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후보는 “원전은 당장 싼 게 맞지만, 폐기물 처리 비용 등이 엄청나기 때문에 이를 포함하면 비싼 에너지일 수 있다”며 “또 유럽에서는 원전의 전력 생산 원가보다 풍력발전의 원가가 더 낮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후보는 “그걸 다 감안해도 원전의 균등화발전비용(LCOE)이 더 싸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실시간 팩트체크를 통해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원전의 발전단가에 폐기물 관리 비용이 이미 포함됐으며, 지진에 대한 안전성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탈(脫)석탄, 감(減) 원전 정책을 제시했는데, 앞으로 인공지능(AI)과 로봇 산업의 발전으로 에너지 수요가 늘어날텐데 기저 전력 수요는 무엇으로 대응하느냐”고 물었다. 이재명 후보는 “현재 원전 비중은 32%인데, 새로 짓는 원전도 있어서 2060년까지 쓸 수 있다”며 “그 사이 재생에너지 비중을 대폭 늘리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양수 발전 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자 이준석 후보는 “ESS는 화재 위험도 있다”고 맞받았다. 이재명 후보는 “모든 걸 비관적으로 보면 안 된다”며 “ESS 배터리 문제 있다고 대책이 없느냐. 기술 발전의 속도는 엄청 빠르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게 “원전 비중을 60%로 높이겠다고 했는데, 원전 하나 짓는데 10~15년 걸린다”며 “RE100(재생에너지 100% 활용)엔 원전이 포함이 안 되는데, 앞으로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제품만 사겠다는 글로벌 기업의 수요는 어떻게 감당하냐”고 물었다. 김 후보는 “지금 쓸 수 있지만 못 돌리는 원전을 가동시키면 원전 비중이 올라갈 것”이라며 “RE100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탄소국경세라는 (유럽의) 제도를 넘으려면 화석연료를 뺀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다”며 “원전을 60%로 비중을 높이면서 RE100을 어떻게 충족시키냐”고 했다.
이날 토론에선 태양광, 풍력 발전에 대한 중국 기업의 비중에 대해서도 논쟁이 이어졌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토론에서) 풍력산업이 중국을 위한 것이라는 얘기를 하셨는데, 알아보니 지난 3년간 정부가 입찰해 선정한 10~15개의 풍력 발전소 중 중국산 터빈은 2개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후보는 “풍력발전은 (중국 기업이) 택갈이(로 들여온다)라는 건 국민이 알고 있다”며 “안보적 위협을 불러올 수 있는 ‘킬 스위치’도 내장됐다는 의혹도 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중국산 원자재를 많이 쓰는 태양광 발전이 좋다고 보진 않는다”며 “원자력에 대해서 이재명 후보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김형규/안시욱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