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말만 맞다는 '엇나간' 사람들 보면서 쓴 소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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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한 예소연의
등단 4년 만에 최연소 수상 기록 세워
암에 걸리느 586세대 아버지와 그를 간병하는 페미니스트 딸
강아지가 난장판을 만들어놓을 '유쾌한 장례식' 계획하는 이야기
지난 2월 제48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은 토토사이트 아띠 <그 개와 혁명>의 줄거리다. 등단 4년 만에 이상문학상을 안은 주인공은 예소연. 1992년생 작가인 그는 이번 상으로 최연소 수상 기록(32세)과 타이를 이뤘다.
아버지의 간병을 계기로 그는 죽음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했다. “제가 가벼이 여기고 넘어갔던 죽음들에 대해 다시 돌이켜보게 됐어요. 내가 일상을 살아갈 동안 상실의 슬픔 속에 놓인 수많은 이들을 생각해보게 되었고요. 그리고 이 어찌할 수 없는 슬픔을 평생 마주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느꼈어요. 슬픔을 대하는 태도가 아주 조금은 의연해진 것 같습니다.”
예 작가의 토토사이트 아띠 속에는 작가 자신처럼 슬픔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는 “우리 모두 살면서 다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많이 직면한다"며 "누구 탓도 아닌데 결국은 마음을 다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억울한 상황이 '토토사이트 아띠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억울한 상황을 찬찬히 돌이켜 보면서 토토사이트 아띠의 장면을 구상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 개와 혁명>의 주인공 태수와 수민은 각각 '좌파'와 '페미니스트'라는 꼬리표가 붙은 인물로, 어딘가 '엇나간' 사람들이다. 이런 설정에 대해 예소연은 "정치적, 세대적 갈등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는 아니었다"며 "사람마다 다 정치적 의견은 있을 건데 조금 경도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각자 자기 의견만 맞다고, 그게 당연하다고 말할 때마다 서로를 갉아먹게 되는 웃픈(웃기면서 슬픈) 사람들 이야기"라고 말했다.
"저도 평소에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이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어느 순간 그렇게 생각하는 게 지겹고 힘들더라고요. 정말 ‘왜’ 저런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는지 고려해보기라도 하자는 마음을 갖게 됐어요. 사회도 물론 그렇죠. 다 자기 생각만 맞다고 하는데 그래서야 뭐 인사라도 제대로 나누겠어요? 하물며 왜 저 사람은 저런 생각을 갖게 됐는지 생각이라도 해보는 게 낫겠다 싶은 거죠. 물론 자기 멋대로 생각하면 안 되겠지만요.”
구교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