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가 이달부터 국내서 일부 요금제 가격을 올리며 토토사이트 구 레드권 물가 상승에 불을 지폈다. 넷플릭스는 지난 9일 자사 이용권 안내 페이지를 통해 베이식 요금제와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 가격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적용은 발표 당일 즉시 이뤄졌다. 넷플릭스는 광고를 시청해야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는 '광고형 스탠다드'를 기존 월 5500원에서 7000원으로, 베이식 요금제를 월 95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인상했다.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위 업체인 넷플릭스의 이번 요금 조정은 그 인상 폭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기존 요금에 비해 최대 월 2500원이 오르는 셈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같은 주소를 가진 가족 구성원을 제외한 타인과의 계정 공유까지 금지시킨 바 있어 체감 물가 인상률은 2배 이상이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용자가 무조건 개인별로 계정을 결제해야 하면서다.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요금제를 인상하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2021년 11월 한 차례 요금을 인상한 이후 약 3년 6개월 만에 국내 요금제 가격을 올렸다. 넷플릭스의 요금 인상으로 국내 토토사이트 구 레드권 물가도 치솟았다. 넷플릭스 이전 OTT를 비롯한 이미 다른 토토사이트 구 레드용 플랫폼들이 줄줄이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튜브 프리미엄은 국내에서 큰 폭으로 요금을 인상했다. 기존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무려 한번에 42.6%를 올린 셈이다. 디즈니플러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월 9900원서 1만3900원으로 40.4%나 가격이 올랐다. 국내 2위 사업자인 티빙도 지난해 5월 한국프로야구(KBO) 무료 중계 서비스 종료와 동시에 토토사이트 구 레드권 가격을 20%씩 인상한 바 있다.

이렇게 각종 플랫폼이 줄줄이 가격을 인상하면서 국내 이용자들의 토토사이트 구 레드권 가격 부담은 커졌다. 다중토토사이트 구 레드의 유형이 많은 OTT의 특성상 다수의 플랫폼이 공동으로 가격을 인상하면 누적 인상 폭은 더욱 늘어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OTT 이용자들은 1인당 평균 2.8개의 플랫폼을 토토사이트 구 레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지난해 40%의 이용자가 2023년에 비해 OTT에 지불하는 금액이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서는 불경기 생활물가 인상에 OTT 요금까지 오르자 ‘구독 소비’를 줄이기 위한 이용자들의 이탈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넷플릭스가 이탈 이용자 수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높은 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광고를 시청해야만 하는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비교적 저렴한 요금제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선 "넷플릭스가 이미 올려 놓은 영화와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비를 충당하기 어려워 이용자에게 그 부담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등장하고 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