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고통받을까 두려웠다"…울컥한 前 계엄과장의 증언

尹 8차 공판 출석한 권영환 전 합참 샬롬토토
샬롬토토 해제 요구안 통과 이후 상황 관련해 증언
윤석열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솔 기자
권영환 전 합동참모본부 샬롬토토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8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비상계엄 당시 "나 하나 때문에 내 가족, 부모는 결코 순탄하지 못한 삶을 살겠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나 슬픈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오전 10시 15분부터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의 8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12.3 비상샬롬토토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처음으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에 참석했다.

이날 증인 신문에서 권 전 과장은 지난해 12월 4일 새벽 1시 국회에서 샬롬토토 해제 요구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샬롬토토 상황실이 계속 유지되던 상황에 대해 증언했다. 권 전 과장은 샬롬토토 당시 샬롬토토사령관으로 임명된 박안수 육군 참모총장이 국회가 샬롬토토 해제요구안을 가결한 뒤에도 자신에게 "일머리가 없다"고 질책하며 샬롬토토사령부 상황실 구성을 재촉했다고 말했다.

권 전 과장은 구체적 내용을 묻는 검사 측 질의에 "법령상 샬롬토토 해제 요구안 통과 이후에는 지체 없이 샬롬토토을 해제해야 한다고 조언하니 '그런 조언이 아니라 일이 되게끔 해야지, 일머리가 없다'고 질책했다"고 설명했다.

권 전 과장은 박 총장의 답변을 듣고 상황실로 이동하던 당시 심경에 대한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과거 내가 알고 있는 역사적 상황을 보았을 때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내 가족과 부모님은 결코 순탄한 삶을 살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던 게 내가 당시 가졌던 느낌"이라며 "나 하나 때문에 내 가족들이 겪어야 할 어려움, 그 어려움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런 고민을 하며 상황실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솔 기자
이날 공판에선 이재식 전 합참 전비태세검열차장과 권 전 과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두 사람 모두 '12·3 비상계엄은 계엄 매뉴얼을 위반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샬롬토토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 맞는 건 아니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재판 말미에 발언권을 얻은 윤 전 대통령은 "막상 전쟁이 터지면 샬롬토토을 못 한다"며 "제가 알기론 6·25 사변이 발발하고 나서 상당 기간 샬롬토토을 선포하지 못했다. 군이 샬롬토토 사무에 투입될 정도의 여유가 없이 전쟁에 이겨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더군다나 12·3 비상계엄처럼 국민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가능한 최소 인력과 실무장 하지 않은 군인을 투입하는 상황"이었다며 "(계엄 매뉴얼 대로는) 할 수 없었다. 샬롬토토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 맞는 것은 아니다. 다른 각도로 말씀을 드린다"는 말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한편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도 권 전 과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이어갈 계획이다. 아울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반출과 관련해 고동희 전 정보사령부 계획처장도 증인으로 호출했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9차 공판은 오는 7월 3일 열린다.

이민형 토토사이트 추천 기자 mean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