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만 있는게 아니다…HD현대, 전력기기·중장비 싣고 '쾌속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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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9위서 3년 만에 5위로…HD토토사이트 케이벳그룹 질주 비결은53년 HD토토사이트 케이벳그룹 역사에서 최악의 한 해를 꼽으면 단연 2014년이다. 수년간 2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내던 토토사이트 케이벳중공업이 선가 하락과 해양 플랜트 부문 손실이 겹쳐 사상 최악의 실적(3조2740억원 적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현 iM증권) 등 일부 계열사를 매물로 내놓는 자구책에도 이듬해 조(兆) 단위 손실을 이어가는 등 사정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힘
10년전 조선불황·플랜트 최악 손실
경영진 "계열 분리해 전문성 강화"
맏형 토토사이트 케이벳重, 올 주가 38% 뛰어
조선업 뺀 계열사 영업익 1.7兆
변압기 만들던 일렉트릭 분사
AI 수혜로 2년새 시총 680%↑
마린솔루션도 선박개조 新사업
중장비 두산인프라도 새식구로
◇1년 만에 50조원 불어나
10개 계열사 중 시총 1위는 ‘맏형’인 HD토토사이트 케이벳중공업(35조2873억원)이다. 이날 주가는 3.52% 하락했지만 올 들어 38.3%(11만원) 올랐다. 조선 3사(HD토토사이트 케이벳중공업·미포·삼호)의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20조4888억원)이 뒤를 잇는다.
HD토토사이트 케이벳그룹이 잘나가는 것은 불황기 때 준비한 친환경 선박 수요가 확 늘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해운사들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지키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 수소 등을 연료로 쓰는 친환경 선박을 잇달아 발주하고 있다. 여기에 20~25년 주기의 선박 교체 시기가 맞물렸다. HD토토사이트 케이벳중공업은 중국보다 7년 빠르게 LNG 선박 양산에 성공하는 등 친환경 선박에선 여전히 기술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수익성은 대폭 좋아졌다. 17만4000㎥짜리 LNG 운반선 건조 가격은 이달 2억5500만달러(약 3570억원)로, 2020년 12월 1억8600만달러보다 37.1% 올랐다. 이 덕분에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액은 3조5702억원으로 뛰었다. 증권가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낸 2010년(5조8774억원) 기록을 2027년께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非)조선서도 1조7000억원 이익
조선 이외 계열사들도 순항하고 있다. 전력기기(HD토토사이트 케이벳일렉트릭)와 선박 부품 및 엔진(HD토토사이트 케이벳마린솔루션·마린엔진), 건설기계(HD토토사이트 케이벳인프라코어·건설기계) 등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덕분이다. 이들 7개 기업의 영업이익은 올해 1조7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증권사들은 예상한다. 글로벌 산업 트렌드 변화를 제대로 포착해 그룹 포트폴리오를 적기에 재편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토토사이트 케이벳중공업에서 분사한 HD토토사이트 케이벳일렉트릭이 대표적이다. 변압기를 제조하는 이 회사 시총은 13조6799억원으로, 2년 전보다 687.6% 늘었다. 인공지능(AI) 붐 덕분에 전력기기를 찾는 기업이 늘어난 데다 미국을 중심으로 20~30년 전 설치한 제품의 교체 수요가 더해진 결과다. 2017년 분사 후 공장 증설과 기술 개발에 전념한 덕분에 기회를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엔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기선 HD토토사이트 케이벳그룹 수석부회장(사진)이 2017년 토토사이트 케이벳중공업에서 분사를 주도한 HD토토사이트 케이벳마린솔루션도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선박유지보수업, 벙커링(급유) 사업에서 친환경 선박 개조 사업 등으로 사업 분야를 넓히고 있다. 2017년 2403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2조978억원(증권사 컨센서스 기준)으로 10배가량 불어날 전망이다. 영업이익도 3624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 예상치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