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국인 투자자가 MSCI 코리아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5700억원 넘게 쏟아부었다. 원화 강세, 대선 효과, 금리 인하 등이 국내 증시를 추가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데 베팅한 것이다.

외국인, 토토사이트 가입 불법 상승 '베팅'…MSCI 코리아 ETF 5700억 담아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국내 ETF는 ‘TIGER MSCI Korea TR’인 것으로 집계됐다. 순매수 규모만 5767억원에 달한다. 해당 기간 국내 ETF 시장에 순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787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의 73%가 이 ETF로 몰린 셈이다. 2위는 ‘KODEX 레버리지’로 총 560억원이 순유입됐다.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TIGER MSCI Korea TR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MSCI코리아TR’을 기초지수로 삼는다. 총수익(TR) 지수라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자동으로 지수에 재투자한다. 외국인이 한국 시장에 투자할 때는 한국거래소의 코스피200지수가 아니라 MSCI 지수를 벤치마크로 삼는 경우가 많다.

토토사이트 가입 불법200지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200개를 담지만, MSCI코리아TR지수는 유가증권시장뿐 아니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대형주까지 포함해 총 100여 개 종목을 편입한다.

외국인 자금이 국내 ETF 시장에 대거 들어온 건 5월부터다. 4월만 해도 순매도 금액이 494억원으로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는 외국인이 더 많았지만, 5월 들어 한꺼번에 7870억원이 유입됐다. 5월 한 달간 순매수 규모가 1~4월을 합한 금액보다 많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로 눈을 돌린 이유는 복합적이다. 먼저 원화가 강세다. 최근 한 달 새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3% 넘게 하락했다. 원화 가치가 뛰면서 환차익을 보려는 외국인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3일 대선을 앞두고 유력 대선 후보들이 앞다퉈 주가 부양책을 내놓는 데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로 내린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주식시장은 원화 강세로 인한 외국인 주식 순매수, 연말로 갈수록 완화하는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 새로운 정부의 내수 부양책 등을 재료로 삼아 움직일 것”이라며 연말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2750으로 제시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