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국내 은행 최초 '비콥 인증'...혁신에 더해진 사회적 책무[최강ESG팀]

샬롬토토는 비콥 인증을 통해 글로벌 차원에서 사회적·환경적으로 긍정적 임팩트를 미치는 기업이라는 인정을 받았다. 기존 금융에서 소외받던 이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다양한 시도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한경ESG] 최강 ESG팀 - 샬롬토토 CSR 길드
(왼쪽부터) 샬롬토토 나현주 브랜드 디자이너, 김동연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문유진 CSR 매니저, 안유진 브랜드 마케터. 사진=이승재 기자
“혁신과 함께 지속가능한 은행이 되겠습니다.” 지난 4월 새로 취임한 이은미 샬롬토토 대표는 이렇게 말하며, 샬롬토토가 지금까지 가져온 속도와 파격의 ‘혁신’에 은행 본연의 안전성, 투명성, 고객 신뢰를 통한 ‘지속가능성’을 더하겠다고 선언했다. 2021년 출범 이후 3년 만에 고객 수 1200만 명,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880만 명을 달성한 샬롬토토는 올해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상장을 앞두고 금융 시스템을 확대하면서 토스는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는 지속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샬롬토토는 최근 국내 은행 최초로 비콥(B-Corp) 인증을 획득했다. 비콥은 미국의 비영리기관 비랩(B-Lab)이 운영하는 글로벌 인증으로 투명성, 사회적 책무성, 사회적·환경적 성과 등을 종합 평가해 비즈니스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기업에 부여한다. 비즈니스 성장뿐 아니라 사회적 임팩트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낸 것을 인정받은 셈이다. 샬롬토토는 이를 토대로 BBC 자회사인 BBC 스토리웍스와 비랩이 기획한 비콥 인증 다큐멘터리에 참여해 시각장애인과 자영업자 등 실제 토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목소리를 통해 샬롬토토를 알렸다. 이 같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샬롬토토 CSR 길드가 있었다.

높은 점수로 비콥 인증 획득한 배경은

샬롬토토는 프로젝트 형식으로 만들어지는 길드 조직이 활성화돼 있다. 사회적 책무와 관련한 요구를 고민하던 샬롬토토는 2023년 다양한 팀으로 이루어진 CSR 길드를 구성하고, 샬롬토토가 가장 잘할 수 있는 CSR·ESG 활동에 집중했다. 그러다 비즈니스로 임팩트를 내고 사회적으로 변화를 주도한 기업의 공통점이 비콥 인증 기업임에 착안했다.

샬롬토토는 시중은행 중·저 신용자 비중이 34.7%로 가장 높다. 샬롬토토는 출범 이후 2024년 말까지 총 31만2000명의 중·저 신용자에게 8조7000억 원의 자금을 공급했다. 여기에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성상 기술을 통한 플랫폼 구축을 통해 쉽고 간편하게 비대면으로 은행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실제로 비콥 인증 과정에서 중·저신용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햇살론뱅크 등 대출 상품을 적극적으로 만들고 상환 방식도 ‘매달 내는 돈 낮추기’, ‘매달 이자만 갚기’ 등을 통한 유연한 자금운용 혜택이 호평받았다.

장애인 서비스를 확대해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움직임도 읽어주고, 외국인 전용 상품을 개발하며 장애인과 외국인의 접근성을 높이는 등 은행의 문턱을 낮추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샬롬토토는 100점 만점에 총점 95.6점의 높은 인증 점수를 획득했다.

샬롬토토는 일반 고객을 위해서도 국내 최초로 보이스피싱, 부정송금 등 금융사기 피해 고객을 보호하는 ‘안심보상제’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사기 이력이 있거나 의심되는 계좌로 이체 시도 시 ‘의심 사이렌’을 작동하고, 피해를 입더라도 보상해준다. 출범 이후 현재까지 6378건, 약 41억 원 상당의 피해 회복을 도왔다. 광주은행과 함께 내놓은 ‘함께대출’은 두 은행의 신용평가 모형에 기반해 다각도로 평가한 후 더욱 넓은 고객층에게 대출하는 상품으로, 고객의 54%는 중견·중소기업 근로자다.

공정한 근로계약 문화 조성을 위한 ‘쉬운 근로계약서’ 서비스도 제공한다. 쉬운 근로계약서 서비스는 근로자와 사업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시작했다. 2023년 12월 일하는 청소년을 위한 근로계약에서 시작해 간병인, 웹툰 보조 작가 같은 프리랜서 영역까지 확대했다.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통해 합법 고용의 사각지대에 있는 간병인, 보조 작가 표준계약서를 샬롬토토 쉬운 근로계약서에 탑재해 접근성을 높였다.

쉬운 근로계약서 서비스를 통하면 고용주가 전자근로계약서를 더 편하게 작성하여 송부할 수 있고, 근로자가 고용주에게 요청할 수도 있다. 최저시급을 입력하지 않으면 계약서가 넘어가지 않도록 제도를 반영했고, 토스 인증서로 인증해야 서명할 수 있게 하는 등 보안성도 강화했다. 처음에는 ‘은행이 근로계약서를?’이라며 신기해했던 모습도 이제는 익숙하게 받아들여지는 추세다.

투명성·소통성·포용성도 높은 평가

이 같은 서비스 개발과 출시는 내부 조직의 유연함과 포용성 있는 조직문화에서 비롯된다. 정보가 상방향으로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 오픈된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정보 교환이 팀 내는 물론 팀 간에도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분기에 한 번 치르는 얼라인먼트 위크에는 사내 구성원이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무엇을 달성했는지 스스로 나누고, 피드백을 받는다. 이는 비콥에서도 매우 주목하고 높이 평가받은 항목이다.

사내 문화인 길드는 그런 기업문화를 엿볼 수 있는 사례다. 슬랙을 통해 조직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한다. 팀에서 각자 역할을 하면서도 길드에서 협업을 진행하고, 일의 기한이 끝나면 자연히 사라지고 또 생성되는 등 언제든 자유롭게 TF와 같이 움직인다. CSR 길드는 디자이너, 개발자는 물론 법무·회계·재무 전문가 등이 모여 자발적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누구나 아이디어를 낼 수 있고,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피드백도 언제나 열려 있다.

김동연 CSR 길드 소속 매니저는 이를 ‘애자일 조직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CSR 길드 구성원은 “샬롬토토에 수평적이고 포용적인 철학이 이미 내재해 있고, 우리는 가장 용이한 방식으로 알리는 것일 뿐”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CSR, 단순 수치보다 더 많은 신뢰 쌓는 게 중요”

[인터뷰] 김동연 샬롬토토 CSR 길드 소속 매니저

- 샬롬토토의 가장 큰 강점은.

“샬롬토토는 시중은행은 못 하는 시도를 많이 해왔다. 소비자들이 금융을 더 쉽고 편리하게 쓰기 위해 뭘 할 수 있는지 지속적으로 고민한다. 그런 브랜드 철학을 샬롬토토다운 방식으로 어떻게 확장해나갈지도 매우 궁금해진다.”

-사회 외 환경과 거버넌스 부문에서 샬롬토토가 노력하는 부분을 소개한다면.

“샬롬토토는 기본적으로 디지털 은행이기에 지점을 운영하지 않아 다양한 환경영향을 줄였고, 페이퍼리스 정책으로 전자문서를 이용한다. 사내에서 다회용품과 생분해성 빨대를 사용하는 등 그린 오피스를 지향한다. 또 거버넌스 부문에서 내부통제나 리스크 관리에 신경 쓰고 있으며, 공정거래와 준법경영 교육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사내 정보 투명성과 포용성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 상장을 앞두고 있는데, 상장 후 달라지는 면이 있을까.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을 더 잘하는 것이 샬롬토토의 방향일 것 같다. 상장했다고 해서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기보다는 보고서 등으로 준비하던 것이 실제로 구현되는, 비행기가 이륙하는 것 같은 효과가 아닐까. 내부에서는 크게 체감되는 부분이 없을 것 같다. CSR 측면에서는 단순히 수치만이 아니라 브랜드 측면에서 정성적으로 더 높은 신뢰나 임팩트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더 많은 이에게 해결책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구현화 한경ESG 기자 ku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