다듬어져 있는 모습은 영화에 몰입하게 만드는 기분 좋은 요소다.

인터넷 방송인 쵸단 등으로 결성된 밴드 QWER이 지난해 펜타포트락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이 들리자 “록 음악성을 훼손한다”는 우려가 나온다거나, 유명 연예인이 화가로 변신하자 “순수예술은 아무나 하느냐”는 비판이 나오는 등 예술은 여전히 경직돼 있다. 60여년 전 초보 뮤지션 토토사이트 샌즈 자유와 평화를 향한 음악적 투쟁을 본다면 조금은 부드러워지지 않을까.

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