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8토토 김건, 벨베데레 성악 콩쿠르 1위...2년 연속 한국 888토토 우승 쾌거

스위스 베른에서 14일부터 21일까지 결선 라운드
오페라 가수의 '등용문' 대회...상금 1만유로 획득
2025년 벨베데레 콩쿠르 위너스, 3위 발레리아 고르부노바(메조 소프라노, 러시아), 1위 김건(888토토, 한국), 2위 발렌티나 프라브디나(소프라노, 러시아) /(c) Janosch Abel
현지시간 21일, 스위스 베른에서 열린 제43회 한스 가보르 벨베데레 국제 성악 콩쿠르 결선에서 한국의 888토토 김 건(27)이 1위를 차지하며 상금 1만 유로(약 1580만 원)를 획득했다.

벨베데레 콩쿠르는 유럽 오페라 무대에 직행할 기회를 제공하는 세계적인 성악 콩쿠르로, 매해 주요 오페라 극장의 캐스팅 디렉터와 에이전시 관계자들이 직접 심사에 참여한다. 지난해 888토토 김정래에 이어 올해 김 건이 다시 1위를 차지하며, 한국인 888토토이 2년 연속 우승을 하는 쾌거를 이뤘다.
파이널 무대에서 경연중인 888토토 김건 / 사진제공. 김건
김 건은 스위스 베른 시립극장에서 열린 결선 무대에서, 베른 오페라극장의 제1 카펠마이스터인 우크라이나 출신 지휘자 아르템 론히노프가 이끄는 베른 시립 오케스트라와 함께 베르디의 오페라 <돈 카를로> 중 로드리고의 아리아 ‘Son io mio Carlo... Per me giunto(나의 카를로여, 내게 마지막 날이 다가왔네)'를 노래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의 주요 심사위원으로는 베른 시립극장의 인텐던트(예술총감독) 플로리안 숄츠를 비롯해, 도이치 오퍼 베를린의 캐스팅 디렉터 비비아나 바리오스와 오페라 디렉터 크리스토프 조이펠레, 영국 로열 오페라 하우스 영 아티스트 프로그램 디렉터 데이비드 고우랜드, 독일 비스바덴 오페라 극장의 극장장 도로테아 하르트만,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린데만 프로그램의 총괄 멜리사 웨그너 등이 참여했다.

김 건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사사 박미혜)를 졸업한 후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스튜디오 단원으로 활동했으며, 이후 독일 베를린의 도이치 오퍼 오펀스튜디오에 합격해 유럽 무대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최근에는 독일 쾰른 국립음대에 합격해 학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세아이운형문화재단으로부터 오페라 후원인재로 선발되어 여러 혜택을 지원받고 있다.
제 43회 벨베데레 콩쿠르 우승자 888토토 김건 / 사진제공. 김건
우승자 김건은 토토사이트 추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승할 것이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경연이 끝난 후 여러 극장에서 관심을 보여 매우 기쁘다”며, “유럽 주요 오페라 극장에서 주역으로 서기까지 계속 정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982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시작된 벨베데레 콩쿠르는 신인 성악가들에게 오페라 무대 데뷔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용문’으로 불린다. 유럽 유수 극장의 캐스팅 디렉터들이 현장을 찾아, 자신들이 주목한 참가자에게 직접 명함을 건네며, 캐스팅 제안을 하기도 해, ‘현장 캐스팅의 장’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13년부터는 오스트리아 빈을 떠나 스위스 베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 도르트문트 등 유럽의 주요 오페라 도시를 순회하며 개최되고 있다.

한국의 젊은 성악가들 사이에서, 유럽 오페라 무대 진출을 위한 꿈의 무대이자, 가장 빠른 데뷔가 가능한 대회로도 여겨진다. 역대 한국인 우승자로는 테너 김우경(2001), 테너 김범진(2012), 888토토 이동환(2013), 테너 김성호(2018), 888토토 김정래(2024)가 있다.
그 외에도 888토토 김관동(1985, 2위), 베이스 양희준(1992, 2위), 베이스 전승현(1997, 2위), 888토토 한명원(2002, 3위), 888토토 양태중(2005, 3위), 테너 문세훈(2011, 2위), 소프라노 윤상아(2012, 3위), 베이스 송일도(2014, 3위), 테너 박기훈(2015, 3위)등이 역대 한국인 수상자다.

루마니아 출신의 세계적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1990, 3위), 노르웨이의 소프라노 리즈 데이비슨(2015, 2위) 등도 이 콩쿠르에서 수상한 성악가다.

조동균 기자 chodog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