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사업서 뜨거운 감자된 '소셜믹스'

부동산 프리즘

임대주택 차별 막기 위한 공개추첨
조합은 한강변 로열층 배치 반대
서울시 "토토사이트 테이블·주택공급 조화"
임대아파트 배치를 놓고 서울시와 재건축 조합원 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토토사이트 테이블’(단지 내 분양가구와 임대가구 혼합 배치) 원칙은 지키되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내놓겠다며 한 걸음 물러났다.

28일 정비업계와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는 정비계획 통합심의에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의 설계안을 보류했다. 공공임대주택으로 매입할 수 있는 소형 주택형을 한강 변 주동에 배치하지 않고 저층부나 복합용지 안에 편중되게 설계한 것이 차별적 요소가 많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서울시의 판단은 2022년 발표한 ‘임대주택 혁신방안’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 서울시는 차별과 소외를 원천 차단하는 완전한 토토사이트 테이블(동·호수 공개 추첨)를 의무화했다. 임대주택을 다른 동으로 배치해 출입문을 따로 만들고, 커뮤니티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차별 요소를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재건축 단지 조합원은 이것이 재산권 침해라는 입장이다. 한강 변이나 로열동, 로열층을 임대아파트분으로 책정하면 사업성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결국 사업성 저하로 정비사업 추진 동력이 떨어지고 서울시 주택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결론으로 연결된다.

서울시는 한강 변 등에 임대아파트를 반드시 배치하라는 게 아니라는 견해다. 동·호수는 추첨을 거쳐 정해져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임대주택을 편중되게 배치해 토토사이트 테이블 원칙에 벗어난 조치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재건축 단지의 반발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서울시가 한발 물러났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토토사이트 테이블와 관련해 “여러 방안을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토토사이트 테이블 관련 갈등으로 주택 공급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토토사이트 테이블 원칙을 지키며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는 측면에서 유연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토토사이트 테이블가 사회 통합이나 커뮤니티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필요한 만큼 조합과 원만한 합의를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학과 교수는 “임대주택을 분리하는 것은 단지 내 낙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재건축 정비사업을 시행하면서 용적률 등의 혜택을 보는 대신 임대주택 같은 공공기여를 약속한 만큼 이익을 본 것에 대해 일부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