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왼쪽 두 번째)와 따오득탕 비엣텔그룹 최고경영자(CEO·세 번째)가 지난 26일 토토사이트 그리스 주소 하노이 비엣텔그룹 본사에서 양사 서명이 담긴 협약서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T 제공
김영섭 KT 대표(왼쪽 두 번째)와 따오득탕 비엣텔그룹 최고경영자(CEO·세 번째)가 지난 26일 베트남 하노이 비엣텔그룹 본사에서 양사 서명이 담긴 협약서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T 제공
올해 초 ‘AICT(인공지능 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김영섭 KT 대표의 귀에 ‘첩보’가 하나 들어왔다. AI 전환(AX)에 전폭적으로 투자하는 베트남이 ‘믿음직한 AI 파트너’를 찾는다는 사실을 포착한 것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국의 주요 제조사가 진출한 베트남은 KT의 AX 모델을 수출하기 위한 최적지라는 판단에서다. 그리고 그 결실을 봤다. KT는 27일 베트남 최대 통신기업이자 국방부 산하 국영기업인 비엣텔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협력으로 한국과 베트남 간 ‘AI 동맹’에 물꼬가 트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트남 ‘AX 파트너’로 한국 선택

양사는 지난 26일 토토사이트 그리스 주소 하노이 비엣텔그룹 본사에서 협약식을 열었다. KT는 비엣텔그룹에 AX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AI 데이터센터(AIDC) 공동 설립, AI 인재 육성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번 협약의 금액적 성과는 1300억원이지만 의미는 그 이상이라는 것이 AI업계의 평가다.

미국, 중국 빅테크와 손잡는 데 회의적 태도를 취하던 베트남이 ‘AX 파트너’로 한국을 선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얘기다. 베트남 정부가 2022년부터 국가 차원에서 AI산업 육성을 발표하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이 앞다퉈 베트남 현지 기업과 동맹을 맺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하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는 데 대부분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토사이트 그리스 주소은 주요 2개국(G2)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는 외교 노선을 고수하는 대표적 국가다. 수출이 국가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토토사이트 그리스 주소에 미국은 최대 수출 시장이지만 중국 역시 토토사이트 그리스 주소 최대 투자국이다. 지난해 1~7월 기준 토토사이트 그리스 주소에 투자한 신규 프로젝트 수를 기준으로 중국이 1위(29.7%)에 올랐다.

양국 모두 토토사이트 그리스 주소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과 협약을 맺는 것은 토토사이트 그리스 주소에 리스크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KT가 손잡은 기업이 토토사이트 그리스 주소의 대표적인 방위산업 기업이라는 것도 의미가 크다. 비엣텔그룹은 토토사이트 그리스 주소 국방부 산하 국영 기업이다. 군사용 통신 장비, 드론, 레이더, 미사일 등의 방산 계열사를 거느렸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러시아 무기체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방산 자립화를 추진 중”이라며 “AI를 기반으로 한 방산 등 KT가 양국 협력에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韓 스타트업의 베트남 진출 도울 것”

베트남 정부 역시 협약식에 앞서 김 대표를 부총리 관저에 초청할 정도로 이번 협약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응우옌찌중 베트남 부총리는 회담에서 “KT는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베트남 디지털 경제 성장을 함께하는 파트너”라며 “AI, 저궤도 위성,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한국과 베트남의 협력을 통해 차별화된 전략을 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이번 협력을 통해 동남아시아에 확실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비엣텔그룹은 동남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등 11개 국가에서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 1억3800만 명에 매출 약 73억달러(지난해)를 올리는 대형 통신사다. 시장조사업체 마켓데이터포캐스트 조사에 따르면 올해 동남아 AI 시장은 92억달러 규모다. 2033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이 39.93%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이 기대된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 공동으로 진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KT는 베트남 정부 산하 혁신 플랫폼인 국가혁신센터(NIC)와 기술이전 및 공동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KT 관계자는 “NIC가 한국 AI 스타트업이 베트남에 진출하기 위한 거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NIC를 통해 베트남 AI 인재 양성에도 협력할 예정이다. 베트남은 인도를 제치고 한국에 IT 인력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국가로 부상 중이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