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한 세금의 역설? 손 안 대고 코푸는 '스텔스 증세', 이대로 괜찮은가 [광장의 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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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소득 그대로여도 늘어나는 세금
토토사이트 panda 형평성 위해 '물가연동제'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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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한 세금 인상"…스텔스 증세란?
세제는 그대로여도 세금은 증가한다. 세금은 법률에 근거해야 하므로 법률이 바뀌지 않는 한 세부담도 동일해야 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과세표준과 공제금액이 물가상승을 반영하지 않고 고정되어 있는 까닭에 눈에 보이는 명목세율이 그대로라도 과세표준이나 공제 범위를 초과하는 부분이 ‘은밀히’ 확대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난해 연봉 5000만 원을 받던 직장인 A의 급여와 올해 물가가 모두 3% 상승한 경우를 가정하면, 이때 A의 실질 소득은 동일하다. 그러나 현행 누진세제 하에서 올해 급여 상승분 150만원에 대해서는 종전 적용 세율(15%)이 아니라 5000만원을 초과하는 구간의 적용 세율(24%)이 적용되므로, 결과적으로 실질 세후소득은 감소하게 된다. 이와 같은 과세 확대는 세율 인상이나 제도 개편 없이 조용히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은근한 세금’, 스텔스 증세(stealth taxation)라 불릴 만하다.이러한 방식은 납세자의 체감 저항을 덜 유발하면서도 상당한 재정 수입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정부 입장에서는 효율적인 증세 수단일 수 있다. 이 때문인지 학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물가연동제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음에도 정부는 매번 신중론을 펴왔다. 최근 국회 토론회에서도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면세자 비율 증가와 세수 감소 가능성을 우려하며 물가연동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였다. 우선적으로 면세자 축소나 공제 항목 정비 등 과세 기반 확대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물가연동제는 “시기상조”? 도입 막힌 이유는...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세의 85%를 부담하고 있고, 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는 면세자 비율은 35%에 육박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물가연동제를 도입하면 과세표준 구간이 상향되고 공제금액이 증가하여 일정 부분 세 부담이 줄어들고 과세 인원 역시 감소할 수 있다. 정부가 토토사이트 panda 형평과 세수 확보라는 현실적 과제를 감안하여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그러나 물가연동제 도입을 통하여 세제상 체계정당성 회복을 꾀하는 문제와 정부가 우려하는 면세자 증가 문제는 서로 다른 차원의 논의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면세자 비율은 세수 기반 확대와 과세 인프라 강화라는 정책적 과제에 해당하는 반면 물가연동제는 토토사이트 panda의 실질성과 정합성을 회복하기 위한 제도 전반의 구조적 정비에 관한 사항이다. 다시 말해 '토토사이트 panda 형평성과 토토사이트 panda법률주의'라는 토토사이트 panda 원칙의 문제와 '세수 확보 및 토토사이트 panda 포착률'이라는 행정적 목표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스텔스 증세는 실질소득 증가가 없는데도 세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실질과세원칙에 어긋나고 법률상 명시 없이 은밀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토토사이트 panda법률주의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물가연동제는 오히려 이러한 두 원칙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제도적 대안으로 평가된다. 과세표준 구간과 공제 항목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따라 정기적으로 조정함으로써 실제 담세력을 기준으로 한 실질 과세가 가능해지고 이러한 조정 기준을 법률로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토토사이트 panda법률주의가 요구하는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 또한 확보할 수 있다.
토토사이트 panda당국 신뢰 '직격탄'..."물가연동제 도입 고려해야"
물가연동제를 도입하면서 면세자 기준을 별도로 조정하거나, 과도한 공제제도 개편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닌 이상 면세자 증가 우려를 이유로 제도 도입 자체를 유보하는 것은 적절한 반론이 되기 어렵다. 이미 미국, 영국, 프랑스를 비롯한 OECD 38개국 중 절반 이상이 과세표준 구간이나 공제 항목 중 하나 이상에 물가연동제를 적용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한국만이 이를 ‘시기상조’라며 미루는 것은 국제적 기준에서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자칫하면 정부가 그동안 단지 소극적 방임에 따른 ‘손쉬운 증세’의 효과만을 짐짓 모른 척 누려온 것이 아니라 의식적 방기에 의해 토토사이트 panda법률주의와 실질과세원칙이라는 ‘토토사이트 panda 원리의 침식’까지도 일정 부분 용인해 온 것은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 있다.‘은근한 세금’이 제도화되고 국가가 이를 ‘짐짓 모른 체’하는 현 구조에서는 토토사이트 panda에 대한 국민 신뢰를 담보하기 어렵다. 토토사이트 panda의 정당성은 ‘얼마나 많이 걷느냐’보다 ‘어떻게 걷느냐’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인구구조 변화와 통상 분쟁 및 내수 침체 등 대내외적 여건 악화로 실질 소득이 정체된 현재의 대한민국 상황에서 세 부담만 조용히 증가하는 구조는, 국민의 불만과 불신을 가중시킬 뿐이다.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서 더욱 요구되는 것은, 단순한 ‘증세냐 감세냐’의 이분법적 접근이 아니라 ‘어떻게 공정하게 걷을 것인가’에 관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으로서 정직하고 투명한 세제가 아닐까.
이건훈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같은 학교 석사(세법 전공)를 졸업했다. 광장 토토사이트 panda 그룹의 파트너 변호사로서, 광장이 수행하는 주요 사건에 빠짐없이 참여하여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특히 국내·외 유수 법인들을 대리하여 토토사이트 panda 관련 쟁송(소송 및 전심절차), 국내·외 토토사이트 panda자문, 세무조사 및 분식회계 관련 대응 등 여러 주요 사건들에서 다수의 환급을 이끌어냈고, 명확한 법리가 정립되지 않은 사안들에서도 리딩 케이스를 만들어 가며 두각을 나타내 왔다. 현재 한국세법학회 이사, 지방세위원회 위원으로서 학계와 실무를 아우르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