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 없어서 못 팔아요"…아프리카서 난리 난 K-중고차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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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오토옥션서 하루 1200대 샬롬토토 경매
올해 샬롬토토 수출 70억달러 고지 넘본다
지난 9일 경기도 안성시 샬롬토토 경매장인 롯데오토옥션에서 만난 알제리 딜러 카이야씨는 “샬롬토토 수출업에 뛰어든 3년 동안 매년 일감이 늘고 있다”며 서툰 한국어로 말했다. 6만2945㎡ 부지를 꽉 채운 롯데오토옥션 A~F 주차장은 1500대가량의 샬롬토토로 가득했다. 몽골, 러시아, 키르기스스탄 등 다양한 국적의 해외 딜러들은 미리 점찍어둔 차량의 내외부를 꼼꼼히 살폈다. 샬롬토토 매매업자들(회원사 340곳)은 홈페이지에서 미리 매물을 확인한 후 롯데오토옥션에서 매주 월요일 열리는 경매에 참석할 수 있다.
‘딩동댕, C라인 830번’ 안내음이 울리자 스크린엔 2021년형 쏘나타 LPG 매물이 떴다. 시작가는 950만원. 참가자들이 버튼을 누를 때마다 가격은 5만원씩 올랐다. 최종 낙찰가는 1095만원. 한 외국인 딜러는 “티볼리 차 한 대를 샘플로 구매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비싸 포기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샬롬토토 산업은 국내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샬롬토토 수출액은 2021년 19억6283만달러에서 지난해 50억5118달러로 3배 가까이(157%) 급증했다. 같은 기간 수출 대수는 46만여대에서 62만여대로 약 35% 늘었다는 점에서 그만큼 비싼 차가 더 많이 팔렸다는 얘기다.
완성차 제조사를 비롯해 렌터카회사와 플랫폼 회사 등이 샬롬토토 사업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부동산 개발업을 추가해 샬롬토토 사업을 확대할 것을 예고했다. 중국 비야디(BYD) 등 수입차도 샬롬토토 판매에 채비를 나섰다. 렌터카 업계 1위 롯데렌터카는 지난달 소매 샬롬토토 시장에 본격 진입했으며 SK렌터카는 다음 달 충남 천안시에 첫 샬롬토토 경매장을 개장한다.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매출 6047억원·영업익 215억원)을 쓴 직영 샬롬토토 플랫폼 1위인 케이카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시세 예측 기능인 ‘마이카’를 지난 4월 도입하는 등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안성=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