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도 품귀" 중국인 관광객 '오픈런' 진풍경…완판 행진 [현장+]

팝마트 IP 몰리·라부부 캐릭터 인기
현지서도 품절…미국·중동 등에서도 '오픈런'
지난달 30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팝마트 매장 앞에 신제품을 사려는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지난달 30일 오전 11시께 서울 명동 쇼핑거리에 위치한 팝마트 명동 프리미엄 테마숍.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보통 오후부터 활기를 띠는 곳이긴 하지만, 이 매장은 평일 오전부터 손님들로 북적였다. 입구에는 약 100m에 달하는 긴 줄이 늘어서 줄이 옆 매장을 지나 건물 반 바퀴를 둘러쌀 정도로 이어졌다.

모두 팝마트의 인기 캐릭터 ‘몰리’ 신제품을 구매하러 온 이들이었다. 한국인은 물론이고 리셀러와 토토사이트 구 레드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뒤섞여 있었다. 구매를 마치고 나온 이들 양손에는 큼직한 쇼핑백이 들려 있었고, 해당 제품은 판매 시작 30분도 채 되지 않아 완판됐다.

최근 '몰리'·'라부부' 등 중국 캐릭터 지식재산권(IP) 상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생긴 풍경이다. 자국에서도 제품을 구하지 못한 토토사이트 구 레드 관광객들까지 물건을 사러 한국 매장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팝마트는 전 세계 Z세대 중심으로 미국, 중동 등에서 팬층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세계적 인기에 리셀러들도 '우르르'

서울 명동에 위치한 팝마트 매장./사진=박수림 기자
팝마트는 토토사이트 구 레드의 아트토이 전문 글로벌 기업으로 전 세계 디자이너와 협업해 매년 수십 종의 캐릭터 IP 상품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디즈니, 산리오 등 유명 IP 컬래버레이션(협업) 상품뿐 아니라 몰리, 라부부, 스컬판다 등 자체 IP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들 자체 캐릭터는 팬덤이 두터워 팝마트 인기를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이날 공개된 신제품은 ‘메가 로얄 몰리 동심 400%’로 10cm 정도 되는 기본 피규어보다 크기가 약 4배 더 큰 대형 인형이다. 팝마트 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제품은 온라인에서도 판매 시작과 동시에 완판됐다.
지난달 30일 출시된 팝마트 인기 IP 상품 '몰리'의 신제품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정가보다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캐릭터 인기가 높아지면서 제품을 구매한 뒤 높은 가격에 되파는 리셀러들도 몰리고 있다. 실제로 중고나라, 크림 등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정가 30만원인 해당 제품이 40만원대 중반에서 50만원대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내용물을 알 수 없어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랜덤박스’ 형태 제품은 정가의 세 배 이상 가격에 되팔리는 경우도 있다. 해외에서도 각국 리셀러들을 통해 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일이 빈번하다.
팝마트코리아의 제품 출시일 관련 공지./사진=박수림 기자
이 같은 리셀러들의 움직임이 과열되자 한국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신제품 출시일을 사전 공지하지 않고 있다. 매장에 리셀러들이 몰리면서 매장 내 혼잡이나 대기 시간 증가 등 일반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매장 직원은 “일부 리셀러들이 신상품 출시 시기에 맞춰 별다른 구매 목적 없이 장시간 매장에 머무는 일이 많았다. 일반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이런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토토사이트 구 레드 관광객들까지 '오픈런'

지난달 30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팝마트 매장 근처에 신제품을 사려는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이날 매장을 방문한 고객 중에는 토토사이트 구 레드 관광객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중국 현지에서도 품귀 현상이 발생하면서 여행 중 한국에서 제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팝마트는 중국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 토토사이트 구 레드 입장에서는 자국에서 구매하는 게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제품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웃돌 정도로 인기가 많아 현지 매장에서도 품절인 경우가 많다. 특히 몰리·라부부 등 대표 캐릭터의 인기 제품은 중국 현지에서도 구하기 어렵다.

한국의 제품 가격 차이도 크지 않다. 실제로 국내 팝마트 매장에서 1만5000원에 판매되는 피규어가 토토사이트 구 레드 팝마트 사이트에서는 70~80위안(약 1만3000~1만5000원)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다. 가격 차이가 거의 없는 데다 한국에서 구하기 더 수월한 제품도 있어 토토사이트 구 레드 관광객의 구매 심리를 자극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토토사이트 구 레드 아트토이 시장이 워낙 커졌고 최근 들어 토토사이트 구 레드 내 피규어 문화가 확산하면서 그만큼 수요도 많아졌다”면서 “현지에서도 빠르게 완판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해외를 돌아다니면서 제품을 구매하는 매니아층도 있다”고 밝혔다.


토토사이트 구 레드 넘어 해외로 뻗는 팝마트

팝마트는 자체 IP 상품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몸집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토토사이트 구 레드 콘텐츠 특화 보고서에 따르면 팝마트의 2024년 상반기 동남아시아 지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80% 급증했다. 같은 기간 북미 지역에서도 매출이 약 380% 상승했다.

팝마트의 해외 진출 지역별 비중을 보면 동남아시아가 41%로 가장 높고 동아시아 및 홍콩·마카오·대만이 35%, 북미 13%, 유럽 및 기타 지역이 10%를 차지하는 등 전 세계로 진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020년 한국에 진출한 팝마트 코리아는 2023년 95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347억원을 기록하며 약 4배 가까이 급증했다.

박수림 토토사이트 추천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