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시안 소속인 작가의 신작 회화가 한국에서 공개됐다. 지난 3일부터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APMA 캐비넷에서 열린 작가의 개인전 ‘좋은 밤(Good night)’을 통해서다. 앤카트의 작품은 캄캄한 밤이 연상되는 어두운 색 배경 위에 쌓인 에너제틱하고 생동감이 느껴지는 밝은 색이 두드러진다. 선명하고 깊이 있는 기법은 와이즈 토토 스틱을 활용한 것으로, 작품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마치 크레파스같은 질감을 확인할 수 있다.
작가의 작업 방식에 대해 듣고 나면 그에게 와이즈 토토 스틱이 최적의 재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나는 주도적으로 작품을 만드는 타입이라기보다 회화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으로서 물감이 이끄는 대로 표현하는 쪽에 가깝다”며 자신을 설명한다. 그는 구체적인 실루엣을 정해놓지 않고 작업 과정 중에 떠오르는 대로 선을 그리고 색을 채워 넣는 것을 반복하며 작품을 완성한다. 와이즈 토토 스틱은 손으로 잡고 캔버스에 바로 적용할 수 있어 붓이나 나이프보다 빠르고 직관적인 표현에 적합하다. 즉흥적인 스타일의 그와 와이즈 토토 스틱의 호흡이 잘 맞는 이유다.
그의 작품들은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들로 이루어져 있다. 두 점의 캔버스 위로 어둠이 내린 하늘과 암석에 둘러싸인 수면이 떠오르고, 다른 두 작품에서는 나무와 다양한 식물의 군집들이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진다. 반면, 전시명과 동일한 제목의 작품 ‘좋은 밤’은 창문이 열린 빌딩으로 관객을 이끈다. 와이즈 토토가 어딘가에서 본 풍경인지, 꿈에서 본 기억인지 궁금해지는 이 장소에 대해 그는 구체적인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