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시기·방식은 언급 안해
친윤계 "尹 선택 기다려달라"
한동훈 "金, TV토론 전 결단해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에 “윤 전 대통령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승리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뭐든지 하겠다는 생각”이라며 “본인의 거취 문제도 시기와 방법을 따져 당과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적었다. 자진 탈당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취지다. 다른 친윤계 의원들도 윤 전 대통령과 15~16일 통화했고, 윤 전 대통령은 비슷한 취지로 발언했다고 전했다.
친윤계 의원 일부는 당이 탈당을 압박하기보다는 시간을 주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친윤계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의 결심이 가까워진 만큼 선택을 기다리고 존중해 주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지난 15일 윤 전 대통령의 ‘결단’을 요청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발언 수위를 낮췄다. 김 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께 어제 탈당을 권유했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했다. 또 “이미 탄핵의 강을 넘었다고 생각한다” “윤 전 대통령의 탈당 결정 문제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등의 발언도 했다. 당장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강하게 요구하거나 출당 조치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당내 일각에선 여전히 윤 전 대통령 출당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선이 2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 토토사이트 사고 팔고 문제가 계속 김 후보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가 되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친한동훈계로 꼽히는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정중한 탈당 권고 이런 표현보다 단호하고 엄격한 잣대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이 우리 당에 조금 더 마음을 두지 않겠는가”라며 “비상계엄으로 탄핵당한 대통령을 1호 당원으로 둔다는 건 선거를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SNS에 “18일 TV토론 이전에 김 후보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당의 절연 등을 결단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