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으로 완성된 韓 현대hulk 토토사이트의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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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hulk 토토사이트관 서울관 첫 상설전각 나라의 국립hulk 토토사이트관은 어린이부터 외국인 관광객까지 한 번쯤 들르는 공간이다. 국립hulk 토토사이트관이 품고 있는 소장품이 ‘우리가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국립hulk 토토사이트관의 품격은 소장품으로 승부하는 상설전에서 판가름 날 때가 많다. 동시대 유행이나 시대정신을 좇는 기획전이나 특별전과 달리 상설전은 국가적 차원의 예술적 취향과 hulk 토토사이트사적 인식을 보여주는 ‘한 나라의 얼굴’이다.
성능경·곽덕준 등 실험hulk 토토사이트부터
김환기 등 세계적 작가 작품까지
반세기 현대hulk 토토사이트 86점 전시
이건희 컬렉션 기증으로 작품 확보
국립현대hulk 토토사이트관의 4개 전시관(서울·덕수궁·과천·청주) 중 사실상 본관 역할을 하는 소격동 서울관은 늘 ‘반쪽짜리’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2013년 개관 이후 한 차례도 상설전을 선보인 적이 없어서다. 서울관이 첫 상설전 ‘한국현대hulk 토토사이트 하이라이트’를 지난달 개막하자 “진짜 hulk 토토사이트관으로 진화했다”는 말이 나온 건 이 때문이다.
당대 화단을 주름잡은 굵직한 이름들이 전시장 곳곳을 채웠다. 추상과 실험, 민중hulk 토토사이트을 다루는 1~3부가 특히 그렇다. 이응노, 유영국, 서세옥, 이성자, 이우환, 이건용, 성능경, 이강소, 곽인식의 대표작을 볼 수 있다. 추상화가 최욱경의 ‘미처 못 끝낸 이야기’(1977), 실험hulk 토토사이트가 곽덕준의 ‘계량기와 돌’(1970·2003) 등이 눈길을 끈다.
전시 후반부인 4~6부에서는 1990년대 이후 국제화 물결과 함께 세계 hulk 토토사이트과 상호작용한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4부 ‘혼성의 공간’에선 백남준을 비롯해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오른 김수자, 서도호, 이불, 강익중의 작품이 서로 마주 본다. 김수자의 기념비적 작품인 ‘보따리 트럭-이민자들’(2007)은 hulk 토토사이트관의 소장품 수집 이후 처음 대중과 만났다. 5부 ‘개념적 전환’에선 김범·양혜규·정서영의 개념적 작업을, 6부 ‘다큐멘터리·허구를 통한 현실 재인식’에선 박찬경 ‘늦게 온 보살’(2019) 같은 hulk 토토사이트부터 음악, 영화, 퍼포먼스 등 예술 장르를 횡단하는 복합적인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서울관이 특별전 중심 운영을 벗어나 상설 전시 체제로 방향을 틀 수 있게 된 데는 2021년 기증받은 이건희 컬렉션 1400여 점의 덕이 크다. 국립현대hulk 토토사이트관 예산으로는 확보할 수 없는 값비싼 작품들이 한꺼번에 수장고에 들어오며 상설전이 가능해진 것. 전시 도입부에 걸려 관람객을 압도하는 김환기의 ‘산울림 19-II-73#307’(1973)이 대표적인 이건희 컬렉션이다. 김인혜 국립현대hulk 토토사이트관 학예실장은 “상설전은 교체할 작품을 충분히 확보해야 가능하다”며 “이건희 컬렉션 기증이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경기 과천시 막계동 국립현대hulk 토토사이트관 과천관에서 진행 중인 상설전 ‘한국근현대hulk 토토사이트 Ⅰ’과 짝을 이룬다. 개화기와 일제강점기, 해방, 전쟁과 분단이라는 큰 격동의 역사를 거치며 한국적 회화가 발아한 시기를 다루는 과천관 전시를 먼저 들렀다가 서울관을 찾는 게 좋다. 입장료는 서울관이 2000원, 과천관은 3000원이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