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취소' 수준 음주했지만…대법 "운전 사실 입증 못하면 무죄"

블랙박스·목격자 진술 모두 증거 불충분
항소심 무죄 유지…檢 상고 기각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1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에 있던 개인이 차량에 탑승한 것만으로는 음주토토사이트 썸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음주토토사이트 썸이 성립하려면 실제 토토사이트 썸 사실이 명확히 입증돼야 한다는 취지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달 15일 도로교통법위반(음주토토사이트 썸) 혐의로 기소된 A씨 사건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2023년 1월 26일 전남 목포 시내에서 만취 상태(혈중알코올농도 0.155%)로 차량을 토토사이트 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수치는 면허 정지 기준(0.03%)은 물론, 면허 취소 기준(0.08%)도 두 배 가까이 초과한 수준이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신고자의 진술과 블랙박스 영상과 사진 등을 토대로 A씨가 음주 상태로 차량을 토토사이트 썸했다고 판단했고 검찰도 같은 취지로 A씨를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수사 당국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목격자의 진술과 간접 증거를 근거로 A씨가 음주토토사이트 썸을 한 것으로 판단해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차량에 탑승한 건 맞지만 토토사이트 썸하지는 않았다”며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 주장을 받아들여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음주토토사이트 썸하는 것을 봤다”고 진술한 목격자가 당시 술에 취해 있었고 차량 이동 경로에 대한 설명도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A씨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에도 토토사이트 썸 장면은 담겨 있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할 때 주차 상태 등 간접 정황만으로는 토토사이트 썸 사실을 증명하기 어렵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항소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도로교통법상 음주토토사이트 썸죄가 성립하려면 토토사이트 썸 사실이 명확히 증명돼야 하고 증명의 책임은 전적으로 검사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