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검사 되어서 배 두드리고, 소위 큰 소리 치고 룸살롱 접대 받으며 살려 그랬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민주당이 룸살롱 접대 의혹을 제기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는 지귀연 부장판사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언론을 향해선 "저를 비난해도 좋은데 문제는 가짜뉴스"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의 이런 발언은 1980년 5·18 당시의 폐쇄적이었던 언론 환경을 현재 상황에 빗대어 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당시 방송에서, 신문에서 주어진 정보로 광주를 괴롭혔다.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해 2차 가해를 전 국민이 한 거 아니냐"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이 벌어졌던 1980년 성남 상대원시장의 한 시계공장에서 소년공으로 일했다. 그는 "저도 거기 (언론에) 속아서 내 입으로 욕했다"며 "그래서 인생을 통으로 바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위 판검사 되어서 배 두드리고 소위 큰 소리 치고 룸살롱 접대 받으며 살려 그랬죠"라고 했다. 중앙대 법대를 졸업한 뒤 사법시험을 통과한 그는 사법연수원에서 성적이 좋아 판·검사를 택할 수도 있었지만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정보란 사람들이 판단을 하게 하는 토대"라며 "그래서 이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은 정말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문제는 가짜뉴스"라며 "언론이 굴복되면 정보를 왜곡하고 정보를 차단하고 가짜뉴스를 퍼뜨린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후보의 이런 언론관은 전날 TV 토론에서 상대 후보의 비판적인 질문을 '극단적이고 왜곡됐다'로 맞받은 것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론에서 이준석 후보가 최근 논란을 빚은 '호텔경제학'을 언급하자 이재명 후보는 "그건 본인이 직접 지어낸 것"이라며 "말에는 맥락이란게 있다"고 했다. 그는 토론에서 이준석 후보의 날선 비판에 "뭐든지 극단적으로 단정하고선 왜곡해서 질문하거나 주장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유세에는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도 참여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으로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고자 나왔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 위기의 대한민국을 손잡고 함께 넘어갈 우리의 새로운 동지 허은아 전 대표를 환영한다”면서 “지금까지랑 완전히 다른 정치도 한 번 해보자"라고 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