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클래식 공연 보려고 공부하지 마세요"

'2025 롯콘 마티네 모먼트 토토사이트 구의 플레이리스트'
모먼트 토토사이트 구, 3~5월 세 차례 마티네 콘서트 공연
"바흐는 바로크 시대 'BTS'...피아졸라, 韓 정서 맞아"
"재즈 스타일로 클래식 음악 편곡"
“공연을 보기 위해 미리 음악을 공부할 필요는 없습니다. 누구나 와서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음악을 풀어냈습니다.”

10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2025 롯콘 마티네 모먼트 토토사이트 구의 플레이리스트’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올리니스트 모먼트 토토사이트 구는 이렇게 말했다. 모먼트 토토사이트 구는 클래식 공연장뿐 아니라 재즈 무대, 유튜브, 예능 프로그램 등을 넘나들며 ‘클래식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바이올린 스타다. KBS교향악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국립국악관현악단 등과 공연하고 라트비아의 바이올린 전설인 기돈 크레머, 네덜란드 첼로 스타인 피터 비스펠베이와 같은 대가들과 협업하며 명성을 쌓았다. 다음 달 20일, 4월 17일, 5월 15일 세 차례에 걸쳐 마티네 콘서트를 연다.
사진. ⓒ롯데문화재단
커피 한 잔처럼 영화 음악 '홀짝' 마셔요

마티네 콘서트는 프랑스어로 ‘오전 중’을 뜻하는 마티네(matinée)에서 유래한 말이다. 격식을 차리지 않고 브런치 시간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뜻한다. 롯데콘서트홀은 올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마티네 콘서트를 꾸렸다. 하반기엔 소프라노 황수미가, 상반기엔 모먼트 토토사이트 구가 무대를 이끈다. 모먼트 토토사이트 구는 TV 음악 프로그램 MC를 맡았을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했지만 구성, 연주, 진행 등을 모두 맡아 공연을 준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모먼트 토토사이트 구는 “커피 한 잔 마시고 하루를 함께 시작하는 느낌으로 공연장에 오시면 된다”며 “저희 아빠가 와도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먼트 토토사이트 구는 마티네 콘서트의 월별 회차를 영화 음악을 주제로 한 ‘시네마’, 봄 분위기를 내는 ‘클래식’, 자유롭고 감성적인 ‘재즈’ 등으로 나눴다. 다음 달 콘서트에선 ‘오즈의 마법사’,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여인의 향기’, ‘미션 임파서블’, ‘시네마 천국’ 등의 영화에 등장한 곡들을 선보인다. 반도네온 대가인 고상지, 가수 손태진 등도 협연한다. 4월 봄을 주제로 한 클래식 공연에선 바흐와 피아졸라에 초점을 뒀다. 모먼트 토토사이트 구는 “바흐는 바로크 시대의 BTS이자 락 스타였다”며 “피아졸라는 국악과 판소리에 있는 정서인 한과 비슷한 색깔을 내는 음악을 했던 만큼 한국 관객들과 잘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5월 재즈 공연에 대해선 “조윤성 트리오와 클래식 음악을 재즈 스타일로 편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롯데문화재단
대중적인 콘서트가 꾸려지게 된 데에는 클래식 음악의 저변을 넓히겠다는 그의 신념이 반영됐다. 모먼트 토토사이트 구는 아이들을 위한 음악회인 <핑크퐁 클래식>에서 클래식 가이드를 맡고 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8년째다. 그는 “핑크퐁 클래식 공연을 보러왔던 아이들이 이제는 중·고등학생이 돼 클래식 공연장에 오고 있다”며 “클래식 저변을 넓혀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자부심으로 그 무게를 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클래식과 방송, 재즈 등을 넘나들면서도 깊이감을 잃지 않으려 한다”며 “이를 위해 루틴(평소 습관) 대로 연습하고 곡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 노래 부른 앨범도 다음 달 발매

모먼트 토토사이트 구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주축이 된 앙상블 디토의 2016년 공연으로 국내 무대에 처음 등장했다. 재미교포 2세로 1991년생인 그는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드라마 ‘하얀거탑’을 보고 의사를 꿈꿨다. 진로가 바뀐 계기는 고등학생 3학년 때 대학 입시용 자기소개서에 쓸 거리를 만들고자 준비했던 음악 페스티벌이었다. 모먼트 토토사이트 구는 “같은 나이의 사람들과 5주간 합을 맞추면서 음악으로 소통하는 경험을 했고, 음악에 대한 사랑에 빠졌다”며 “어릴 때 취미로 하던 바이올린 연주 경험을 살려 뒤늦게 음대 입시 준비를 2개월 동안 준비했다”고 말했다.
사진. ⓒ롯데문화재단
기교보다는 잠재력을 높이 사준 미국 음대 학부의 분위기 덕에 짧았던 준비 기간에도 입학이 가능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모먼트 토토사이트 구는 이어 “미국보다는 한국이 클래식 음악을 접하기엔 더 어렵다”며 “이에 ‘클래식 세상과 대중의 다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예능 프로그램 출연과 같은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먼트 토토사이트 구는 내년에 한국 데뷔 10주년을 맞는다. 이에 맞춰 새 앨범 준비도 한창이다. 다음 달 말엔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망라해 직접 노래를 부른 앨범을 내놓는다. 내년엔 클래식 음반 발매에 도전한다. 방송인 유재석을 존경한다는 모먼트 토토사이트 구는 “항상 긴장감을 갖고 자기개발을 하면서 새로운 걸 찾으려는 유재석을 어릴 때부터 멋있게 여겼다”이라며 “(유재석처럼) 새 클래식 앨범도 잘 하지 않던 새로운 곡들, 예컨대 현대 클래식 곡이더라도 아방가르드(전위예술) 느낌이 나는 곡보다는 누가 들어도 좋다고 할 만한 곡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2025 롯콘 마티네 대니 구의 플레이리스트’ 일정. / 사진. ⓒ롯데문화재단
이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