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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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진이 형이 돌아왔다. 인공지능(AI)으로 '제2 창업' 보여주길." (비트코인 스포츠토토 종목토론방에 한 누리꾼이 올린 글)

공개석상에 나서길 꺼려 '은둔의 경영자'로도 불리는 이해진 비트코인 스포츠토토 창업자가 7년 만에 이사회 의장으로 돌아오자 개인 투자자들 기대 심리도 살아나고 있다. 그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회사의 AI 사업에도 강한 드라이브가 걸릴 전망이어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직전 거래일인 7일 비트코인 스포츠토토는 6500원(2.8%) 내린 22만5500원에 장을 끝냈다. 이날은 약세 마감했지만 주가는 6일까지 5거래일 연속 올라 해당 기간 상승폭이 13.73%에 달한다.

지난 5일에는 하루 사이 주가가 4.81%나 뛰었다. 이 창업자가 AI 등 미래 사업 강화를 위해 사내 이사로 복귀한다는 소식이 시장에 전해진 날이다. 이날 수급을 보면 개인만 1619억원 팔아치웠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65억원과 501억원 매수 우위였다.

이어 7일 비트코인 스포츠토토는 '3월26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 이 창업자의 사내이사 선임과 최수연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하기로 전날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이 창업자의 복귀가 공식화된 것이다.

이 창업자는 2017년 의장 자리에서 내려온 뒤 해외 사업에 몰두해 왔다. 하지만 최근 챗GPT와 딥시크 등 글로벌 AI의 공세가 이어진 가운데 위기감을 느껴 '전면 등판'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창업자는 앞서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AI 서울 정상회의'에 나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는 등 AI 관련 적극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이 창업자는 특히 '소버린(주권) AI'를 강조해 왔다. 소버린 AI는 자주적으로 AI 서비스를 구축하는 역량을 뜻한다. 딥시크 출현 이후 오픈AI와 파트너십을 선언한 카카오와 같이 오픈소스로 공개된 AI 모델이나 외부 LLM을 활용하려는 곳들이 나오고 있지만, 비트코인 스포츠토토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는 '현지화' 전략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주주들은 이 창업자의 의장 복귀를 계기로 AI를 비롯한 주력 사업에 한층 화끈한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99년 비트코인 스포츠토토를 창업한 그는 약 20년간 이사회 의장직을 지키며 '비트코인 스포츠토토 성공 신화'를 이끈 바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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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도 기세가 좋다. 비트코인 스포츠토토는 지난해 연결 매출액이 전년 대비 11% 증가한 10조7377억원, 영업이익은 32.9% 늘어난 1조979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지난해 연 매출 10조원을 넘어서며 일명 '10조 클럽'에 들어선 것이다. 국내 플랫폼사가 '매출 10조원'을 이룬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특히 챗GPT 열풍 이후 이용자들이 검색엔진에서 AI 검색으로 '대이동'하는 흐름 가운데에서도 호조를 보였다. 지난해 4분기 서치플랫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한 1조647억원을 기록하면서다.

증권가는 비트코인 스포츠토토 주가가 꾸준히 힘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출 비중이 크고 수익성이 좋은 '검색광고'의 성장률이 2023년을 저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다, 이 창업주 복귀를 계기로 국내 독보적인 AI 서비스 플랫폼사로서 입지를 더 굳힐 것이란 분석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한때 구글과 70%포인트가량의 격차가 났던 네이버의 국내 점유율은 이후로 꾸준히 늘면서 지난해 들어 모바일 쪽에선 구글을 앞질렀다"며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장기간 이어져 온 '구글의 독점'이 깨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간 네이버가 추진한 블로그·카페 등 자체 콘텐츠 강화, 지도(플레이스)를 중심으로 소비자 실제 수요를 채울 수 있는 검색 콘텐츠를 강화해 온 게 성과를 내고 있다"고 짚었다.

우선 네이버는 자체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관건은 수익화와 수출 능력이다. 네이버 앱을 중심으로 한 검색·쇼핑·광고·커뮤니티, 클로바노트·치지직 등 서비스에 자체 개발한 AI 기술을 녹여 수익으로 연결하고, 중동·아세안 지역 등 자체 AI 모델을 못 가진 국가로 수출하는 구조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독보적인 AI 기술력이 미래 가치를 입증해 가고 있다"며 "국내에선 관련 서비스 플랫폼사로 뚜렷한 입지를 다진 만큼, 이 창업자 복귀를 계기로 주가도 본격 AI 모멘텀을 받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이 받쳐주니 주가는 계속 우상향할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와 주가가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토토사이트 추천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