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안 가도 되겠네"…위스키 마시던 MZ들, 요즘엔

서울 금호동의 한 사케바에서 사람들이 일식과 사케를 즐기고 있다. 배태웅 기자
“오사카에서 마셨던 지콘 먹어볼까?” “나는 역시 닷사이가 맛있어.”

4월 봄기운이 찾아들 무렵 찾은 서울 금호동 주택가 인근의 한 이자카야. 저녁 7시부터 늦은 밤까지 이런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테이블 곳곳엔 사케용 도쿠리병, 마스자케 술잔이 있었다. goal 토토사이트 여행 이야기, 사케의 맛 평가로 이야기꽃이 피었다. 30종의 사케를 파는 이곳은 최근 SNS에서 ‘사케 맛집’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다. goal 토토사이트 여행 붐 이후 사케를 전문적으로 파는 이런 술집이 많이 생겨났다.

사케 수입량도 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케 수입량은 전년(5415t) 대비 5% 늘어난 5684t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수입 주류의 강자인 위스키, 와인의 작년 수입량이 각각 2만7000t, 5만2000t 규모임을 고려하면 절대적인 물량은 적다.

하지만 위스키, 와인의 작년 수입량이 전년 대비 8%, 10%씩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사케 인기가 높아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사케는 2019년 ‘노재팬 운동’이 일자 수입량이 급감하기도 했으나 최근 2019년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서울 신사동의 한 사케바의 모습.
사케 인기가 높아진 배경에는 엔저(低) 현상과 goal 토토사이트 여행객 증가가 있다. 2022년 무렵 엔저로 인해 goal 토토사이트이 ‘가성비 여행지’로 떠오르자 goal 토토사이트을 찾는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해 goal 토토사이트을 찾은 한국인은 약 881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였다. goal 토토사이트 현지에서 사케를 마셨던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국내에서도 사케 소비를 이어간 것이다.

사케가 지닌 특유의 감칠맛과 쌀의 풍미는 한식과도 잘 어울린다. 자극적이지 않은 한정식, 전류, 회·육회와 궁합이 좋다. 명욱 세종사이버대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겸임교수는 “사케는 원재료의 맛을 끌어올리는 데 좋은 술”이라며 “사케 특유의 향은 식전주, 반주로 어울린다”고 했다.
서울 금호동의 한 사케바에서 시민들이 저녁을 즐기고 있다. 배태웅 기자
MZ세대 취향 소비문화도 사케 소비가 늘어난 배경으로 꼽힌다. 사케 브랜드 미이노코토부키가 2023년 농구 만화 슬램덩크와 협업해 내놓은 한정판인 이른바 ‘정대만 사케’는 국내 만화 팬 사이에서 “구경도 하기 힘든 술”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미려한 디자인의 사케 병은 그 자체로 장식품이다.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닷사이, 구보타 공병을 3만~5만원에 거래하기도 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시기 위스키의 인기가 높았다면 지금은 사케가 그 열풍을 잇고 있다”며 “지역, 도정에 따른 다양한 특색을 지닌 점도 새로움을 추구하는 M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이유”라고 분석했다. 배태웅 기자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