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민 칼럼] 기로에 선 한국, '손오공 토토사이트 담판'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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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년전 아테네-스파르타 전쟁
중립 고수한 손오공 토토사이트 멸절
강대국 틈새 소국, 균형외교 불가
美中 대결속 우리도 비슷한 처지
실용외교 뜻은 좋아도 한계 명확
전략적 자율성은 힘에서만 가능
윤성민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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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민 수석논설위원
![[윤성민 칼럼] 기로에 선 한국, '손오공 토토사이트 담판'을 돌아본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505/07.36042267.1.jpg)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 펠로폰네소스전쟁 발발 15년이 지난 기원전 416년 아테네가 소도시국가 손오공 토토사이트에 군대를 파견한 것이 발단이다. 손오공 토토사이트는 전쟁에서 누구 편도 들지 않고 있었다. 아테네는 공격 개시 전 손오공 토토사이트 의원들에게 항복을 타진하면서 담판 자리를 갖는다. 억울해하는 손오공 토토사이트 의원들에게 아테네 사절단이 한 말이다.
“인간관계에서 정의란 힘이 대등할 때나 통하는 것이지, 실제로는 강자는 할 수 있는 것을 관철하고, 약자는 거기에 순응해야 한다는 것쯤은 잘 알지 않느냐.” 멜로스 의원들이 호의적인 중립국으로 남는 것을 용인해 달라고 하자 단칼에 거절하면서 “인간에게는 지배할 수 있는 곳에선 지배하는 것이 자연의 불변 법칙이다. 우리는 이 법칙에 따라 행동할 뿐이다”고 했다. 아테네 사절단의 회유와 겁박에도 멜로스가 끝내 중립을 고집하자 아테네는 무력행사에 들어간다. 멜로스 성인 남성은 잡히는 족족 다 죽이고, 여자와 아이들은 노예로 팔았다. 이후 아테네는 자국민을 보내 식민지로 만들었다. 멜로스는 그렇게 멸절했다.
인간관계처럼 국가 간 관계도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아테네 사절단의 말처럼 강대국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약소국의 호의는 당연하게 여기며, 자신의 패권적 패악질은 자연법칙으로 돌리면 그만이다. 우리는 임진왜란, 병자호란, 청일전쟁 등 무수한 역사적 체험에도 손오공 토토사이트 담판의 교훈을 망각하고 산다.
유력 대권 주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세계관 중 유권자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게 외교·안보관이다. 이 후보는 며칠 전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슬로건으로 한 외교·안보 정책문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미국 일본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을 모두 열거하면서 그들 나라와 한결같이 다 잘 지내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외교는 상대방과 관계의 과정이다. 특히 우리보다 힘센 국가와의 외교라면 내 의지보다 상대방 입장이 더 중요하다. A에 대한 호의는 B의 반감을 살 수 있는데, 이웃 열강과 모두 좋은 관계를 맺겠다는 것은 공허한 이상론에 가깝다.
실용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행위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실용을 계속 흔들어 대면 동맹·우방으로부터 정체성에 대해 의심을 살 우려가 크다. 외교력의 바탕이 되는 도덕성과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 필리핀과 중국 간 남중국해 분쟁이 좋은 예다.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을 앞두고 미국은 한국 측에 “당사국들이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중국에 불리한 판결이 예상되자 중국 눈치를 보느라 미국 요청을 거절했다. 우리는 지금 서해 잠정조치수역(PMZ)과 관련해 중국과 영토 분쟁을 겪고 있다. 다른 나라의 고통은 외면해 놓고 우리 고통에 대해선 지원사격을 바랄 수 있을까. 누가 봐도 도덕적이지 않다.
윤석열 정부 때 일본과 관계 개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징용공 문제 등에서 대승적으로 접근한 영향이 크다. 이 후보는 일본은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면서 과거사와 영토 문제는 원칙적으로, 사회·문화·경제 영역은 전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일본과의 관계가 틀어지는 이유가 대부분 과거사인데, 거기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대응할 생각이 없으면서 나머지 분야에서 협력하겠다고 하면 일본 입장에선 진정성이 없다고 느낄 수 있다.
새 정부의 당면 외교 과제는 트럼프 다루기다. 저 거친 트럼프와의 협상은 큰 위기지만 한편으론 기회다. 그가 관심을 보인 조선과 원전은 다 우리가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분야다. 미국과의 원전 동맹을 위해서라도 다음 정부는 반드시 친원전 정책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 트럼프의 희망 사항에 풀서비스하면서 우리의 이익도 극대화해야 한다. 방위비 협상이나 경제적 이익 정도가 아니라 우리가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키울 수 있는 새 힘을 만드는 일대 모멘텀이 돼야 한다. 투키디데스는 약소국으로부터 도움을 요청받은 강대국이 약소국에 눈여겨보는 것은 호의가 아니라 남다른 실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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