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이사./사진=한경DB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이사./사진=한경DB
코스피지수가 내년 상반기 36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새 정부가 추진하는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가 전망치에 반영되는 모습이다. 코스피 상승 과정에서 방위산업(방산)·지주사 등 기존 주도섹터가 계속해서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24일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 정부가 내놓은 자본시장 관련 법 개정안들이 예상대로 시행된다고 가정해 계산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재명 정부는 이사의 충실 의무를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는 상법 개정을 비롯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자사주 소각 의무화 △30조5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 및 집행 △벤처투자 및 가상자산 촉진 등 증시·내수 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 친화적인 정책 기조가 이어지면서 '배당성향 35% 이상, 실질성장률 1.5%'란 가정이 유지되는 게 지수 상승의 관건이라고 김 이사는 강조했다.

또 달러 약세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코스피지수 3600선 돌파를 점친 근거 중 하나로 제시했다. 김 이사는 "달러 약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기준금리를 내리는 동시에 재정 부양을 세게 들어가고 있다"며 "글로벌 환경에서 한국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년 기업 이익이 너무 긍정적으로 추정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내놨다. NH투자증권이 추정한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증가율을 23.5%이고, 내년은 14%다. 그는 오히려 "올해 하반기 기업 이익 증가율의 추정이 다소 낙관적으로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하반기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는 이유는 수출 감소다. 김병연 이사는 수출 증가율은 올 하반기를 저점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달 한국 수출 증가율이 역성장했다"며 "올해 연간으로도 4%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수출 증가율은 오는 3분기 바닥권을 통과한 이후 내년엔 3%로 반등할 것"으로 덧붙였다.

증시 상승세를 꺾을 만한 리스크 요인으로 △원·달러 환율 추세의 상승(원화 약세) 전환 △미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 등을 김 이사는 제시했다.

단기적으로 증시를 끌어내릴 수 있는 이슈로는 △중동 분쟁에 따른 지정학적 긴장 고조 △미국의 상호관세 협상 과정에서의 갈등 △미 연방정부 부채한도 및 예산안 협상 지연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지연 등이 꼽혔다. 상승 과정에서도 단기적인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김 이사는 "조정은 오히려 정책 기대에 따른 대기 자금 유입을 자극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대내외 이슈로 관세 강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예산안 협상도 조정 절차 활용으로 극단적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앞으로의 강세장도 기존 주도주들이 이끌어갈 것이라고 김 이사는 내다봤다. 그는 "대형 지주사들이 너무 많이 올랐다면 중소형 지주사가 따라 오르는 식으로 주도주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과 방산처럼 '관세 무풍지대'라는 강점으로 증시를 주도한 수출 섹터에 대한 매수세도 새롭게 모멘텀(동력)이 부각되고 있는 뷰티 섹터로 확산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그동안 소외됐던 섹터에 대해 김 이사는 "2차전지, 자동차, 전자 등의 경우 지금까지 선택적으로 들어왔던 자금 이외 한국물을 사는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이 들어오면서 아웃퍼폼하진 않아도 바닥 레벨에서 더 빠지진 않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고정삼 토토사이트 추천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