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조각이 쌓인 집, 집, 집 '건축학개론'

[arte] 최영균의 공간탐구 of NETFLIX

영화

토토사이트 추천 일베, 기억을 담는 그릇
오래된 빈집 / 제주의 집 / 승민의 집

15년 만에 승민을 찾아온 서연
제주의 집을 리모델링하며
유예된 감정을 정리하는 두 사람

"왜 집을 짓는지 알아야 어떤 집이 필요한지를 알지"
드디어 <토토사이트 추천 일베>이다. '영화 속 건축공간'을 주제로 연재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작품이다.

'이젠 버틸 수 없다고
휑한 웃음으로 내 어깨에 기대어...'

글을 쓰는 내내 반복 재생한 이 노래는, 그 유명한 '기억의 습작'의 도입부다. 여러분도 글 읽기를 잠시 멈추고 이 노래를 틀어보는 건 어떨까. 아마 글과 노래의 길이가 비슷할 것이다. 오래된 멜로디의 끄트머리를 잡아 올리면, 그 시절의 감정과 장소, 그리고 잊었던 사람들의 얼굴까지 자연스레 따라 올라온다.

[ ♪김동률 - 기억의 습작]


'국민 첫사랑' 수지를 탄생시킨 영화 <토토사이트 추천 일베>은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땐 '건축학과에 가면 수지를 만날 수 있냐'는 농담도 유행이었다. 물론 수지는 예뻤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를 떠올릴 때마다 '첫사랑'이 아닌 다른 키워드가 먼저 떠오른다. 바로 '기억'이다. <토토사이트 추천 일베>은 건축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건축이 어떻게 사람들의 기억을 담고 또 불러오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현재의 서연과 승민(한가인, 엄태웅 분)이, 대학생 시절(수지, 이제훈 분)을 회상하는 액자식 구성의 영화 &lt;토토사이트 추천 일베&gt; / 출처. 넷플릭스
[오래된 빈집]
서연과 승민의 공간 - 기억의 누적과 소멸

토토사이트 추천 일베은 건축학과 1학년 1학기, 이제 막 건축에 발을 들인 건축학도가 듣게 되는 수업이다. '건축이란 무엇인가?'라는 요상한 질문에 어설픈 드로잉과 서툰 발표가 쏟아진다. 이 불완전한 시작은 그렇기에 순수하다. 건축도 사랑도 그렇게 서툴게 시작된다. 승민(이제훈 분)과 서연(수지 분)도 바로 이 수업에서 처음 만난다.

토토사이트 추천 일베 답사 중 우연히 마주친 두 사람은, 홀린 듯 골목길의 '오래된 빈집'으로 들어간다. 버려진 그 집에서 서연과 승민은 달콤한 추억을 만들어간다. 공간을 함께 청소하고, 화분에 꽃을 심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빈집에 '기억'을 쌓아 나간다. 만나는 횟수가 늘어갈수록 빈집은 그들에게 중요한 공간으로 변해간다.

그러나 설렘은 오래가지 못했다. 첫눈이 오는 날, 빈집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은 지켜지지 못한다. 빈집은 다시 먼지로 뒤덮였고, 화분 속 식물은 시들고, 두 사람이 나눠 들었던 CD는 차가운 마루에 남겨졌다. 그렇게 두 사람은 남이 되고, 그 집은 다시 '비어 버린' 공간으로 되돌아간다.
빈집을 함께 가꾸는 두 사람과 다시 비어버린 빈집 / 출처. 넷플릭스
[제주의 집]
서연과 아버지의 공간 - 감정의 재구성

어린 시절 서연이 살았던 '제주의 집'은, 성인이 된 서연과 승민이 다시 마주하는 계기로서 첫사랑의 기억을 불러오는 공간이다.

얼마 전 이혼한 서연과 곧 결혼을 앞둔 승민. 서연은 토토사이트 추천 일베가가 된 승민에게 제주의 집 리모델링을 의뢰한다. 아픈 아버지가 여생을 평온하게 보내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승민이 제안한 새집의 디자인은 서연에게 낯설기만 하다. 기존 집을 허물고 화려한 형태로 새로 짓는 계획은 서연에게 와 닿지 않는다.

수돗가에 남아 있는 서연의 발자국과, 벽에 그어진 키 표시. 사소한 흔적 하나하나가 서연에게는 중요한 기억들이다. 승민은 결국 '신축'이 아닌 '증축'으로 계획을 변경한다. 새로운 집을 짓는 게 아니라, 원래의 집 앞에 새로운 거실을 덧붙이는 방식이다. 과거와 미래가 더불어 나아가는 토토사이트 추천 일베적 제안이다. 그제야 서연도 승민의 계획안에 공감한다.

피아노를 치지 않겠다며 과거와 단절하려 했던 음대생 서연은, 결국 집에서 가장 좋은 곳에 피아노를 놓고 제자들을 가르친다. 이 집은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니다. 서연의 감정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공간이다.
서연의 흔적이 남은 제주의 집 / 출처. 넷플릭스
[승민의 집]
승민과 어머니의 공간 - 녹슨 감정의 흔적

승민의 집은 멈춰 있는 기억의 공간이다. 오래된 가구, 낡은 철문, 냉장고에 가득 찬 오래된 음식까지. 이 모든 요소들이 오래된 시간을 붙들고 있다.

승민의 집은 익숙하면서도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하다. 어머니는 변화에 저항하고, 승민은 그 안에서 답답함을 느낀다. 서연과의 오해와 가난에 대한 승민의 분노는 어머니를 향한다. 화가 난 승민은 대문을 발로 차며 도망치듯 집을 나선다. 찌그러진 철문 귀퉁이는 그날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15년 후, 미국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찾은 집에서, 승민은 변하지 않는 풍경에 다시금 막막함을 느낀다. 또다시 감정을 터뜨리고 대문 밖에 쪼그려 앉아 담배를 피우는 승민. 그리고 우연히 눈에 들어온, 녹슬고 찌그러진 모서리의 철문. 그는 찌그러진 부분을 펴보려 애쓰지만 펴지지 않는다. 이미 녹슬어버린 과거의 상처가 봉합되지 않는다.

서연과는 달리 승민은 아직도 과거의 감정을 정리하지 못한 채 살아왔음을 알 수 있다. 이 집은 변함없이 모든 기억을 붙잡고 있다. "집이 지겨운 게 어딨어. 집은 그냥 집이지." 어머니의 말은 단순하지만 깊다. 집은 그저 머무는 곳이 아니라, 버릴 수 없는 시간과 감정의 집합체다.
철문을 발로 차는 대학생 승민과, 찌그러진 철문을 펴려는 현재의 승민 / 출처. 넷플릭스

토토사이트 추천 일베은 기억이 담기는 그릇

승민은 미국으로 떠나기 전, 서연이 남긴 CD를 소포로 보낸다. 그것은 자신을 기다리다 떠난 서연이 남긴, 아무도 없는 빈집에서 승민이 들고나온 두 사람의 '기억'이다. 이제 서연은 리모델링한 제주의 집에서 CD 속 '기억의 습작'을 들으며 조용히 미소 짓는다. 그제야, 두 사람의 오래된 첫사랑에 조용한 마침표가 찍힌다.

토토사이트 추천 일베의 본질은 물리적 형태가 아니다. 누군가의 삶을 품고, 관계를 회복하고, 기억을 다시 호출하는 장치다. 이야기를 품은 공간이 되어서야 토토사이트 추천 일베은 비로소 완성된다. 스무 살의 사랑은 언제나 미완성이다. 엇갈리고, 어설프게 끝나는 감정이 습작에 불과하듯, 기억이 담기지 않은 토토사이트 추천 일베도 습작에 불과하다.

<토토사이트 추천 일베>은 말한다. 우리가 살아온 모든 집은, 어쩌면 하나의 '기억의 습작'이었다고. 서툴고 미완성이지만, 진심이 담긴 건축.

최영균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