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쇼이 출신들의 숨막히는 명연···네덜란드 국립팔로우 토토 ‘지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올가 스미르노바 · 자코포 티시 주연
암스테르담 무대서 압도적 기량 발휘
암스테르담 무대서 압도적 기량 발휘

먼저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간판급 주역 무용수로 활약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각각, 때로는 함께 주요 볼쇼이 발레 공연 무대에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이들의 공연 실황은 영상으로도 촬영돼 세계 각국의 영화관에서 상영됐다. 특히 스미르노바가 오데트·오딜 역. 티시가 지크프리트 역을 맡아 함께 무대에 섰던 ‘백조의 호수’ 공연은 2022년 1월 국내에서도 상영돼 호응을 얻었다.

지난 21일 서울 코엑스점, 경기 고양 킨텍스점 등 메가박스 10개 점에서 처음 상영된 DNB의 ‘지젤’은 스미르노바와 티시의 탁월한 기량과 뛰어난 호흡, 180여년 간 인기를 누려온 발레 명작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DNB 버전도 마찬가지다. DNB 부예술감독인 레이첼 보잔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발레단의 연습감독 리카르도 부스타만테가 프티파 버전을 바탕으로 몇몇 새로운 춤을 추가하고 내용을 현대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해 만들어 2009년 초연했다. 이날 상영분은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 오페라·발레 극장 무대에 올려진 공연 실황을 촬영한 영상이다. 스미르노바가 타이틀롤인 지젤, 티시가 알브레히트 역을 맡았다.

2막 하이라이트인 지젤과 알브레히트의 ‘그랑 파드되(대 2인무)’에서도 이런 점이 부각된다. 첫 ‘아다지오’ 춤의 끝 장면은 알브레히트가 지젤의 순정을 영원히 간직할 것임을 암시한다. 1막에 알브레히트의 바리에이션(독무)이 추가되는 등 다른 버전에 비해 남자 주인공의 비중이 커진 것이 특징이다. 티시는 이런 순정남의 이미지를 깊이 있게 표현해냈다.

DNB 버전만의 독특한 춤도 인상적이었다. 1막의 포도 수확 마을 축제에서 ‘파드되(2인무)’를 확장한 듯한 ‘파드콰트레(4인무)’에선 젊은 커플들의 재기발랄한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2막에서 투명한 하얀 망사를 머리에 쓴 채 추는 ‘윌리’들(일종의 처녀 귀신)의 첫 군무는 신비스럽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한층 더 실감 나게 연출했다.

카메라의 시선을 수동적으로 따라가야 하는 ‘스크린 관람’의 한계는 분명하지만, 클로즈업과 미디엄 샷, 롱 샷을 적절하게 혼합한 영상도 공연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 토토사이트 추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